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 하루에 자살로 생을 마감하는 사람들이 38명을 넘어섰다. 1년에 대략 1만4000명이 자살한다. 자살방지를 위해 무던히 애쓰는데도 지난해보다 1000명이 늘었다. 자살이 높다는 건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그 사회에서 살기가 힘들다는 것이다. ‘사회 시스템’의 문제가 있음을 드러낸다. 자살율이 가장 낮은 튀르키예나 그리스 같은 곳은 하루 몇 명 수준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연령표준화 자살률(다른 방식의 자살률)로는 한국이 24.8명으로 OECD 국가중 1위다. OECD 국가 평균자살률은 10.7명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자살로 인한 사망률이 가장 높은 곳이 충남(29.4명)이며, 가장 낮은 곳은 서울(19명)로 조사됐다.
충남도와 도내 15개 시·군이 ‘자살률 저감’을 위해 22일 머리를 맞댔다.
대회의실에서 6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2024 자살예방대책 협업과제 추진상황보고회’를 열었다. 참석자들은 자살예방 추진상황과 부서별 협업과제를 보고하고 토론을 진행했다.
▲ 특히 노인 자살율이 높은데, 주요원인은 경제적 어려움이 첫째고 뒤이어 건강문제, 사회적고립 등이 극단적 자살로 흐른다. 자살예방 핫라인 1393번
협업과제는 다양한 원인으로 발생하는 자살을 막기 위해 2019년 전국 최초로 411개 과제발굴 및 추진을 시작했다. 이날 보고회에서는 도 44건, 시·군 485건 등 모두 529건의 협업과제를 보고했다.
자살은 우울증 등 정신건강문제로 발생한다. 경제적 어려움, 가정불화, 따돌림, 학업스트레스, 사회적고립 등 그 원인이 다양하고 복잡하다. 특히 사회적 고립감은 1인가구가 증가하면서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나타나고 있다. 게다가 정신건강문제에 대한 우리사회의 낮은 인식과 편견은 자살을 방지하는데 발목을 잡고 있다.
▲ 천안 신안동 행복키움지원단이 22일 저소득 70가구에 ‘찾아가는 반려식물 전달행사’를 진행했다. 신안동이 지난해부터 진행하고 있는 특화사업으로, 반려식물을 키우며 계절의 변화를 느끼고 삶의 활력을 찾도록 1인가구에 마음 치유와 정서적 지지를 위해 추진하고 있는 사업이다.
충남도는 이날 △충남 대전학사관 입사생 ‘내마음 토닥토닥’ △암 극복의 힘, 마음의 치유에서 시작된다! △농림치유프로그램 참여를 통한 사회취약계층 우울감 감소 △마음을 위로, 함께 위(We)로 등을 발표했다.
시·군은 △행복한 노후를 위한 1대1 맞춤형 마음돌봄 △우울예방 ‘화투 도안 색칠공부’ △논산형 모바일 헬스케어를 통한 스트레스 해소 및 자살예방 △건강하군(軍) 행복하군(軍) 자살예방 사업추진 △노인맞춤 돌봄·특화 서비스 제공 등 신규과제 위주로 제안했다.
김기영 행정부지사는 “자살예방 골든타임에 고위험군이 언제나 도움받을 수 있도록 하고 철저한 관리로 유해환경에 접촉하지 않게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협업과제를 보완·발전시켜 도내 자살률을 떨어뜨리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 ‘천안시 드림스타트’는 22일 아동통합사례관리사와 담당공무원을 대상으로 자살 예방교육를 실시했다. 드림스타트는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는 초중고생 자살률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자살예방과 생명존중문화를 조성하기 위해 이번 교육을 마련했다. 교육은 특히 취약계층 아동과 그 가족의 극단적 선택을 조기에 발견하고 예방하는데 목적을 두고 있다. 윤은미 시 아동보육과장은 “자살 예방을 위해서는 가정과 지역사회 모두가 경각심을 가지고 고위험군 대상자들에게 지속적으로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당부했다.
나사랑 자살방지협회 ‘제5회 생명보듬 걷기캠페인’ 개최
자살예방 민간단체인 사단법인 나사랑 자살방지협회가 19일 ‘제5회 생명보듬 걷기 캠페인’을 개최했다.
나사랑 자살방지협회는 2024년 충청남도와 천안시가 추진하는 민간단체 협력 자살예방 생명존중 문화확산사업(공모) 보조사업자로 선정돼 지역사회 자살예방과 생명존중캠페인 등을 수행하고 있다.
이번 캠페인은 가족과 이웃, 친구와 함께 독립기념관 단풍나무숲길을 걸으며 긍정적인 마음을 함양하고, 자살예방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높이기 위해 기획됐다.
나사랑 자살방지협회 강회식 협회장은 “자살예방은 개인이나 국가만의 문제가 아니라 지역사회와 공동체가 함께 인식하고 대응해야 할 문제”라며, “생명존중 문화확산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현기 천안시 서북구보건소장은 이같은 캠페인을 벌인 나사랑 자살방지협회에 감사하다며 “천안시 보건소도 자살예방 환경조성 및 고위험군 지원 등을 통해 자살로부터 안전한 천안을 만들기 위한 노력을 계속 하겠다”고 밝혔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으로 도움이 필요한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109) 또는 천안시 서북구정신건강복지센터(041-578-9709~11), 동남구정신건강복지센터(041-521-5011)를 통해 상담이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