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현 교수/순천향대천안병원 신경외과

뇌막은 머리 뼈 안에 연막, 지주막, 경막 등 3개의 층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중 경막은 가장 직접적으로 뇌를 보호하고, 뇌와 척수의 대사에도 관여하는 중요한 구조물이다. 

경막 동정맥루(dural arteriovenous fistula)는 뇌동정맥기형의 일종으로 전체 뇌동정맥기형의 약 10%를 차지하는 희귀한 질환이다. 동맥에서 모세혈관을 통해 정맥으로 흘러가는 정상적인 혈류와 달리, 머리 안의 경막(dura mater) 공급 동맥과 정맥 사이에 비정상적인 연결이 발생해 증상을 유발하는 질환이다. 주로 성인에게 발생하는 후천적 병변이다.

내압 상승으로 다양한 증상 나타내

정확한 발생 원인은 현재까지 명확하게 알려져 있지 않다. 하지만 정맥동 혈전증, 외상, 감염, 수술, 혈관이형성 등과 연관성이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경막 동정맥루는 정맥 유출의 양상이나 병변의 위치에 따라 임상 증상을 다양하게 나타낸다. 
무증상일 수 있고, 직접 연결된 동정맥루로 흐르는 혈류로 인해 이명이나 동통 같은 가벼운 증상부터 두개강 내 출혈, 두개강 내압 증가 및 뇌부종 등 치명적인 임상 증상을 보일 수도 있다. 
대표적 증상인 이명의 경우 박동성인 것이 특징이다. 심장 박동 리듬에 맞춰 귀에서도 두근두근 맥박 뛰는 소리가 나는 것이다. 박동성 이명은 정맥성 고혈압에 의한 두개강 내압 상승으로 인해 발생한 것이다. 두개강 내압 상승은 또 유두부종, 안구출혈, 시력감소, 뇌신경마비(외향신경) 등도 발생시킨다.

뇌혈관조영술로 확진

단순 두개골 사진으로 의심할 수 있는 소견을 관찰할 수 있다. 조영제를 사용한 뇌전산화단층촬영(CT)이나 자기공명영상(MRI)으로는 확장된 피질정맥이나 정맥류 등의 소견을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뇌혈관조영술을 통해 동정맥루의 존재, 정확한 위치, 유입동맥의 해부학적 상태, 정맥유출 영상을 확인함으로써 확진 및 치료 계획을 수립한다.

위치 상태에 따라 치료법 달라

환자의 임상증상 정도 및 정맥유출 양상에 따라 치료의 필요성 및 적절한 치료방법이 결정된다. 즉, 두 개강 내 어떤 위치에서 어떤 상태로 발현되는지에 따라 치료가 달라지는 것이다. 환자의 증상이 경미하며 온순한 자연경과를 보이는 병소일 경우 보존적 치료와 더불어 추적관찰이 권장되기도 하고, 자연 폐쇄되는 경우도 있다. 
피질정맥으로의 역류를 동반하여 좋지 않은 자연경과를 보이는 경우에는 다양한 치료법들이 적용된다. 경동맥 혹은 경정맥 색전술을 통한 혈관내수술, 절제 수술, 직접적으로 유출정맥을 결찰 혹은 소작하는 수술적 치료 방법들이 시행된다. 혹은 방사선치료 등을 단독치료하거나 여러 치료법들을 조합해서 복합치료를 시행할 수 있다.

제때 잘 치료받으면 완치 가능

경막 동정맥루는 서서히 진행하면서 마비와 발작을 일으키기도 하고, 급작스럽게 출혈이 발생해 의식을 잃을 수도 있다. 하지만 제때 잘 치료 받으면 완치도 가능한 질환이다. 발생빈도가 낮고 다양한 위치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진단을 놓칠 수 있음을 주목해야 한다. 눈의 충혈 혹은 이명이 지속된다라면 신경외과 전문의를 찾아 혹시 경막 동정맥루가 아닌지 진료를 통해 확인해 볼 것을 권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