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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문화재] 보물 제407호 ‘천안삼태마애불’

천안 풍세면 태학산 자락에서 1000년의 세월

등록일 2023년04월25일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얼굴이 굳었다>라고 하는데 굳은 것 같지 않은 얼굴. 
<눈꼬리가 초승달을 닮았다>지만 아주아주 약간 휘어진 듯한 수준이니 웃는 것 같지도 않은.
입은 한일자로 반듯하게 닫혀 열릴 줄 모르니 

‘천안삼태마애불(天安三台磨崖佛)’의 모습이라. 


11세기 고려, 천안삼태마애불은 웃지 않습니다. 

서산 용현리 마애불처럼 백제의 마애불이 쾌활하게 웃는 모습이 인상적이라면 고려의 마애불은 옆으로 길게 그어진 눈과 굳게 다문 입이 특징입니다. 아마 외구(外寇)의 침입에 대해 국가의 위급을 구하려는 국민적 총화로 보여집니다. 삼태마애불도 이같은 고려후기 마애불의 전형적인 형식을 갖췄습니다. 

마애불 위에는 비와 이슬을 막기 위해 우산처럼 세워진 구조물이 있었으나 지금은 흔적만 남아있습니다. 직접 확인해보기도 했습니다. 
 

‘마애불(磨崖佛)’이란 바위에 새겨진 부처를 뜻합니다. 삼태마애불은 화강암으로, 1964년 9월3일 국가지정문화재 보물 제407호로 지정했습니다. 천안의 마애불이 국가의 보물이 된 것입니다. 

천안 삼태리 마애여래입상(天安 三台里 磨崖如來立像)은 충남 천안시 동남구 풍세면 삼태리에 높이가 7.1미터에 폭 2.1미터 규모로 새겨졌습니다. 누가 어떻게 새겼는지는 알지 못합니다. 마애불 아래에는 예전 해선암이라 불렸던 태학사가 있었다 하니, 아마 그곳에서 바위에 부처를 새겼지 않았을까 추정만 해봅니다. 

‘삼태리(三台里)’는 당시 이곳 마을 이름입니다. 고려시대에 삼태사가 태어난 곳이라 하여 붙여진 이름인데, 삼태사는 전성안·이숭인·전윤장을 일컫는다 합니다. 
 


근엄한 표정, 무엇을 지키려는고  

풍세 남관리를 지나 629지방도를 따라가는 길. 풍세면행정복지센터 못 미처 태학산휴양림과 아산 호서대 쪽으로 우회한 후 10분여 가면 작은 마을 사이로 태학산휴양림으로 들어가는 길이 나옵니다. 

다양한 시설을 갖춘 휴양림은 평일에도 사람들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특히 그곳은 455미터의 태학산이 있어 오르내리는 등산객들로 끊이지 않습니다. 

괜찮은 산중이면 으레 하나씩 나타나는 사찰이 사람을 맞는데 이곳은 ‘태학사’와 ‘법왕사’가 이웃해 사람들을 반깁니다. 아담한 풍경을 자아내는 사찰, 살랑거리는 바람이 풍경(風磬)을 울려 맑고 청아한 소리를 자아냅니다. 

태학사 뒤편에는 널찍한 공터가 있습니다. 시가 ‘잔디광장’으로 명명한 곳으로, 주변 수목과 어울리며 별천지를 보여주는 곳입니다. 풍광을 반찬 삼는 약수터의 물맛도 좋고, 사방을 둘러봐도 오로지 나무 속이라 속세의 찌든 분진을 말끔히 없애줍니다. 

잔디광장에서 명경지수의 마음을 갖추고 산길로 몇 걸음 올라가면 갑자기 시야에 들어오는 삼태마애불. 천년을 솔향 가득한 태학산 자락에서 불심을 닦고 있습니다.  
 

삼태마애불은 위로는 하늘을 벗삼고, 아래로는 속세에 발을 담근 중재자의 모습입니다.

마애불이 조각된 바위 뒷부분은 오랜 풍상 때문인지 몇 갈래로 갈라져 부서졌고, 바위 틈에서 자라는 나무도 더러 눈에 띕니다. 지극히 자연스럽고, 공생의 법도를 실천하고 있습니다. 

마음이 번잡하거나 울적해지거든 삼태마애불 앞에 서보십시오. 사람은 아니지만 천년의 세월을 보냈으니 무언가 조언을 주지 않겠습니까. 하다 못해 귀를 열고 들어는 주겠지요.


 

김학수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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