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보험혜택, 보장구 등을 지원할 수 있는 대책이 절실하다.
1. 선택하지 않은 장애, 건강도 그늘
2. 그림의 떡, 장애인 취업
3. 발 없는 말 천리 못 간다
4. 잘 차려진 밥상, 재가서비스
서해안시대 개막과 신도시 개발로 아산시는 발전의 가두를 걷게 됐다. 첨단으로 발전하는 시대에 인간을 위한 복지제도가 자연스럽게 스며들기 바란다.
이를 위해 아산장애인복지관은 지난 5월부터 6월21일까지 두 달간 아산시거주 장애인 6백88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본 신문사는 이 설문조사를 토대로 첨단화된 복지서비스를 그려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30·40대 정신장애가 주류, 장애인 중 60대 21% 차지
5년전 교통사고로 갑자기 두 다리를 쓰지 못하게 된 김영수(55?가명)씨는 예고없이 찾아온 장애 탓에 많은 것을 잃어야만 했다. 직장은 물론, 어렵사리 마련한 집까지 남에게 내어 주고 이제는 월세방을 전전하는 신세가 됐다.
김영수씨는 “예고없이 장애는 찾아왔고 두 다리를 잃은 고통보다 사회에서 제외돼야 할 때의 고통이 더 컸다”고 전한다.
남이 보는 시선이 문제가 아니었다. 우선 장애인 등록을 하려고 해도 아산에 종합병원이 없어 천안까지 나가야 했다. 또한 재활훈련 등을 하려면 서울 주변까지 가야 하는 고통이 너무 컸다. 치료비 보다 왔다갔다하는 교통비가 더 많이 들었다.
아산시에 이같은 불편을 겪고 있는 장애인 수는 올해 2월25일을 기준으로 등록장애인만 남자가 4천3백61명(67.2%), 여자가 2천1백29명(32.8%)이다.
이들의 장애정도 중 전체의 3천6백5명이 지체장애를 갖고 있으며, 다음으로 시각장애 6백91명(10.6%)이 등록돼 있다. 다음으로 정신지체 6백30명 청각이 5백87명이다.
그나마 등록된 장애인일 뿐이지, 여성장애인수가 전체 장애인의 32.8%인 것을 미뤄볼 때 등록을 하지 않은 장애인도 많은 것이다.
이중 2급 장애인이 1천2백93명(19.9%)으로 제일 많고 4급(883명), 6급(1284명) 순이다.
보통 한 읍면당 7~12%가 장애를 갖고 있어 아산시는 장애인이 다른 시도에 비해 많이 등록돼 있다.
등록장애인 시골에 더 많아
등록장애인들은 농촌에 더 많다. 왜냐하면 사회복지시설들이 시 외곽에 위치에 해 있고 농촌지역이 장애인들에게는 오히려 바깥나들이도 많이 할 수 있고 건강에 좋기 때문이라고도 풀이된다.
장애인들의 연령별 분포도 60대가 가장 많다. 1천3백62명으로 21%를 차지한다. 다음으로 40대가 20.2%, 50대가 18.1%로 아산장애인복지관은 조사했다. 대부분 장애발생 원인이 선천적인 것보다는 후천적 원인에 의해 발생하는 것이다.
나이가 높을수록 지체장애, 청각, 시각, 신장 등의 유형이 나타나며, 나이가 낮을수록 정신지체, 발달장애를 보이고 있다.
특히 중요한 것은 30대와 40대에게 정신장애가 많다는 것. 30?40대의 정신장애는 정신분열병, 분열형정동장애, 양극성 정동장애 및 반복성 우울장애를 많이 겪고 있다. 사회활동이 많은 30대, 40대에게 정신적 압박이 심각하다고 볼 수 있다.
치료할 곳 없는 장애인
이렇듯 많은 장애인들이 있지만 이들을치료할 수 있는 의료서비스 기관은 많지 않은 형편이다.
아산에는 총 1백37개의 의료기관이 있지만 종합병원은 없고 일반병원 3개, 의원 70개, 보건지소 및 보건진료소가 각각 11개, 15개다. 천안시 의료기관에 비해 턱없이 낮은 형편이며 3차 진료가 필요한 경우, 아산에서 치료받지 못하고 인근지역인 천안이나 경기도 지역으로 찾아가야 하는 현실이다.
3차 의료기관이 없다 보니 복지시설을 이용할 수밖에 없으나 시설 능력의 한계, 이동문제 등으로 복지관마다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렇다 보니 각 읍면에 있는 보건진료소의 의탁이 높지만 여러 가지 의료장구나 재활시설을 갖추지 못해 장애인들에게 또 하나의 고통을 안겨다 주고 있다.
그러나 치료할 수 있는 의료기관이 많지 않다는 것도 문제지만 가장 시급한 것은 경제적 문제다.
아산시의 경우 전국 평균치에 비해서는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의 수급권자가 그래도 많은 편이다.
그러나 아산시 장애인복지관이 6백88명의 아산시 거주 장애인을 표본 조사한 결과 국민기초생활보장법 비수급권자가 74.4%(454명)로 조사됐다. 이에 반해 수급권자는 설문응답자의 25.6%(156명)밖에 되지 않았다. 장애와 함께 경제적인 어려움도 함께 갖고 있지만 수급혜택이 아직은 적은 편이다.
23%만 보호장구 의료보험 혜택
장애인일수록 경제형편이 좋아야 하는 이유는 따로 있다. 건강을 지킬 수 있는 즉, 최소한의 기본 생명을 유지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특히 신변자립 및 기본적인 용무를 보기 위해서는 보장구를 사야 하는데 이 일 또한 녹록치 않다.
아산장애인복지관 자료조사에 따르면 장애유형에 따라서 다소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전체 응답자의 55.9%가 현재 사용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보장구를 사용하고 있는 장애인의 경우에는 목발지팡이를 14.9%(94명)가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돼 가장 많이 사용하고 있었으며 다음으로 휠체어, 보청기 순으로 이었다.
하지만 보장구가 필요하다는 물음에는 거의가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실제로 전용희(37·용화동)씨의 경우 “컴퓨터도 자꾸 쓰다보면 업그레이드 하듯이 장애인이 하나의 장애를 가졌다고 하나만 필요한 것이 아니라 생활에서 나를 자립할 수 있도록 돕는 여러 가지 보호장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보장구를 구입할 경우에 의료보험 지원을 받았는지 따진다면 결과는 실망적이다.
보장구를 사용하는 전체 장애인 중 23%만이 의료보험 혜택을 받았고 나머지는 의료보험 지원 및 혜택을 받지 못했다.
보장구가 없다 보니 타인의 도움은 절대적이다. 대부분의 장애인이 도움이 필요하다(362명)고 말하고 있다. 중증장애인이 아니더라도 보장구 없이 혼자서 움직이기는 힘든 형편이다.
건강을 보조해 줘야 할 보장구는 턱없이 부족하고, 의료 혜택은 아산에서 받을 수 없어 도움이 절실하지만 어느 곳에 손을 뻗어야 할지 모르는 것이 아산시 장애인들의 현주소다.
특히 후천적으로 뜻하지 않은 장애를 입은 성인들은 자신이 장애를 입고서야 “건강의 중요성을 더욱 크게 깨달았지만 그것을 치유하고 자신감 있는 삶을 얻으려 해도 먼 꿈처럼 느껴진다”고 토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