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보니 먼저 생각나는 것이 ‘서양괴물’이다.
그렇다고 딱 이거다, 하는 이름은 떠오르지 않는다.
좀비도 아니고 유령도 아니고..., 하지만 무언가 으스스한 기분.
기다란 팔을 벌려 저주의 주문을 거는 것 같기도 하고, 아주 독특하고 개성만점인 오케스트라 지휘자의 모습도 떠오른다. 누군가는 ‘나무 위 올빼미’라 했다.
천안 광덕사 대웅전 뒷산을 오르는 입구,
너는 감출 것도 없는 듯 대낮에도 그 몸 환히 드러내곤 연신 진지한 저주의 마법을 펼쳐내는구나.
궁금한 건 너의 저주같은 것이 광덕사에 한정한 것인지, 그 너머 광덕면 전체로 향하는지.
혹시나 주문이 아주아주 강해 세계를 상대로 한 것은 아니겠지 싶다.
허구헌 날, 눈비에도 아랑곳 않고 그래왔을 너의 일관된 행태를 존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