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동 교수/순천향대병원 심장내과
심부전증은 심장의 고유 기능인 혈액을 온몸으로 순환시키는 펌프 역할을 잘 하지 못하는 병이다. 다양한 원인 질환에 의해 발생되기 때문에 하나의 병이라기보다는 증상과 징후를 공유하는 증후군으로 이해하면 된다. 따라서 원인 감별은 진단뿐만 아니라 치료 방향을 정하는 데에도 중요한 과정이다.
고혈압과 심장근육 이상
가장 잘 알려져 있는 심부전 원인은 고혈압이다. 전체 심부전 환자의 3/4이 이미 고혈압을 가지고 있다. 심근경색에 의한 심근기능 이상도 국내에서 가장 큰 원인으로 손꼽는다. 건강보험공단 자료를 이용한 연구에 따르면 심부전의 동반질환은 허혈성 심장병이 45.4%, 고혈압이 43.6%로 가장 높았고, 심장판막질환과 심근병증이 다음을 차지했다. 국내 9개 대학병원 공동 연구에서는 허혈성 심장병이 원인 질환인 경우가 32.3%, 심근병증이 22.7%, 고혈압성 심장병이 16.5%, 판막질환이 13.5%로 나타났다. 이외 선천성 심장병과 심내막염, 심근염 등, 원인 미상의 경우가 15%로 나타났다.
호흡곤란과 다리부종
심부전증의 가장 흔하고 전형적인 증상은 운동 시 호흡곤란이다. 심부전을 진단하는 기준에도 운동 시 호흡곤란, 누웠을때 발생하는 호흡곤란, 정강이 뼈 앞이나 발목에 발생하는 다리 부종이 포함된다. 또한 과거 심부전이 심인성 천식이라고 불렸을 만큼 쌕쌕 거리는 호흡음도 흔히 발생한다. 가슴답답증, 두근거림과 같은 동반 증상이나 체중 증가, 소화불량 등의 비전형적인 증상도 나타날 수 있다. 심부전증의 말기에 이르면 정맥 순환 부전으로 인한 목 정맥 확장 소견도 동반된다.
반복되는 급성악화 막아야
심부전은 급성 악화를 반복하며 점차 나쁜 임상경과로 진행하는 것이 특징이다. 그렇기 때문에 입원을 요하는 심각한 급성 악화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관리와 치료가 필요하다. 이 때 주의할 것은 펌프 역할을 하는 좌심실의 수축기능 감소가 곧 심부전이라고 여기는 것이다. 그 외에도 좌심실 기능이 보존된 심부전이나 약간만 감소된 경도 감소 심부전 역시 놓치지 말아야 한다.
싱겁게, 수분은 적당히
예방과 관리를 위해 가장 강조하는 사항은 짜게 먹지 않는 것이다. 염류 속 나트륨은 수분을 끌어당겨 배출을 어렵게 만들기 때문이다. 1일 염분 섭취량은 5~6g 정도로 제한한다. 한국인 식단의 평균 하루 염분 섭취량이 11~13g임을 감안하면 절반 정도를 줄여야 한다. 또 수분 과다가 호흡곤란 및 부종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수분 제한을 권장한다. 하지만 1차 치료제와 증상 조절을 위한 이뇨제 사용 중에는 과도한 탈수가 발생할 수 있어 1.5~2L 정도는 수분을 섭취해도 좋다. 이 외에도 이상지질혈증이나 고혈압, 당뇨병과 같은 동반질환 관리도 중요하기 때문에 고지방, 고탄수화물 식이에도 유의하시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