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주 소유권 우선 인정… 사용자 난감 “이런 법이 어디 있습니까. 내 상식으론 이해가 안되네요. 자기 토지를 마음대로 하겠다는 것도 맞는 얘긴데요. 이쪽 사정은 진정 구제받을 수 없는 겁니까.” 지난 20일(수) 한 주민의 푸념을 들었다. 그의 얘기를 듣고 보니 ‘답답한 심정’이 이해간다. 그의 말인즉 사업에 실패해서 음식점이라도 해보려고 목천읍 소재의 산 귀퉁이 터 3백여평을 얼마전 샀단다. 대부분 돈도 까먹고 얼마 남지 않은 돈, 이렇게라도 하면 생활이라도 되겠지 싶었는데 문제가 발생했다. 그의 터는 도로에서 임도를 거쳐 얼마간 들어간 곳. 그리고 임도를 비롯해 그의 터를 사방으로 감싸고 있는 토지가 있는 모양새인데 영업 허가를 내려면 임도 토지주로부터 ‘임도 사용승낙서’를 받아야 했다. “예전엔 그게(임도 사용승낙서) 필요없었거든요. 오늘 시청에 들어갔더니 담당자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고 하대요. 얼마전에 법이 바뀌었다나요. 이제 어쩝니까.” 그는 낙심했다. 토지주가 전부터 그 터를 사려고 전 주인으로부터 벼르고 있었다는 것. 그 터를 산 마당에 임도를 사용하게 해주겠는가 말이다. “만약 임도 사용승낙서를 안내주면 내 터는 말 그대로 고립된 섬 아닙니까. 토지주가 횡포라도 부리면 제 터는 아무 쓸모없는 죽은 땅이 될 것 아닙니까. 누가 사겠습니까. 헐값으로라도 넘겨야 할지도 모릅니다.” 그는 최대한 사정해서라도 토지주 승낙을 얻어보려 하겠지만 ‘불가능’한 일일 거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실제 관습도로나 임도 등 할 것 없이 법원은 최근 ‘사유재산권’을 인정하고 있다. 얼마 전만 하더라도 토지주가 길을 막으면 법원은 토지주에 벌금을 내리는 상황이었으나 이젠 길의 통행자측에서 사용대가를 물든가 그 땅을 사는 쪽으로 선회된 형편이다. 시 관계자는 “우리도 토지주가 원할시 예산을 확보해 우선적으로 매입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토지주들이 한꺼번에 소유권을 주장하고 나서지 않아서 그렇지 상당히 심각한 문제라고 말했다. 수면 밑에 ‘골칫거리’로 남아있는 문제. 그러나 일부 주민들에서 이같은 문제가 표출되며 갈등관계에 놓인 사람들은 한숨에 싸여 있다.

김학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