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너 닫기
뉴스등록
맨위로

한돌회, 억척봉사 10년

등록일 2003년09월27일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10년동안 한결같이 폐지 수집으로 지역 봉사에 앞장서고 있는 한돌회. 2명으로 시작한 인성교육이 3백40명 회원으로… 한돌회 일일찻집 성료 청소년 한돌회(원장 정순자)가 지난 20일(토) 일일찻집을 열었다. 삼거리 공원 도로 맞은편 옛 민속촌에서 열린 이날 행사는 불우이웃 겨울나기를 위한 모금활동으로 성무용 시장도 들리는 등 초만원을 이뤘다. “작년엔 티켓 2천장(981만원)을 팔았는데 올해는 그 배인 4천2백91장(1890만원)이 나갔어요. 우리가 직접 재배한 고추와 참기름 등 농산물과 십자수 등도 판매해 짭짤한 재미를 봤죠.” 많은 이들의 관심과 협조로 목적한 행사를 치를 수 있었다고 고마움을 표한 정 원장은 한때 천안시와의 다툼으로 묵은 감정이 있었는데 이번 행사에 시에서 찾아와 격려해 줘 고마움을 전했다. 지난 20일(토) 청소년한돌회가 불우이웃돕기 일일찻집을 전개한 가운데 정순자 원장의 눈시울이 잠시 붉어졌다. 원칙을 앞세워 당당하게 살아온 그에게 한돌회원들이 10주년을 맞이한 감사글을 낭독한 때문이다. “지난 세월 돌이켜 보면 피눈물 나는 세월이었죠. 안 해본 일 없고 안 겪어본 일 없어요. 온갖 풍상 다 겪어보며 봉사라는 것, 남을 돕는다는 것이 이렇게 어렵구나. 더불어 사는게 이리 힘들구나 하는 것을 수없이 절감하고 낙담했죠. 하지만 지내보니 그것이 다 내 복이더라구요.” 현재 한돌회원들은 3백40명을 넘어섰다. 그중 정규회원만도 1백70명. 그리고 한 식구처럼 공동생활하는 아이들만도 34명이다. 또 이 아이들 중 부모 없는 10명은 한돌회와 정순자 원장을 새 가정, 새 엄마로 생각하며 오롯이 가족애를 쌓아가고 있다. 지난 10년, 바람 잘 날 없어 한돌회 탄생까지는 13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아이들 교육에 뜻이 있었던 정 원장은 일명 문제아 2명에게 천자문을 가르치며 엄한 인생교육을 시작했다. 매일의 생활상도 꼬박꼬박 일기를 쓰게 하고 사고의 잘잘못을 가려주며 인간 됨됨이를 위한 풀무질에 강도를 높였다. 그의 가르침이 주위에 알려지자 얼마 안가 5명, 7명, 10명으로 불어났다. “결국 30명의 아이들이 찾아왔을 때 이대로는 더 이상 가르칠 수 없겠다는 결심을 하게 됐어요. 그렇다고 가정과 학교, 자아관이 결핍된 아이들을 방치할 수도 없었고… 그래서 생각해낸 게 공동체 삶이었죠.” 그러나 함께 하는 삶이란 고통의 연속이었다. 가지 많은 나무 바람 잘 날 없다고 하루가 멀다하고 일이 터졌다. 도로변에서 밤세워 쥐포, 컵라면을 팔아 번 67만원으로 아이 수업료를 내주기도 했고, 아이 잘못으로 동네 할머니에게 찾아가 빌기도 했다. 도둑질하러 3명이 몰래 슈퍼에 들어갔다가 양주를 마시고 인사불성된 사건은 두고 두고 한돌회의 빗나간 추억으로 기억되고 있다. “4년 전인가요. 가출한 아이를 찾기 위해 백방으로 다니다 누군가 산에서 돼지 놓고 절하면 돌아온다고 해서 한겨울 산행한 적도 있었죠. 아이가 잘 된다면 무슨 일을 마다 하겠어요. 그런데 진짜 가출 23일만인 그 다음날 아이가 돌아왔어요. 돈이 떨어졌다나요. 지금은 대학가서 성공했죠.” 10주년을 맞아 아이들을 대표한 안지현(22)씨는 “탈선한 아이를 데려다 당신은 괜찮다며 우리에게 남들한테 뒤처져서는 안된다며 더 잘 입히고 먹여주고 더 신경써주셨던 헌신적 배려에 깊은 감사를 드린다”며 “이 세상이 풍요롭고 아름다운 것은 당신 같으신 분들의 헌신이 있기 때문”이라고 감사의 말을 전했다. 봉사단체로 지역사회 우뚝 청소년 한돌회가 지역사회에 널리 알려진 것은 다른 무엇보다 억척스런 봉사활동에 있다. 죽전원 봉사를 비롯해 6회째 가진 무의탁 노인 위안잔치, 불우이웃돕기, 관내 크고 작은 행사 등 약방의 감초처럼 봉사에 전념하고 있다. 이들이 받은 봉사 수상경력만도 수십번. 얼마전엔 대통령상까지 받아 전국에서도 손꼽을 만한 봉사단체로 성장했다. 봉사란 금전적인 여유가 보장돼야 하는게 일반이지만 경제적으로 넉넉한 사람들이 모인 단체는 결코 아니다. 이들의 가장 큰 수입원은 ‘폐지 수집’. 예전에는 초저녁부터 리어카를 끌고 폐지수집에 나섰지만 최근에는 트럭을 구해 하루 6만원대의 짭짤한 수입을 올리고 있다. “우리 한돌회원들은 아마 고물상 자문위원 자리라도 내줘야 할 거에요. 10년 동안 한결같이 해온 터라 폐지수집과 분리수거에는 모두 전문가 수준이니까요.” 10년간 몸에 밴 봉사생활로 아이들은 어디 가서든 수혜자에게 흡족한 봉사활동을 전개해 항상 인정받는 봉사자로 있다. 게다가 봉사자의 예의까지 겸손하게 박혀있는 이들. 정 원장의 철두철미한 인성교육 속에 한돌회는 지역사회에 진정한 봉사자의 표본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김학수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관련뉴스 - 관련뉴스가 없습니다.
유료기사 결제하기 무통장 입금자명 입금예정일자
입금할 금액은 입니다. (입금하실 입금자명 + 입금예정일자를 입력하세요)

가장 많이 본 뉴스

종합 뉴스 라이프 우리동네 향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