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화폐’는 두가지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 지역화폐를 운영하면서 이득을 보는 상인들의 입장과, 처음 지역화폐를 운영하게 된 취지를 살펴보는 일이다.
정부는 2018년 처음 100억원을 가지고 지역화폐사업을 지원했다. 정부와 지자체가 5%씩 예산을 부담해, 소비자가 지역화폐로 물건을 살 때 10%를 지원받는 방식이다. 소비자는 10%를 저렴하게 이용하니 좋고, 상인들은 그로인해 장사가 잘 되니 ‘윈윈’ 성격을 갖는 것이 지역화폐였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자영업 경기가 침체되자 2020년 6000억원대, 2021년에는 1조2000억원대, 2022년에는 7000억원대의 정부예산이 사용됐다. 물론 지자체도 적극 지역화폐를 운영하며 예산을 반영했다.
정부는 지역화폐를 더 이상 운영하지 않기로 하고 국비지원을 중단할 예정이다. 코로나19가 팬데믹으로 전환되면서 한시적 조치의 국비지원이 타당하지 않다고 판단한다.
정부는 한시적으로 운영한 지역화폐 예산이 너무 많아지고 어려울때 돕는 취지의 지역화폐 운영을 멈추겠다는 의사표시를 갖고 있지만 여당과 야당, 지자체, 정치인, 상공인 등 ‘이해관계’가 얽혀버려면서 ‘10% 물건값 대주기’의 보편적 복지개념의 싸움이 되고 말았다.
지역화폐의 문제점도 거론했다. 계속해서 정부와 지자체가 물건값 10%를 대신 내주는 것이 맞냐는 것이다. 지역화폐 할인율을 이용한 ‘현금깡’이나 지역간 지역화폐 도입에 따른 문제점도 드러난다. 대형마트 등 큰 곳을 제외시키는 지역화폐 이용법도 문제는 있다.
천안시의회 ‘소상공인·대형마트 등과 간담회’
천안시의회 경제산업위원회(위원장 김철환)은 지난 3일 간담회를 개최했다.
천안시청은 30억 이하 가맹점 제한지침에 따라 7월20일 관내 650여 곳의 가맹점 등록을 취소할 예정이다. 연매출 30억 이상 가맹점은 천안사랑카드 가맹점 2만9154개소 가맹점 가운데 2%를 상회하는데 반해 이용액의 27%를 차지하고 있다.
김철환 경제산업위원장은 “지역화폐 사용처를 연매출 30억 이하로 제한하면 농민들 판로제약 등 지역경제가 위축될 수 있고 나아가 지역화폐 무용론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해관계 속에 저마다 주장이 다르다.
간담회에 참석한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 방기홍 상임회장은 “역외유출을 방지하기 위해 지역화폐 사용이 활성화돼야 한다”며 “매출기준 사용처 제한은 지역화폐를 유명무실하게 만들 것”이라며 사용처를 늘려야 함을 역설했다.
반면 소상공인연합회는 천안지부 박만규 회장은 “30억 매출 이상 기업은 천안사랑상품권의 사용여부와 관계없이 생존이 가능할 테니 이번에는 소상공인에게 기회를 달라”고 호소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 아우내농협하나로마트, 소상공인연합회천안지부, 천안소상공인연합회, 농산물도매시장, 천안농협 등에서 참석하여 처한 상황에 따른 다른 입장을 확인하면서도 지역경제 활성화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에 대해 입을 모았다.
김철환 위원장은 “지역사랑상품권 예산이 지속적으로 줄어들 것이 예상되는데, 천안사랑상품권 활성화 방안에 대해서도 시가 선제적으로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7월20일 가맹점 등록취소 시행 연기 등을 포함해 타 지역의 대응검토를 시에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