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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견에 대한 단상 ‘진짜 반려 맞나?’

부쩍 늘어난 반려견, 반려견·비반려인에게 인정받는 ‘반려견 문화’ 필요해 

등록일 2024년07월01일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내 반려자’라는 말은 아내 또는 남편을 지칭해 왔다. ‘반려(伴侶)’라는 말은 항상 가까이 하며 생각이나 행동을 함께 하는 짝을 뜻한다. 즉 인생을 함께 하는 자신의 반쪽이란 의미에서 쓰여왔다. 

그러던 것이 동물단체가 애완동물을 대체하는 명칭으로 사용하면서 의미가 확장됐다. 요즘은 ‘반려자’보다 ‘반려견’을 훨씬 많이 사용한다. 어찌보면 개에게 아내(남편)를 빼앗겼다.

반려견을 인정할 때는 이미 넘어섰다. 두집 건너 한집에 반려견이 있는 시대다. 

문제는 ‘반려견 문화’를 만드는데 있어 크고 작은 문제점이 노출돼 있다는 것이다. 우선 개의 ‘식용(食用)’의 문제다. 

사람은 잡식성이라 고기와 풀 모두를 먹는다. 때로는 독성이나 가시 등을 제거하고 대가리부터 꼬리까지 모두 먹는다. 사람이 거주하며 사는 공간에 함께 하며 고기, 우유, 가죽, 방범, 잡일 등의 도움을 주는 가축까지 때가 되면 잡아먹어왔다. 거기에 개고기도 빠질 수 없었다. 

그런데 개를 반려견으로 키우면서 그들의 생각이 바뀌었다. 개에 가족같은 정을 주니 자연스럽게 개의 ‘식용반대’를 외치게 된 것이다. 그리고 반려견을 키우는 집들이 많지 않을 때는 영향력이 적더니,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 최근에는 ‘식용금지’의 위세가 대단해졌다. 옳고 그름이 아닌 ‘영향력’의 싸움에서 식용금지는 서서히 승자의 면모를 갖춰가고 있다. 개고기를 보양식으로 맛있게 먹던 시대에서 개고기를 먹는 사람을 미개인으로 보는 ‘시대적 진리’를 내세우고 있다. 실제 식용금지에 대한 법적 요건도 만들어졌으니 양성적으로 ‘개고기 판매’는 조만간 사라질 문제다. 개 식용문제는 일단락된 듯하다. 

이제 시급해진 것은 반려견들을 데리고 있는 사람들의 ‘예의’다.  

개를 반려견으로 키우는 것이 시작은 이기적인 부분에서 출발했을지 몰라도 이제는 ‘반려견 문화’를 만든 사람답게 책임져야 할 몫을 무게있게 감당해야 한다. 적어도 반려견의 행복과 반려견을 키우지 않는 사람들에게 ‘가해자’가 되어선 안된다는 점이다. 개고기를 싫어해서 다른 사람들도 못먹게 했다면 그들에게 “죄송스럽고, 감사합니다”란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반려견을 장난감처럼 여겨서도 안된다. 아픈 개를 키우기 어렵다고 쉽게 버려서도 안된다. 좁은 아파트에서 큰 개를 키우는 것도 반려견에게 할 짓이 못된다. 짓지도 못하게 목수술을 해서도, 그렇다고 사납게 짖어대 다른 주민들에게 피해를 주는 행위를 내버려 두어서도 안된다. 개로 인해 위협감을 줘서도, 산책하다 배설물을 깨끗이 치우지 않는 것도 문제다. 개털에 대한 알레르기를 가진 사람도 있을 수 있는데, 이에 대해서도 신경써야 한다. 

‘반려’라면서 출근할 때 집안에 가둬두고 퇴근해서야 개와 함께 하는 것도 반려견 입장에서 행복하지가 않다. 평생 변려견 한 마리만 키우면서 개는 개들과 살아갈 기회를 잃게 된다. 반려견이 주인이 좋아서 꼬리치는지, 외롭거나 맛있는거 또는 산책시켜줘서 좋아하는 척 하는지도 모른다. 

미국은 땅덩어리가 커서 단독주택에 살고, 넓은 마당과 정원, 숲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그런 곳에서 개는 반려견으로 행복하다. 반면 우리나라는 좁은 땅덩어리라 집이 다닥다닥 붙어있거나 아파트 문화다. 개가 짖기라도 하면 수십집이 그 소리를 듣는다. 반려견 키우기 적당한 환경이 맞는가? 

반려견은 형편껏 키우되 한 마리가 아닌 두 마리 이상 키워야 하며, 짖고 때론 뛰놀 수 있는 자유로운 환경이 있는 곳에서 키워져야 한다. 경제적 여건이 안된다고, 아이 키울 환경이 안된다고 우리는 아기를 낳지 않는 시대에 와있다. 그렇다면 개도 그렇지 않을까. 게다가 그냥 개도 아닌 ‘반려견’인 데야. 
 

천안시는 오는 7월6일부터 10회에 걸쳐 백석동 반려인쉼터, 동물보호센터, 연암대에서 ‘2024 천안시 펫티켓 문화교육’(천안시 축산과 ☎041-521-5734)을 실시한다. 

시는 반려동물 보유 가구수가 증가하면서 반려동물과 관련된 사고 및 목줄 미사용, 배설물 미수거 등 민원이 늘어남에 따라 이러한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교육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연암대학교 동물보호학과 교수진들은 반려견의 성향분석을 통한 보호자의 훈련방법, 개의 기질평가 설명, 사고예방을 위한 예절교육 등 이론과 실습수업으로 진행한다.

조금이라도 이런 교육을 통해 반려인과 비반려인이 상호존중하는 성숙한 반려문화가 정착되길 바란다. 반려견이 개를 키우지 않는 다른 사람들에게도 사람받기를 원한다면 반려견을 키우는 사람들의 행동양식이 더 선해야 한다. 반려견을 욕먹이는 건 ‘반려견’이 아닌, 반려견을 키우는 사람들이다.

“우리 반려견을 예쁘게 봐주세요” 하며 백날 떠들어봐야 뭐하겠는가. 비반려견 인들에게 인정받는 ‘반려견 문화’가 필요하다. 
 

김학수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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