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배고프다. 아니, 다섯시도 안 됐잖아?
봄이 도는 소리를 들으러 천안의 광덕산에 올랐다가 내려왔더니 친구는 식당을 찾느라 두리번거린다. 오래 찾을 것도 없다. 내가 소개하고 싶은 집이 있다.
태화식당! 광덕사 입구 주차장에서 작은 다리를 건너면 바로다. 그 시간에도 두어 팀이 식사 중이다.
“버섯찌개 주세요”
“아이구! 오늘 마감하려고 하는 디!”
안 된다는 말이 안 나왔으니 오늘은 꼭 먹고 가야 한다는 듯 무조건 식당 안으로 들어가 앉았다.
▲ 3만2000원이면 능이버섯째개 중간(사진) 3~4인분을 주문해 먹을 수 있다.
얼마 안 되어 푸짐한 찌개가 먼저 온다. 두부가 우선 두툼하고 싱싱한 표고 느타리 팽이 능이가 듬뿍 들어있다.
지글보글 끓는 냄비에서 우선 한 국자 떠서 먹어본다. 아! 두툼한 감자도 맛나다. 좋은 감자를 썼다는 것은 먹어보면 안다. 버섯도 맛나거니와 돼지고기 맛이 다르다. 주인장에게 물었더니 좋은 부위의 생고기를 쓴단다.
앞에서 열심히 먹는 친구의 입맛이 궁금했다.
“맛나네!”
평소에 못 먹는 특이한 버섯도 맛볼 수 있다고 광덕 본토박이 친구가 전에 힌트를 주었다.
그 친구 말에 의하면 주인이 산에서 직접 딴단다. 비가 흠뻑 내린 늦여름쯤엔 싸리버섯과 능이에 귀한 오이 버섯까지 맛볼 수 있다니 그때쯤 또 오면 된다. 그러고 보니 식당 안쪽엔 산야초 담금주가 꽤 있다. 직접 담가서 판매도 한단다.
정신없이 먹다가 고개를 들었다. 작년 봄 “버섯찌개를 먹으며 지금까지 이렇게 싱싱함 버섯을 많이 먹기는 처음이야” 감탄하며 먹던 서울서 왔다는 사람들의 말이 생각난다.
그 자리에 어느 부부가 앉아 능이백숙을 먹고 있다. 맛있냐고 슬쩍 물었더니 토종닭에 능이를 듬뿍 넣어 국물이 깊으면서도 맛나단다. 다음에 오면 능이백숙도 맛봐야겠다. 김치와 감자가 들어간 부침도 맛나다.
늘 일찍 문을 닫느냐고 물었더니 아니란다. 봄이 오니 호두나무와 매화나무에 거름을 주려고 한단다. 그러고 보니 호두전도 있다. 역시 광덕의 명물 호두를 이용한다. 다음에 먹어볼 것이 하나 늘었다.
앗싸! 자주 광덕산에 오를 이유가 또 생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