정의현 교수/순천향대병원 피부과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은 최근 20~40대 청장년층 탈모 관련 환자가 증가해 전체 환자대비 비중이 64% 정도나 되며, 이들 환자 중에는 미용에 관심이 높은 여성층도 적지 않게 포함돼있다는 보고서를 냈다. 이 결과는 낮은 연령층, 여성 등 탈모를 예방하고자 하는 잠재적인 미충족 수요가 계속 증가하고 있음을 말해준다.
탈모의 종류
탈모는 치료해 회복될 수 있는, 다시 말해 모발이 다시 날 수 있는 ‘비반흔성 탈모’와 한번 발생하면 회복될 수 없는 ‘반흔성 탈모’로 나뉜다. 반흔성 탈모는 비교적 적고 종류가 많은 편이다. 비반흔성 탈모도 종류는 많지만 흔히 대머리라 칭하는 안드로겐성 탈모, 원형탈모, 휴지기 탈모가 가장 많다.
가늘어지고 짧아지고 힘 빠져
비반흔성 탈모의 대표격인 안드로겐성 탈모는 유전적인 소인과 안드로겐이라는 성호르몬에 의해 발생한다. 유전적 감수성이 있는 사람에게서 DHT라고 하는 성호르몬이 작용해 모발을 점점 짧고 가늘게 변화시키는 것이다. 안드로겐성 탈모는 천천히 진행하기 때문에 모발이 빠지는 숫자가 많이 증가하진 않는다. 엄밀히 말해 빠지는 양이 증가하는 것이 아니라 모발이 가늘어지고 짧아지고 힘이 없어지는 것이다.
진행 양상과 올바른 관리법
탈모는 주로 사춘기 이후에 서서히 진행한다. 남자는 대개 앞머리 선이 M자로 천천히 올라간다. 정수리 모발이 줄기 시작해 앞과 윗머리가 소실돼 흔히 말하는 대머리로 진행된다. 여자는 대개 앞머리 선은 유지되지만 앞쪽부터 정수리 부위까지 모발이 점점 가늘어져 가르마 주변으로 속이 들여다보이는 양상을 보인다. 탈모 관리 및 치료는 피부과 탈모 전문의를 찾아 본인의 상태를 정확하게 확인하는 것이 우선이다. 그렇게 정확한 진단 후 관리와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올바른 관리 방법이다.
약물치료는 6개월 이상
일반적으로 탈모는 치료가 불가능하다고 생각들 하지만 꾸준히 치료하면 충분히 극복이 가능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조기 약물치료다. 약물은 경구 치료제와 바르는 약제가 있다. 가늘어지고 짧아진 모발을 굵고 길게 만드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많은 환자가 모발 수에만 집착해 바로 효과가 나타나지 않으면 중간에 포기하고 민간요법에 의지하다가 증상을 악화시킨다. 안드로겐성 탈모에 사용하는 경구 치료제는 최소 3~6개월 정도 복용해야 효과가 나타나므로 반드시 6개월 이상 꾸준히 복용해보고 효과를 판단해야 한다.
스마트폰 앱도 등장
병원을 자주 방문해 치료받는 것 자체를 힘들어 하는 환자들을 위해 최근 탈모 관리 애플리케이션(앱)도 개발돼 활용되고 있다. 환자들이 직접 증상 개선을 틈틈이 확인하며 기록할 수 있는 스마트폰 응용프로그램이다. 스마트폰을 사용해 본인의 두피를 주기적으로 촬영만 하면 자동으로 모발 성장 과정을 월별로, 두피 부위별(윗면, 정면, 우측면, 좌측면)로 모발성장 정도를 분석해 그래프로 표시해준다. 모발 사진 촬영 기능, 약 복용을 위한 알림 기능도 있고, 남성형 탈모 질환 관련 정보성 콘텐츠까지 제공하는 등 다양한 도움을 준다. 애플리케이션 활용은 환자와 의료진 모두에게 유익할 것으로 생각된다. 환자는 병원 방문일 전까지 탈모 치료 경과를 스스로 확인하면서 불안감을 해소하고, 복약 순응도도 높이고, 의료진 역시 보다 체계적인 탈모 치료 계획을 세우는 데 도움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