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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K-컬처박람회 평가보고회 ‘눈가리고 아웅’격? 

등록일 2024년06월21일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천안시와 천안문화재단이 20일 시청 대회의실에서 ‘2024 천안 K-컬처박람회 평가보고회 및 유공자 시상식’을 열었다. 자원봉사자, 유관기관 및 단체, 공무원 등 99명에게 표창장을 수여했다. 박상돈 시장은 2027년 세계박람회 개최를 목표로 더욱 발전된 컬처박람회를 준비하겠다고 다짐했다. 

평가보고회는 지난 5월 22일부터 26일까지 독립기념관 일원에서 열린 컬처박람회에 31만2000명이 방문했다고 했다. 외지방문객 비율은 31.2%. 세명중 한명이다. 지난해(첫해)보다 방문객이 많은 것은 그만큼 알려진 것도 있고 8월 퇴약볕에 했던 행사를 나들이하기 좋은 5월로 옮긴 것이 주효했다. 대신 ‘광복절 독립기념관’이 상징하는 장소적 의미는 줄어들었다.  

방문객 330명을 대상으로 한 만족도에는 편의시설, 천안호감, 재방문 타인추천, 관광목적지 선택, 프로그램, 박람회 재미 등이 상대적으로 좋은 점수를 받았으며, 프로그램별로는 드론쇼, 주제공연, 블랙이글스, 케이푸드 산업전시관 순으로 관심도가 높았다. 

올해는 공연중심에서 K-푸드·뷰티·웹툰 산업전시관을 운영해 산업분야의 우수성을 홍보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볼거리에서도 키즈존과 은행나무길 야간경관을 열었고 비정상회담, 외국인문화축제 등 외국인 참여콘텐츠를 넓혔다.  

개선을 요하는 부분으로는 야간공연에 따른 방문객 일시이동시 충돌우려. 이는 차후 동선배치를 검토해 해소하고, 분야별로 구역화해 콘텐츠를 배치하는 것도 숙제로 남겼다.  
 


여전히 '모호한' 케이컬처박람회

그런데 왜 천안에서 ‘K-컬처박람회’를 새롭게 열었을까 싶다. 천안은 이미 전국에서도 최대규모의 ‘천안흥타령춤축제’를 열고 있다. 게다가 봄·가을로 빵의도시 천안을 알리기 위한 ‘빵빵데이’를 개최하고 있다. 한 도시에서 20억원대의 매머드급 축제를 두 개나 끌고 간다는 것은 심사숙고할 필요가 있다. 

케이컬처박람회는 처음부터 ‘왜 만들었지’ 하는 의심과 우려가 컸다. 오롯하게 박상돈 천안시장의 머리에서 구상된 행사이고 보면 다른 사람들이 답을 내놓긴 어렵다. 

지난해 천안시의회에서도 이 문제로 여러 의원들이 질문도 하고 비판도 했다. 처음 의도는 의미있는 독립기념관 장소에서 한류의 모든 것을 ‘외국인’들에게 보여주자는 것이었다. 천안시민이나 인근 아산, 공주, 평택, 청주 등지 주민들은 천안흥타령춤축제라는 거대축제를 통해서도 충분히 즐길 수 있었다. 또한 흥타령춤축제가 아니라도 요즘은 크고 작은 축제가 지역마다, 도시마다 열리고 있어 문화향유의 기회는 넘치고 넘치는 상황이다. 

케이컬처박람회를 위해 유명가수들을 대거 부르고 경쟁력 있는 공연작품 등을 불러왔다. 하나하나 개별적으로 개최해도 성황을 이룰 행사공연들이다. 천안흥타령춤축제와의 변별력을 찾기가 쉽지 않다. 의원들의 거센 지적이 이어졌다. 

관람객은 ‘외국인’이 아닌 ‘내국인’들로 거의 채워졌다. 천안에만 외국인들이 몇만에 이른다. 그들의 일부만 나와도 좋으련만, 천안시민들의 지역행사 수준이 되었다. 부담이었던지 올해는 외국인들을 많이 끌어들이는 행사들을 벌였다. 평택 미군부대 가족들도 초청하고 지역 다문화 가족 등이 찾아올 수 있도록 노력했다. 행사사진도 그들 위주로 많이 찍고 알렸다.

그럼에도 케이컬처박람회는 외국인들을 위한 한류문화를 알린다는 취지를 거의 살리지 못했다. 갑자기 ‘2027년 세계박람회’를 목표로 한다는 말이 튀어나왔다. 현 시장이 그때까지 시장으로 남을까. 만약 바뀐 시장에 따라 케이박람회도 축소되거나 없어지는 것은 아닐까. 2027년 세계박람회를 지금보다 조금 더 큰 규모로 치르면 모든 것이 끝일까. 
 

이번 케이컬처박람회에 야외 기자회견 자리에서도 기자가 ‘케이컬처박람회’의 정체성에 의문을 품고 물었다. 시장은 ‘그렇지 않다. 중요하다. 의미있는 행사다’ 하며 일소했지만, 기자들에게는 여전한 풀리지 않는 의문이 찍혀 있었다. 

박태흠 충남도지사도 개최인사에서 “열심히 돕겠다”고 했으니, 현 시장에게는 든든한 아군이 생긴 거다. 지난해나 올해 K-컬처박람회는 맛난 음식도 아닌데 행사가 끝나자마자 사람들의 머릿속에서 순삭됐다. 서울 이태원에서 벌이는 한류문화박람회도 아니고, 천안지역사회가 더 깊이 생각해볼 문제다. 외국인 없는 외국인잔치같은 초라함이 아쉬움을 준다. 천안시민들 대표하는 시의원들의 쓴소리는 계속될 것이다. 

편집부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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