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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천특화시장의 두 모습 ‘사실과 술수 사이’ 

등록일 2024년01월24일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자질구레하다’라고 한다. 중요한 듯 보이지만 실상 사사롭다. 서천특화시장의 화재현장에서도 그런 일이 있었다. 


충남도가 대통령이 서천특화시장 화재현장을 찾은 것에 대한 논란이 일자 다시 ‘보도자료’를 수정해 내보냈다. 

논란은 대통령이 피해상인들을 만나지도 않고 떠났다는 것이다. 충남도는 수정사항에서 ‘윤 대통령 피해상인 만나 지원약속’을 운운했다.

<윤 대통령은 상인들에게 “명절을 앞두고 얼마나 상심이 크시냐. 여러분들이 바로 영업하실 수 있도록 최대한 신속하게 지원해드리겠다”라고 약속했다>는 내용이 추가됐다. 윤 대통령이 피해상인들을 만난 것과 이상민 행정안전부장관에게 충남도, 서천군과 함께 적극 협조하고 지원할 것을 주문했고 오영주 중소벤처기업부장관에게 상인들을 챙기라 한 것을 언급했다.

현장에 있던 상인대표가 “대통령께서 직접 방문해주셔서 정말 감사하다” 했고, 현장상인들이 박수로 대통령에게 감사의 뜻을 표했다는 현장반응도 전했다. 윤 대통령이 면담을 마치며 “힘드시겠지만 정부를 믿어달라”며 상인들을 다시한번 위로했다고도 했다.  

김태흠 지사는 윤 대통령이 현장을 찾은 시각, 상가2층에 있던 일부 상인들이 직접 대통령을 만나지 못했다며 서운함을 표시한다는 소식을 듣고 차를 돌려 현장을 다시 찾았다고 했다.  

김 지사는 대통령이 인명사고가 나지 않아 안오셔도 되는 상황에서 찾아주셨다는 점, 대통령이 상가1층을 방문했을때 1층 전체와 2층 연결계단이 상인과 주민들로 가득차 2층에 있던 상인들이 모두 내려온 걸로 생각됐고, 그렇지 않다 하더라도 올라가기가 불가능한 상황인 점을 강조해 말하며 일부 상인들의 이해를 당부했다. 

상인들은 처음 서운함을 표하는 목소리를 내기도 했으나 김 지사의 자세한 설명을 듣고 수차례 박수로 화답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얼마나 많은 상인들이 불만을 가진걸까

현장을 찾았다면 한명도 빠짐없이 위로하고 어떻게 지원해줄 것인가를 직접 말해주는 일이 그렇지 않는 것보다 나을 것이다. 하지만 복잡한 현장에서 모두를 아우르기는 어렵다. 심각하게 피해를 입힌 가해자도 아니질 않는가. 

큰 틀에서 보면 대통령은 피해상인들이 모여있는 곳을 가서 위로하고 지원대책을 이야기하려 한 것이다. 일부러 회피하고 한두 사람 만나고 '만났다' 하고 돌아오려 하진 않았을 거다. 만약 1층에서 상인회장 등과 이야기할때 "2층에 대부분의 상인들이 있으니 1층으로 내려오게 하든가, 2층으로 올라가서 이야기해달라"고 했으면 대통령이 싫다고 했겠는가. 대부분 2층에서 상인들이 대통령이 오기만을 기다렸다면 상인회장이나 임원들이 그 부분을 알렸으면 좋았겠다 싶다. 김태흠 도지사도 새벽부터 와있었지만 2층에 '많은' 피해상인들이 있었는지 몰랐다고 했다. 일부 상인들의 분노에 위로의 자리가 해명과 불편으로 가득했다. 

2층 상인들의 주장에 따르면, 왜 2층은 감추어져 있듯 하였던 걸까. 대부분의 피해상인들이 2층에 있다는 부분은 알리지 않았던 걸까. 대부분의 상인이 2층에 있었던 걸까. 얼마나 있었던 거지. 1층은 없었을까. 상인회장은 1층에 있었다는데, 이들 사이가 좋지 않았던 걸까. 논란이 되다 보니 궁금증과 의문점은 끝이 없다. 

어떤 해결책을 안해주겠다 해서 대립하는 경우는 있지만, 도지사나 대통령이 많은 부분을 신경쓰겠다 하고 지시했는데 모두를 안보고 간 것이 아쉬운 걸까, 아님 짧은 시간만 있다 간 것이 문제일까, 해결책이 심히 미흡하다고 생각했던 걸까. 아님 이슈를 만들려는 사람들이 부추겼던 걸까. 

대형화재로 인한 피해자들이 발생한 현장을,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는 현장을 대통령이 찾았다. 그리고 상인대표를 비롯한 많은 상인들과 만났다. 일부 불만이나 섭섭함을 표하는 상인들도 있을 수 있다. 

왜 대통령이 ‘상인들’을 만나지 않은 채 현장을 ‘휙’ 둘러보고 부리나케 사라진 것으로 알려졌을까. 상인들의 불만이 거센 것으로 보도될까. 언론이나 일부 유튜브 등이 현장에서 소외됐다는, 또는 불만이 많은 이들의 목소리를 전파할 수도 있다. 하지만 ‘사실’을 정확히 전달하려는 매스컴의 기본의무가 문제가 있던 걸까. 

상인들을 만났는가 안만났는가? 얼마나 만났는가? 모두를 만났어야 했는가? 당시 상황은 어땠는가? 사실을 정확히 보고, 그럼에도 미흡한 부분은 없었는지 살피는 것은 바람직하다. 

상인들도 슬픔과 처한 상황에 따른 분노가 있지만 '우리 상인들' 속에 내가 처신해야 하는 거지 '상인속의 나'를 대통령이 만나줘야 할 형편인지 따져보면 좋지 않을까. 대통령의 위로도 좋지만 실제는 피해에 대한 지원대책을 어떻게 가져갈 것인지가 훨씬 중요한  일이다. 상인회장, 또는 임원이 대표성을 갖고 만났다면 일단 되었던 거다. 대통령이, 도지사가 성심껏 지원대책을 강구하겠다고 했으면 되었던 거다. 

이곳의 논란을 꼭 빗대어 말하는 건 아니지만, 언제부턴가 ‘현장’은 대립구도를 형성하려는 의도를 가진 자들이 있고 매스컴이 한쪽 편을 드는 싸움터가 돼버렸다. 특히 정당이 우선하는 ‘정권창출’의 폐해가 크다. 이기기 위해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는 공격적인 행위들이 사회를 전장터로 만든다. 특히 총선이나 지방선거, 대통령선거 등의 시기가 다가오면 더욱 극성을 부린다. 사회가 멍든다.  

여·야가 있고 노·사가 있고 남·여가 있다. 대립하고 지배하기 위해서 존재하는가. 이는 모두가 생각해볼 문제다.

김학수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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