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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의 풍수? 당하마을의 방풍림

천안 풍세면 매당리 도로변, 일렬로 늘어선 소나무길 

등록일 2023년05월16일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산과 땅, 물의 흐름을 읽어 이것을 길흉화복에 연결시키는 지리. 바람은 기운을 흩고 물은 기운을 모이게 하여서 바람을 가두고 물을 얻는 장풍득수(藏風得水)로, 이를 줄여 풍수(風水)라 합니다.

풍수의 골자는 ‘명당’찾기입니다. 

명당자리는 분지 지형을 한눈에 바라볼 수 있는 자리를 말하며, 풍수지리 사상에 따른 명당은 좌청룡, 우백호로 개념지워진 산줄기로 둘러싸여 있으며, 그 사이로 하천이 흐르는 <배산임수(背山臨水)>의 여건을 갖춘 곳입니다. 여기서 좌청룡은 나무산, 우백호는 바위산을 뜻하는 것으로, 분지 좌우에 나무와 돌을 쉽게 구할 수 있는 곳을 말합니다. ‘배산임수’는 뒤의 산은 차가운 바람을 막아주고 앞의 물은 사람의 생존에 꼭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고려 태조 왕건은 국가의 기본정책으로 ‘풍수’를 활용했다 하고, 조선의 태조 이성계는 배산임수의 명당인 한양을 도읍지로 정했습니다.

천안에서는 풍수지리학상 명당자리로 일컬어지는 곳이 있습니다. 목천 독립기념관이 그러하며, 북면 은석산에 자리잡은 박문수 어사묘가 그렇습니다. 광덕사 부도탑이 있는 곳 또한 명당 중의 명당으로 이름값을 갖습니다. 
 

▲ 마을이 형성돼 있는 도로 윗쪽으로도 20여 그루의 소나무가 일렬로 방풍림의 존재감을 나타내고 있다.


다소 노골적인 특색을 가진 ‘풍수’도 있습니다. 

천안시내에서 광덕으로 가다보면 매당리가 나오는데, 도로와 거의 직각으로 소나무들이 한줄로 늘어서 있는 곳이 있습니다. ‘당하마을’이라고도 하는 곳입니다. ‘당(堂)의 하(下)’란 뜻이 아닐까 싶습니다. 
 


한 줄로 늘어선 소나무는 대략 54그루. 이중 대략 20그루는 ‘솜털 벗은지’ 얼만 안되어 보이는 소나무, 34그루는 좀 묵은 소나무로 볼 수 있습니다. 

믿거나 말거나... 언젠가 들은 이야기인데요. 
이곳이 그냥 들판이라 바람이 거칠 것 없이 휭휭 불어 집성촌을 이루어 살기 좋은 곳이 아니었답니다. 그래서 생각한 해결책이 소나무 방풍림(강한 바람을 막기 위해 조성된 숲).
나무를 심어 풍수지리의 단점을 보완하는 방법인데... 
 

▲ 위는 경지방풍림, 아래는 주거방풍림으로 볼 수 있다.


쉽게 말해, 농작물의 바람피해를 막기 위한 경지방풍림, 그리고 가옥을 보호하는 주거방풍림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경지방풍림은 농작물이나 과수의 기계적 손상과 생리적 생육저해를 방지하며 생산량과 품질을 향상시켜 주고, 토양과 비료분의 침식과 비산을 막아 지력이 떨어지는 것을 방지해 줍니다. 또한 건조한 지방에서는 토양수분을 보전하는 효과가 큽니다.

이런 방풍림의 수종으로는 키가 크고 성장이 빠르며 바람을 이기는 힘이 큰 것이 좋다 합니다. 따라서 낙엽수보다 상록수가 좋으며 수명이 긴 침엽수가 더욱 좋다는데, 그래서 당하마을이 택한 것이 소나무였나 봅니다. 

궁금한 건 이같은 방풍림이 언제적부터 있었나 하는 것인데요, 오래는 되었어도 조선시대 또는 고려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지는 알 길이 없습니다. 혹시나 당하마을 등에 방풍림에 대한 기록이나 방증할 만한 것이 있다면 알려주시지요. 


▲ 박순래 화가가 그린 '당하마을 소나무'.
 

김학수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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