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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간공예가 우윤숙의, ‘투르 박람회 2023(Foire de Tours 2023)’

10일간의 여정속, 프랑스에 한국이 원조인 맥간공예 널리 알려

등록일 2023년06월29일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또르륵 탁탁탁, 또르륵 탁탁탁….

보릿대 펴는 소리가 듣기 좋다. 벌써 30년이 되었지만 보릿대를 잡으면 그 설레임은 여전하다.
 


『맥간공예(麥稈工藝)』는 스승이신 백송 이상수 선생이 40년 전 보릿대로 우리나라 전통의 칠 기법과 모자이크 기법을 적용해 탄생한 공예의 하나다. 맥간공예는 언뜻 아름다운 광채가 나는 자개조각을 박아붙이고 옻칠한 ‘나전칠기’와 닮아있다. 

이제 맥간공예도 세월의 이력이 붙어서인지, 아님 작품수준을 인정받아서인지 해외초대전이나 축제에 참여하는 빈도가 높아지고 있다. 적어도 작품을 감상하시는 분들에게 사뭇 좋은 평가를 받곤 한다.

맥간공예도 몇 년 전 유럽의 루마니아와 교류할 기회가 주어졌다. 몇 번을 전시하며 호평을 이끌어냈다. 세계에서 유일한 ‘맥간공예’의 매력을, 그 저력을 여러 나라에 알리고 싶다. 청춘을 다 바친 나의 맥간공예가 지금보다 조금만 더 비상하기를. 그리고 이번에 프랑스행 티켓이 주어졌다. 
 



프랑스 투르박람회로 고고~

기대반 설렘반으로 나와 이상수(맥간공예 창시자) 스승님, 맥간공예를 함께 배운 이은지 선생과 프랑스행 비행기에 올랐다. 

정오에 떠난 비행기는 14시간의 긴 여정 후 프랑스에 도착했다. 숙소에 짐을 풀고 프랑스에 오면 에펠탑은 꼭 봐야지 하는 마음으로 밤 10시가 다된 시각 숙소 근처 전망대에 올랐다. 조명이 밝혀지니 군계일학(群鷄一鶴)처럼 멋져보이는 에펠탑, 왜 많은 사람들이 보러오는지 공감이 갔다. 비로소 프랑스에 온 것을 오롯이 느낄 수 있었다. 하루를 묵고 박람회가 개최될 뚜르로 향했다. 하지만 순항할 줄 알았던 여정에 복병이 있었다.

도중에 분리되는 기차인지도 모르고 올라탔는데 자리를 잘못 알고 타는 바람에 우리 셋은 한바탕 고초를 겪어야 했다. 영어가 잘 통하지 않는 나라에서 역무원 붙잡고 이리저리 씨름을 하다 운(?)좋게 현지인의 통역으로 기차의 분리위치를 알아챘다. 촉박한 시간 앞에 심장이 두근두근. 잘못 놓칠까, 엉뚱한 곳으로 향할까 싶어 애간장이 탔다. 우리는 짐을 가져오기 위해 여러번을 왔다갔다하며 가방을 옮기고, 급기야 뜀박질도 해야 했다. 내가 이렇게 빨리, 열심히 달린 적이 언제 있었던가. 머리가 하얘지는 시간이었다. 천신만고 끝에 다시 제 궤도에 오른 우리, ‘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보고 놀란다’고, 갑자기 소심해져서 전시는 잘 하고 갈 수 있겠나 내심 걱정이 앞섰다.

투르역에 도착하면서 나도 모르게 안도의 한숨이 나왔다. 그리고는 잘 마치고 갈 수 있게 해달라 기도했다. 

올해 100회를 맞이하는 ‘투르 박람회 2023(Foire de Tours 2023)’은 매년 한 나라를 주빈국으로 초대하는데 올해 한국이 주빈국이 되었다. 마침 투르시와 자매결연이 되어있는 수원시가 초대받고 수원시는 수원에서 활동하시는 스승과 연결되면서 맥간공예를 알리러 가게 되었다. 나는 개인적으로 문화예술을 대표하는 프랑스에서 얼마나 많은 분들이 공감해 줄까 호기심이 가득 했다. 
 


처음 작품을 전시하고 시작하면서 들었던 걱정은 사라지고 곧 많은 분들의 관심과 사랑을 받고 수많은 질문에 한가할 틈이 없었다.

최근 우리나라에 대한 (문화)국격이 높아지면서 그들은 한국의 음악과 음식드라마에 대한 질문도 많았으며, 우리는 전시프로그램인 손거울 체험을 같이 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그들 중에는 드라마로 한국어를 공부하는 분, 한국여행을 준비하고 있다는 분, 교환학생으로 한국에 오고싶다는 분, 업무로 이번 여름에 아들과 오는데 관광명소를 추천해 달라는 분, 한국에 살고 싶다는 분 등등. 한국에 대해 얘기해줘 감사하다며 예쁜 손편지를 써서 가져온 학생도 있었고 맥간공예를 꼭 배우고 싶다는 학생도 있었다. 추억이 방울방울 물들어가는 시간이었다. 
 


맥간공예 작품을 보고 스승님을 만나기 위해 찾아온 프랑스 디자이너 레진 샤르베 펠로는 더욱 잊지 못할 시간을 만들어주었다. 투르에 RCP 디자인 글로벌을 창립하고 프랑스 소리 디자인 창단멤버중 한 사람으로 꽤 유명한 분이었다. 

해외에서 맥간공예 작품의 가치를 알아보고 보러와 주고 함께 작품에 대해 얘기하는 모습들. 나는 설레기도 하고 자부심도 생겨나며 뿌듯했다. 동양문화에 신기해 하고 작품에 공감하고 보리줄기로 만든 작품에 다시한번 감탄하고 좋아해주는 모습에 며칠간 하루종일 관객들을 상대해야 하는 힘듬도 잠깐잠깐 잊어본다. 

5월5일부터 5월14일까지10일간의 긴 여정이지만 프랑스에 한국이 원조인 맥간공예을 전시하며 알릴 수 있어 좋다. 게다가 많은 분들에게 관심과 사랑을 받으니 맥간공예를 하고 있는 내가 너무 자랑스럽다. 프랑스에서 이런 감정을 갖게 되다니, 이번 박람회 맥간전시는 대성공이다. 

맥간공예 만세, 대한민국 만세~.


 

편집부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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