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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부 접히는 곳에 자꾸 종기가 … ‘화농성 한선염’

등록일 2023년11월02일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정의현 교수/순천향대병원 피부과

화농성 한선염은 잘 낫지 않고 반복되는 만성 염증성 피부 질환이다. 모낭이 막히고, 아포크린샘이라고 하는 땀샘(한선)의 염증으로 붉은 결절과 종기가 생기는 것이다. 사춘기 이후에, 피부가 접히는 부위에 잘 발생한다. 주된 발생 부위는 겨드랑이, 사타구니, 엉덩이 주변, 항문과 생식기 주변 부위, 여성의 가슴 아래 부위 등이다.

유전+면역+호르몬?

발생 원인은 아직 명확히 밝혀져 있지 않다. 많은 환자에서 가족력이 있다는 점, 크론병과 같은 자가염증성 질환과 동반될 수 있다는 점, 사춘기 이후에 증상이 발생한다는 점을 비춰볼 때 유전적 요인, 면역학적 이상, 호르몬의 영향 등이 복합적으로 관여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전염성 질환이나 불량한 위생 및 영양 상태 때문에 발생한 질환은 아닌 것은 분명해 보인다.  

호전보다 악화일로

화농성 한선염은 보통 시간이 경과할수록 저절로 호전되기보다는 악화된다. 통증은 점점 심해지고 병변 부위는 넓어지며, 종기가 터지면서 벌어진 피부가 잘 아물지 않아 만성적인 궤양이 생길 수도 있다. 이후 더욱 진행되면 피부 아래에서는 농양들끼리 이어져 특징적인 터널 같은 길(농루관, sinus tract)을 형성하게 된다. 또한 염증이 반복되었던 부위에 피부 속 깊이까지 흉터가 남는다. 중증 화농성 한선염으로 발전하면 일상적인 활동이나 운동에도 제약이 생긴다. 그나마 증상 악화에 영향을 주는 요인들은 밝혀져 있다. 비만, 흡연, 세균감염 등이다. 이 요인들에 대한 조절을 통해 증상 악화 횟수를 줄일 수 있다. 

중증도 3단계 분류

화농성 한선염의 병기와 중증도는 증상에 기반한 헐리체계(Hurley staging system)를 사용해 총 3단계로 판정한다. ▲1기는 1~2개의 농양들이 있지만 농루관이 형성되지 않았고 흉터도 보이지 않는 단계, ▲2기는 재발하는 농양과 함께 농루관과 흉터가 보이는 단계, ▲3기는 농루관, 흉터, 염증이 모두 융합된 병변으로 보이는 단계로 구분된다. 
초기(1기)부터 증상을 잘 조절하면 정상적인 생활을 유지할 수 있지만, 중증도가 높아진 경우(2~3기)에는 치료를 받더라도 좀처럼 좋아지지 않고, 계속 질병이 진행되기 때문에 삶의 질이 크게 나빠진다. 

습진 등으로 오인 쉬워

화농성 한선염은 1기부터 고통이 심해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따라서 초기에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치료의 골든 타임을 놓치지 않는다. 문제는 의사들에게조차 잘 알려진 질환이 아니라서 진단이 쉽지 않다는 점이다. 초기에는 단순 농양이나 습진성 병변으로 오인해 간과되기 십상인 것이 현실이다. 많은 환자들이 이미 농루관과 흉터가 발생한 단계에 접어들어서야 진단받고 있는 실정이다.

약물·수술 병행 치료

치료 목표는 발생한 병변의 수와 범위를 줄이고, 새로운 병변이 생기지 않도록 예방하는 것이다. 치료 방법으로는 항생제, 레티노이드 등의 약물을 이용한 국소 및 경구 약물치료, 스테로이드를 이용한 병변 내 주사치료, 그리고 절개 배농, 병변부 절제 등의 수술적 치료 등이 있다. 모든 환자에 효과적인 치료는 없기 때문에 환자 개개인의 증상에 따라 약물치료와 수술적 치료를 병행한다. 

생물학적제제 좋다지만 

중증 화농성 한선염 환자 치료에는 아달리무맙과 같은 생물학적제제를 사용한다. 적지 않은 환자들에서 상당한 치료효과를 보인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생물학적제제 사용은 제한적이다. 건강보험 적용을 받으려면 화농성 한선염으로 진단 받은 지 최소 1년이 지나야 하는 등 요건을 갖춰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비급여로 사용해야 한다.

정의현 교수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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