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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 홈개막전이 정치논란으로 시끌 

아산시장, 충남도지사, 구단의 고의성 짙은 ‘빨간색’ 정당홍보 

등록일 2024년03월13일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참외밭을 지나며 신발끈 고쳐매지 말라’ 했다. 참외를 몰래 따가려는 것으로 오해받기 때문이다. 너무 유명한 말이어서 한국사람이면 다 아는 속담일 것이다. 
 

▲ 흡사 국민의힘 총선 정치행사를 보는 것 같다.


9일 아산시 이순신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프로축구 K리그2 홈 개막전에서 이같은 일이 벌어졌다. 

박경귀 아산시장과 김태흠 충남도지사가 그들 국민의힘 소속의 ‘빨간색’ 옷을 입고 나왔다. 마침 충남아산FC의 유니폼은 더불어민주당의 ‘파란색’이다. 총선이 한창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각 정당들은 자신들의 색을 입고 유권자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이날 하필이면 상대팀 부천FC를 대표하는 것이 ‘빨간색’ 유니폼이었다. 

평소 옷색깔과 정치는 무관하다. 그러니 선수들의 유니폼이 제각각인 것이다. 하지만 지방선거나 총선, 대선 때는 다르다. 민감하다. 충남아산FC의 구단주인 박경귀 아산시장과 명예구단주인 김태흠 충남도지사는 이날 당연히 충남아산FC의 유니폼 색을 입었어야 했다. 어떤 사정도 유구무언(有口無言)일 수밖에 없다. 물론 충남아산FC의 유니폼이 빨간색만 있는 건 아니다. 첫번째 유니폼이 파란색이며 빨간색도 있다. 하지만 보통 개막전 홈팀은 첫번째 유니폼을 입는다. 도지사와 시장은 소속정당의 상징색은 ‘빨간색’ 유니폼을 입고 인사말에 나섰다. 
 

고의적으로 어겼다는 것이 드러났다. 종합운동장 주변거리 배너사진도 파란 유니폼이 아닌 흰색 원정유니폼이고 구단홍보물 등에도 파란색이 줄어들고 대신 빨간색이 늘었다. 심지어 서포터스들에게 구단이 제작한 붉은 깃발을 사용해달라고 요청했다. 구단의 해명은 더욱 의심스럽다. 아산의 영웅인 이순신 장군을 상징하는 색깔로, 4월 말에 열릴 성웅이순신축제 특집 유니폼으로 판매될 예정이라는 것이다. 총선인 4월10일 전에 풀어놓는다면 이 또한 의심받기 십상이다. 

이날 응원석에는 ‘축구는 정치도구가 아니다’, ‘아산의 축구는 죽었다’, ‘정치에 자신 없으면 때려쳐’ 등의 현수막이 내걸렸다. 추구팬이나 일부 시민들의 비난을 자초한 셈이다. 

11일 ‘아산시민연대’는 성명서를 내고 박경귀 시장이 선거법위반으로 1심에서 당선무효형을 선고받고 2심재판중에 있는데, 다시한번 엄중하게 돌아보고 더욱 자중해줄 것을 당부했다. 


김태흠 지사, 13일 해명 기자회견 가져 


논란이 일파만파 확대되자 김태흠 충남도지사는 “도지사를 끌어들여 정치 쟁점화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강한 유감을 표했다. 김 지사는 “구단측에서 주는 것을 입었을 뿐, 사전에 유니폼 색깔이 빨간색인지 파란색인지 몰랐다”고 했다. 

빨간 유니폼을 입으라 할 때는 ‘이거 입는 거 맞나?’ 하고 의심하지도 않았을까. ‘괜히 오해받지 않을까?’ 하며 파란색은 아니라도 하얀색 원정유니폼이라도 입었어야 하지 않을까. 

김 지사는 거듭 “확실히 이야기할 수 있는 부분은 (난) 그런 꼼수정치 안했다는 것”이라고 했다. 덧붙여 빨간색이 관람객에게 국민의힘에 대한 인식향상에 얼마나 도움이 되겠냐고 했다. 일부 문제삼는 사람들은 ‘그러데 왜 굳이 입으셨냐’는 거다. 

오히려 “아산FC의 유니폼이 지금까지는 파란색을 썼다”며 “그건 민주당 색깔인데 그 문제는 왜 말하지 않았냐”고도 지적했다. 선거법은 평상시에 해왔던 일들은 선거기간이라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반면 평상시와 달리 선거철에 뭔가 다르게 보이는 건 문제가 된다는 거다.

김 지사는 마지막으로 “선거철이기 때문에 관련 사람들이 과장하고 확대재생산하는 것 같다”며 “김태흠 도정을 끌어들이지 말라”고 당부했다.  
 

▲ 국민의힘 소속인 박상돈 천안시장은 홈개막전에 빨간색을 탐하지 않았다.

다음날 홈 개막전을 치른 천안은 박상돈 천안시장이 국민의힘 소속인데도 이날 파랑계통의 옷과 현수막 등을 놓고 사진을 찍었다. 그러니 ‘유니폼’과 관련해 말이 안나올 수밖에 없다. 

김학수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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