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지원 교수/순천향대병원 신경과
잠 못 자는 사람들이 점점 늘고 있다. 국내 수면장애 환자는 100만 명이 넘는다. 실제 개인 차가 있지만 일반적으로 권장하는 수면 시간은 평균 8시간 정도다. 수면 시간이 부족하거나 수면의 질이 떨어지면 건강과 안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비만, 당뇨병, 심장질환의 발병 가능성을 높이고, 주간 졸음으로 인해 업무상 재해, 교통사고의 위험도 높아진다.
약물치료에 앞서 시행
대표적인 수면장애, 불면증의 치료에는 약물요법 등 체계적이고 다양한 방법들이 고려된다. 미국수면의학회 가이드라인은 만성 불면증 환자의 약물치료는 ‘인지행동치료’가 선행된 후 고려할 것을 권고한다. 인지행동치료는 수면제를 사용하는 것에 비해 안전성이 높다. 의존성이나 부작용 위험이 없기 때문이다.
좋은 습관을 들이는 것
인지행동치료는 수면 설문지와 수면 일기를 작성한 뒤, 불면증을 악화시키는 행동은 개선하고, 수면에 도움이 되는 좋은 습관을 배우는 것이다. 인지행동치료는 수면 위생교육, 이완 치료, 자극조절 치료, 수면제한 등으로 구성돼 있다.
수면 위생교육
수면 위생교육은 수면을 방해하는 수면 환경과 생활 습관을 교정하고, 건강한 수면을 위한 습관을 기르게 하는 과정이다. 교육을 통해 규칙적인 수면 스케줄을 세우게 하고, 실제 생활에 적용하고 지키도록 하는 것이다.
이완·자극조절 치료
이완 치료는 불면증으로 인해 증가된 각성과 긴장도를 낮춰줌으로써 불면증을 호전시키는 치료다. 복식호흡법, 점진적 근육 이완법 등을 익혀 활용한다.
자극조절 치료는 잠이 오지 않을 때에는 잠자리에 누워있지 말고, 잠자리에서는 수면 이외 다른 활동은 하지 않는 훈련이다. 졸릴 때 잠자리에 누웠으나 15~20분 정도 후에도 잠들지 못하면 침실을 벗어나 다른 활동을 하다가 다시 졸릴 때 잠자리에 들도록 조절한다. 매일 같은 시간에 잠자리에 들고 기상한다.
수면제한
인지행동치료 중 가장 효과적이고 핵심적인 방법이 수면제한이다. 자극조절과 마찬가지로 깨어있는 채로 누워있는 시간은 줄이고, 잠이 안 오면 눕지 말고, 졸릴 때만 침실에 누워있도록 하는 방법이다. 잤다고 말한 시간만큼만 잠자리에 누워있도록 제한하고, 조금 덜 자면 다음에는 더 잘 잘 수 있다고 생각한다. 누워있는 시간 중 실제 잠이 든 시간을 90% 이상의 비율로 유지하는 것을 목표로 점차 누워있는 시간을 늘려간다.
치료기간 및 효과
인지행동치료는 4~6주간의 시간과 꾸준한 노력이 필요하다. 오래 걸리지만 수면양상을 회복시키는 매우 효과적인 치료법이다. 효과는 1~2년 이상 지속되며, 불면이 재발되었을 때 배운 것을 스스로 다시 적용하면서 해결할 수 있는 힘을 길러준다. 순천향대학교 천안병원 수면클리닉에서는 오랫동안 불면증 환자를 대상으로 인지행동치료를 시행해오고 있다. 환자들의 만족도도 매우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