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에서 주민참여형 축제가 인기를 얻고 있다.
특히 벼룩시장 형태로 이뤄지는 행사는 주민참여를 끌어들이기 좋은 아이템이다. 가족단위로 집에서 안쓰는 물건들을 갖고 나와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는 방식은 그 자체가 놀이이며 자원순환재생의 유익한 참여자가 된다.
‘제8회 고사리 나눔장터’가 천안 원성1동 오룡웰빙파크(구 오룡경기장)에서 열리는 날. 가장 전형적인 봄날의 따스함과 화사함이 내비쳤다.
나눔장터는 22일(토) 오전 10시부터 오후 2시까지로 되어있지만 준비하는 손길들이 많아서인지 이른 아침부터 북적인다.
오전 10시는 시작하는 시간이지만 이미 오룡웰빙파크 주변 100미터 이내에 주차공간은 모두 차버렸다.
주차요원은 주차공간이 없다는 점을 알리기 바빴다. 35명으로 구성된 ‘원성1동 주민자치회(회장 이기성)’가 주최·주관한 행사로는 상당한 규모다.
“코로나19로 인해 3년만에 열게 됨을 뜻깊게 생각합니다. 오늘 행사를 위해 천안농협(농협장 윤노순), 천안시 산림조합(조합장 김덕환), 대전충남양계농협(조합장 임상덕)이 후원해주셔서 감사드리며, 80여개의 벼룩시장과 16개 체험부스가 준비돼 있으니 즐거운 하루 되시길 바랍니다.”
이기성 주민자치회장의 인사로 시작된 행사는 이미 도떼기시장이다.
집에서 안쓰는 물건들이 쏟아져 나왔다. 가족이 부스마다 가게주인이 되어 물건을 진열해놓고 극성스런 손님들을 맞이했다. 많이 해본 사람들은 능청스럽게, 처음 나온 사람들은 어색하게 물건을 판다.
▲ 오전 상록리조트에서 중요행사가 있어 점심 무렵 행사장을 찾은 박상돈 천안시장은 고사리 손으로 사랑을 전하는 이색장터를 준비한 원성1동 주민자치회를 비롯해 이날 참여한 모든 분들께 감사를 전한다며 인사를 건넸다.
이런 행사장에 신선한 즐거움이 있다면 공연무대조차 ‘주민참여형’ 무대라는 점이다.
꽤 괜찮은 실력을 가진 팬플룻, 밸리댄스, 트로트, 사물놀이, 태권도시범, 통기타, 난타, 진도북춤, 라틴댄스 등이 무대를 채웠다.
‘체험부스’는 꼭 한번 들러봐야 할 곳. 천안의료원이 당뇨와 고혈압을 체크해주고, 원성파출소 생활안전협의회는 심폐소생술을 알려줬다.
천안시장애인종합복지관은 장애인 인식개선체험을, 천안향교는 선비체험을 선보였다. (사)놀이하는사람들은 전래놀이마당을 펼치기도 하는 등 즐거움이 가득했으며, 배고픈 사람들을 위해 새마을부녀회에서는 잔치국수와 어묵을 준비하기도 했다.
현장에서 함께 즐긴 권오중 시의원은 “시예산을 적게 들이고도 이렇게 많은 주민들이 함께 할 수 있는 행사는 더욱 권장돼야 한다”고 말했으며, 이주홍 동남구청장도 “앞으로는 권역별로 서너개의 읍면동이 함께 여는 행사도 준비되고 있어 기대된다”고 전했다.
이날 오룡웰빙파크를 찾은 사람들의 얼굴이 봄날처럼 모두 화사했다.
▲ 즐거운 전통놀이, 우리 함께 해볼까요~.
▲ 우리는 다 컸으니깐... 이제 동생들 갖고놀게 아주 저렴하게 팔 거야~.
▲ 아, 배고파라. 떡볶이에 어묵 좀 먹어줄까...
봉명초등학교 3학년 김민기군/
"고사리 나눔장터에 참여하게 돼 뜻깊고 보람을 느껴요. 최근 산불로 재해를 입은 곳들이 있는데 성금을 못내어 아쉬웠어요. 얼마 안되지만 오늘 장터 판매수익금을 써주세요."
김민기군이 고사리손으로 선뜻 5만9000원을 내놓았다. 참 기특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