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 어떤 지원방식이 바람직한가에 대해 법혜 스님은 “민간차원에서 무조건 퍼주기식의 지원은 무방하나 정부차원의 지원방식은 외교상식의 틀 안에서 이뤄져야 한다는 게 내 생각”이라고 피력했다.
20년 지속돼온 민주평통에 한국 불교계 승려로는 최초로 지역 협의회장이 돼 감계무량하다는 법혜 스님(57). 특히 그동안 지역의 시·군·구청장과 도지사가 추천, 대통령이 임명한 전례를 바꿔 사무처의 객관적 평가로 추천됐다는데 의미를 둔다. 평가의 잣대가 무엇인지를 궁금해 하자 “성실성”에서 인정받은 것 같다는 그.
하지만 성실성만으로 도·시의원, 대학총장 등 각급 단체장 84명의 ‘장’이 됐다면 의아한 일. 민주평통 중앙상임위원이던 법혜 스님의 활동내역을 보면 협의회장 자격을 갖춘 인물이라는 평이다.
2년 임기의 중앙상임위 종교분과 간사직을 4번이나 연임하는 등 인간관계의 폭이 넓은 그는 여러 아이템과 강한 추진력이 장점. 천안시 협의회가 탈북자를 초청, 1박2일의 가정체험행사를 갖게 한 것도 그의 머리에서 나왔다. 전국 2백32개 협의회 특화사업중 돋보이는 ‘가정체험행사’는 탈북자들이 수개월여 남한생활을 적응키 위해 이론교육을 받지만 실제 한국가정이 어떤 곳인지를 체험하지 못한 채 일원이 돼야 한다는 불합리를 없앴다.
1박 체험 후 탈북자들의 답장인사는 “살아갈 자신감과 좋은 추억”을 갖게 해줘 고맙다는 내용이 대부분. 저렴한 비용으로 금강산 구경을 주선, 배 위에서 ‘선상토론회’를 개최한 것도 법혜 스님의 덕분이다.
“전 이렇게 생각해요. 편안하고자 한다면 일 안하면 됩니다. 하지만 하려고 하면 끝이 없는게 평통일이라고요.”
그는 그동안 천안시민에게 민주평통이 너무 낯설었다는게 사실이라며 임기동안 통일에 대한 적극적 시민의식을 고취시키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피력했다.
“먼저 교육홍보, 지역협력, 체육청소년 등 8개분과를 위원장 중심 사업으로 추진하려 합니다. 또한 각종 통일세미나와 통일의식 고취를 위한 플래카드 설치를 해나가겠습니다. 이미 민방위 교육시 민주평통위원을 강사로 한 통일강연은 도지사에게 약속받았습니다.”
일을 하려면 수반돼야 하는 것이 예산 아니냐는 말에 “그래서 며칠전 저도 300만원을 내놓았습니다. 몇몇 운영위원들도 뜻을 보이고 있고요. 장이 솔선수범하면 예산문제는 걱정거리가 될 수 없습니다.”
중국 심양에서도 가칭 ‘연변학술세미나’ 제의를 받았다는 법혜 스님. 사단법인 민족통일불교중앙협의회 의장, 충남종교인연합회 대표회장, 대한불교조계종 금정사(성정동) 주지, 충남 천안경찰서 경승실장 등을 맡고 있는 그에게 민주평통 천안시 협의회장은 어떤 변화를 가져올 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