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시립합창단이 오는 20일 오후 7시30분 천안예술의전당 대공연장에서 제94회 정기연주회 ‘엘리야’를 선보인다.
낭만주의 시대의 최고 걸작으로 인정받고 있는 멘델스존의 ‘엘리야’는 구약성서의 열왕기상 17장에서 19장까지의 내용을 소재로, 세계 3대 오라토리오 중 하나로 불린다.
이스라엘의 유일신 야훼를 섬기는 엘리야와 바알신을 섬기는 자들간의 대립과 엘리야의 승천을 매우 극적이며 회화적으로 묘사한 대작이다. 서창과 서곡 그리고 1부와 2부로 나뉘어 있는 이 작품은 42곡의 합창곡, 독창 중창 등으로 구성돼 있다.
임한귀 천안시립합창단 예술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야심차게 선보이는 이번 연주회는 대한민국 최정상급 성악가 김방술·김미순·신상근과 2022년 독일 주정부로부터 궁정가수(Kammersanger) 수훈을 받은 서울대학교 교수 사무엘 윤이 독창자로 무대에 오른다. 또 서산시립합창단, 공주시충남교향악단이 협연한다.
천안시립합창단 제94회 정기연주회는 티켓링크와 네이버 예약을 통해 예매할 수 있다.
북이스라엘 선지자, 엘리야 이야기
1846년 8월11일, 멘델스존은 그의 두번째 오라토리오 〈엘리야〉를 완성했다. ‘엘리야’는 연주시간이 세시간 정도 소요되는 대작으로, 멘델스존이 심혈을 기울여 완성한 작품이다.
엘리야는 기원전 9세기 경 북이스라엘에서 활동하던 선지자다.
이 작품에서는 엘리야의 생애동안 있었던 사건들을 다루고 있다. 3년 반 동안의 가뭄, 사르밧 과부의 아들을 살린 이야기, 바알과 아세라의 제사장 850명과 엘리야의 대결, 엘리야가 기도해 3년 반 만에 비를 내리게 한 사건, 아합왕의 아내 이세벨과 엘리야의 대결, 엘리야가 불 전차를 타고 하늘로 올라가는 이야기 등을 다룬다.
원래 멘델스존은 칼 클링게만이 쓴 독일어 가사에 음악을 붙였다.
〈엘리야〉는 크게 두 부분으로 이루어진다. 1부 21곡, 2부 24곡의 총 45곡으로 구성된다. 네 명의 독창자(베이스/바리톤, 테너, 알토, 소프라노), 4부로 구성된 대규모 합창단과 오케스트라가 연주에 참여한다.
▲ 펠릭스 멘델스존(1809~1847).
엘리야는 바알신을 섬겼던 북이스라엘의 아합 왕가와 싸운 선지자이다.
아합왕은 이스라엘의 왕들 가운데 가장 심하게 우상숭배를 했던 왕이다. 이스라엘 땅은 비가 내리지 않으면 농사를 지을 수 없는 환경이었고, 아합왕조는 기우제를 핑계로 북이스라엘 백성들이 바알신에게 기우제를 지내도록 하였다. 이에 엘리야는 아합왕에게 수년동안 비와 이슬이 한 방울도 내리지 않을 것이라 선전포고한다.
이후 엘리야는 그릿 시냇가에 숨어 그 시냇물을 마셨고, 하나님은 까마귀를 통해 음식물을 가져다가 엘리야를 먹이셨다. 비가 계속 내리지 않아 시냇물도 말라 버리자, 엘리야는 천사의 지시에 따라 사르밧의 과부에게 가서 먹을 것을 요구한다. 그 땅도 기근이 들어 먹을 것이 하나도 없던 터라 사르밧의 과부는 어린 아들과 함께 곡식가루 한 웅큼과 기름 몇 방울 남은 것으로 떡 하나를 만들어 먹고 죽으려던 참이었다. 하지만 엘리야의 말을 들은 여인은 떡을 만들어 엘리야에게 주었다. 그러자 이후 3년 반 동안 곡식 통의 가루가 그치지 않았고, 기름이 마르지 않는 기적이 일어났다. 얼마 뒤 사르밧 과부의 아들이 병들어 죽게 되었는데, 엘리야는 기도하여 아들을 살려내는 기적을 또한번 보여주었다.
가뭄이 든 지 3년째 되던 해에, 엘리야는 하나님의 지시에 따라 아합왕을 만나서, 이스라엘 백성들과 바알을 섬기는 제사장 450인과 아세라를 섬기는 제사장 400인을 갈멜산으로 모아달라는 제안을 한다. 850인의 가짜 제사장들과 엘리야는 갈멜산에서 대결을 벌였다. 각기 제단을 쌓고 자신들이 섬기는 신에게 제단에 불을 내려 달라고 기원하는 대결이었다.
바알과 아세라 제사장 850인이 단 위에 제물을 올려놓고 하루종일 바알 신에게 기도하였으나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반면 엘리야의 기도에 하늘에서 불이 내려와 제단을 모두 태웠으며, 바알과 아세라 제사장 850인을 모두 죽였다. 그 후 엘리야는 갈멜산 꼭대기로 올라가 하나님께 비를 내려 달라고 기도했고, 3년 반 동안 가뭄에 굶주렸던 이스라엘 땅에 폭우를 내리는 기적을 행하였다. 엘리야와 이스라엘 백성들은 하나님께 감사하며 찬양을 드린다.
2부는 아합왕과 이세벨의 복수를 두려워하는 이스라엘 백성들을 위로하는 아리아 ‘들어라 이스라엘아’ 합창으로 시작된다.
이세벨은 사람들을 선동해 엘리야를 죽이려 했지만 엘리야는 무서워서 광야로 도망해 아리아 ‘이것으로 충분해’를 노래한다. 그러자 천사들이 나타나서 엘리야를 격려하며 하나님의 산 호렙으로 가라고 명한다. 엘리야는 아합왕이 하나님을 섬기는 선지자들을 모두 죽여 자기 혼자만 남았다고 고백하지만, 하나님은 바알신에게 무릎 꿇지 않은 7000명을 남겨두셨다고 말씀하신다. 엘리야는 하나님으로 인해 기뻐하며, 불 말이 이끄는 불 수레를 타고 회오리바람에 실려 하늘로 올라간다. 합창 ‘그때에 엘리야 선지자가 불처럼 갑자기 일어났다’는 이 부분을 매우 극적으로 묘사한다. 이스라엘 사람들은 여호와 하나님의 영광을 찬양하면서 대단원의 막이 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