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지역으로 음식영업은 풀렸으나 그동안 불법영업을 해온 이유로 합법화가 쉽지 않은 목천 용연저수지 산길 도로변 음식점들.
유량로변, 법 개정에 따른 합법화 길 모색… 전전긍긍
목천읍에서 용연저수지를 끼고 오르는 산길. 유량로로 이어지는 이 길은 군데군데 음식점과 민박집이 늘어서 간헐적으로 지나는 운전자를 손짓한다. 보통 두세 대씩 주차돼 있으나 어떤 음식점은 도로를 막고 대여섯 대가 늘어서 있기도 한다. 음식점이 자체 주차공간을 확보 못한 까닭이다. 할 수 없이 지나는 차량들이 눈치껏 중앙선을 침범해 곡예부릴 수밖에 없다.
지난 7월 제정·공포된 건설교통부 법률에 의거, 기존의 농림(또는 준농림)지역이 관리지역으로 명칭을 달리 하며 그동안의 규제가 대폭 완화됐다. 상수도 보호구역 등 일부 조건만 비껴나면 음식점이나 숙박시설도 합법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것이다. 당연히 토지주들에게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이곳도 마찬가지. 하지만 몇 년 전부터 편법 운영해온 터라 ‘합법화’의 절차를 밟기에는 금전적, 시간적 출혈이 생길 수밖에 없는 처지. 이곳 주인들은 요즘 진퇴양난에 빠져 고민이 많다.
장사보다 벌금물기 바빠
보양탕과 오리탕을 메뉴로 하는 ‘배나무집’은 지난해 4월경 건물을 지어 음식점을 열었다. 목천읍 주민인 최형근(40) 부부가 단 둘이 운영하는 곳으로 이곳에서의 장사 나이는 ‘막내’다.
노모를 부양하는 이들의 말로는 살길을 찾다 시작하게 됐단다. 하지만 두 번에 걸쳐 시 위생과에서 고발조치해 600만원 정도의 벌금을 낸 형편. 게다가 정화조 점검에 미흡, 환경보호과로부터 40만원의 벌금도 물렸다.
“장사가 잘되든 안되든 앞으로 계속 불법 딱지가 붙고 고발에 따른 벌금을 물게 될 텐데 합법화할 수 있는 길은 있습니까.” 최씨는 시로부터 명쾌한 해소방안을 듣지 못해 답답해 했다.
최근 위생과에서 합법화 할 수 있다는 말을 들었지만 곧 안된다는 얘기도 들었다며 속시원한 답변을 원했다. 그리고 그같은 마음은 그곳 가게 주인들도 한결같다고.
시는 각자 부서에서만 답변을 갖고 있었다. 위생과는 영업하려면 타 법에 저촉되지 않도록 적법한 절차를 밟으라 하지만 건축과나 산림과, 도시계획과, 수도사업소 등은 문제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나중에야 농정과 소관의 농지법에 위반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강인홍 농지계장은 “바뀐 법을 적용받으려면 원상복구가 우선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예로 기존에 창고용으로 허가(신고)받았다가 음식점으로 꾸몄다면 당연 용도변경 절차는 종전 창고형태에서 시작해야 한다는 것.
최씨에 따르면 배나무집의 용도는 주거용. 현재 상태에서 주거용으로 바꾸기는 별반 어렵지 않겠다는 생각. “만약 합법화 과정이 그것이라면 당장이라도 관련부서와 협의해 절차를 밟겠다”고 의사를 밝힌다. 덧붙여 다른 가게들 중에는 창고용 등으로 원상복구가 어려운 데도 있을 것이라며 걱정도.
한편 이곳중 ‘닭 서른마리’는 97년 이전, 법이 완화됐을 때 음식점을 내 합법적으로 운영하는 유일한 업소로 알려져 있다. 또한 ‘편립’은 도로 양쪽으로 건물이 들어서 한쪽은 법의 저촉을 받지 않지만 다른 쪽은 불법운영의 꼬리표를 달고 있기도 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