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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초대석/나이 80에 아이사랑 더욱 깊어

등록일 2003년09월19일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26세 잠깐만 하자던 고아들 보호가 50년 넘어… “애들을 위해 열심히 살아왔다지만 요즘은 자꾸만 회의가 들어. 진정 만족할 만큼 한거냐 하고. 평생 다람쥐 마냥 쳇바퀴 돌 듯 한 건 아닌지…. 마지막까지 잘해놓고 가야지.” 내년이면 팔순을 바라보는 김옥화(78) 삼일원 원장. 이제 살 날이 멀지 않았다며 조급한 마음을 내비친다. 꽃다운 18세. 정신대에 끌려가지 않기 위해 시집갔으나 남편은 징용과 함께 전장에 목숨을 바쳤다. 1951년 1월, 두 아이를 둔 26세 새댁이 시작한 일은 천안 피난민수용소 창설이었다. 동족간의 비참한 전쟁이 발발, 부모 잃은 고아들이 거리에 넘쳐나자 천안역 앞에서 임시로 아이들 도와주기 시작한 게 동기라는 김 원장. 잠깐만 하자던 봉사는 부모의 서울집을 팔아 53년 3월 지금의 삼일육아원을 신설하게 됐다. “51년 피난민 수용소 때부터 내가 원장 했지. 10년 전 돌아가신 부모는 일절 간섭 안하고 내 하는 걸 지켜만 봤어. 억척 같은 삶을 시작했던 거지.” 천안 관내 육아시설은 3곳이 있는데 그중 도심지에 자리잡은 곳은 삼일원 뿐으로, 대지 7천5백20㎡에 7개 동을 보유하고 현재 24명의 직원이 97명의 아동과 생활하고 있다. ▶아이들이 어떻게 자랐으면 좋겠는가 - 공부 잘하는 게 우선이다. 공동체 생활로 일반 가정보다 환경여건이 열악하다. 교육비도 턱없이 부족하고. 물론 인성과 건강도 중요하지만 능력있는 사회인으로 자라는데 있어 공부는 필수적인 것 아닌가. ▶최근에는 실내운동시설도 갖췄다고 들었는데 시설 여건은 만족하나 -정부 보조로 건물 옥상에 건조장을 두었는데 눈·비 올 때 아이들이 놀 공간이 없음을 감안, 그곳에 탁구대 등 몇몇 놀이시설을 두게 된 거다. 바깥 계단도 비가림 시설을 준비중에 있다. ▶선생들도 노동(?)을 한다던데 - 내 집은 내 손으로 가꾸자는데 있다. 아이들 학교가고 나면 시설주변 청소에 시간을 할애한다. 오후에도 “나에게 한 시간쯤 다오” 하며 선생들과 함께 주변 조경을 가꾼다. 높은 나무의 가지치기는 봉사자들이 오면 부탁하기도 한다. 옛날에는 선생들이 농사까지 짓기도 했다. ▶큰 계획도 갖고 있다고 들었다 - 그동안 우리 애들에게만 신경썼다. 그런데 이곳 주변에 불우아동들이 많다. 늘 마음에 걸렸는데, 인근 전철부지로 판 돈(24억원)도 있고 해서 3백여평의 땅에 도서관을 지으려고 한다. 후년 정도면 공사가 시작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는데 도서실과 컴퓨터실 등을 갖추고 어려운 아이들이 무료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하려 한다. ▶영아 전담시설도 운영계획이 있다 들었는데 - 어려운 경제형편에 맞벌이하는 부부들이 늘었다. 그런데 저렴하고 믿을 만한 곳을 찾기가 쉽지 않다. 종일반이라 해도 시간대가 안맞기도 하고. 그래서 어려운 가정을 대상으로 한 영아 전담시설을 운영할 계획이다. ▶예전과 비교해 인심은 어떤가 - 사람들, 특히 젊은이들이 많아졌다. 주5일제다 뭐다 하는데 이런 곳을 찾아 봉사하는 이들이 는 것 같다. 자기 직장생활도 어려울 텐데 사랑을 베풀 수 있다니 고맙기만 하다. 사회가 그리 어둡지만은 않은 것 같다.
김학수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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