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대전우회 충남연합회장 겸 천안시지회장 김점산씨(51).
지난 5일(화) 시내의 첫 약속시간은 한치 어김없이 지켜졌다. 철저한 약속개념도 그렇거니와 작은 눈매에 쏘아보는 눈빛이 사뭇 매섭고 어깨에는 천근 바위가 얹혀있는 듯. 해병이란 ‘이래야’ 한다는 그에게 명예에 살고 멋에 사는 맛이 쏠쏠한 것처럼 보였다.
“우리는 말입니다. 방범순찰과 청소년 선도부터 교통봉사, 수중인명구조, 각종 자원봉사에 이르기까지 나서고 있습니다. 봉사하는 게 우리의 낙이고 멋이죠.”
현재 도 회원은 1천5백20명, 그중 천안 회원은 2백여명에 이른다. 자동가입이나 억지가입이 없는 점을 감안, 행사에 따라 모여드는 세는 대단하다.
올해 도 단위 활동은 연기군 고복저수지와 홍성 남당해안 청소. 조만간 아산 신정호와 천안 하천에 대한 정비계획도 갖고 있다.
“15개 시·군 지회에 사업계획을 받기로 했습니다. 특히 아산 신정호 물이 더럽다고 해서 우리가 한번 정화하려고 합니다.”
대화가 깊어지자 천안시에 대한 불만도 슬슬 나온다.
“우리는 순수 봉사단체입니다. 그러면 시 행정은 우리 사기를 높여주고 격려해주는 게 당연합니다. 그런데요 10원짜리 지원도 없이 노무자 부려먹듯 해서 섭섭할 때가 한두 번이 아닙니다.”
회원들이 한두 푼씩 내는 회비로는 봉사한계가 느껴진다는 그. 하다 못해 자신들이 마련한 컨테이너 하나 놓을 터가 없어 애간장 태운 생각에 미치면 봉사하면서도 은근히 부아가 치민다.
▶다른 지역은 어떤가-
서천, 보령은 인명구조장비를 지원해줬어요. 연기는 고복저수지 청소에 식사 등을 제공하고, 공주는 하상주차관리를 해병 전우회에 맡겼죠. 인근 아산만 해도 수천만원을 지원해 사무실을 마련해 주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천안은 남 일처럼 대해요. 아마 충남 도내 15개 시·군 중 천안의 지원체계가 제일 허술할 겁니다.
▶천안 활동이 미흡한 건 아닌가-
주 활동영역인 해안가나 강가가 적긴 하지만 활동 자체가 적은 건 아닙니다. 벙범순찰부터 하상정리까지 다양한 봉사로 주민편의에 노력하고 있어요. 그 결과로 제작년엔 환경부장관상도 받았고 전국 우수지회로 선정되기도 했죠.
▶비영리 단체로 회원수입 외에 수익사업은 없나-
수익사업이라 보긴 그렇지만 행사시 잡상인 출입을 막아주며 식사값 정도 받긴 했어요. 하지만 최근 경호업체측에 일을 맡기면서 우리 할 일이 줄어들었죠. 우리는 ‘비영리 단체’라 계약이 성립 안 된다지만 제가 알아보니 핑계일 뿐이에요. 노점상 단속이나 불법주차관리, 하상주차장 관리 등을 맡기면 봉사활동에 드는 운영 형편이 좀 나아질 텐데… 고민중입니다.
▶해병대 전우회만의 특징적인 사업구상은 없나-
있습니다. 요즘같은 여름휴가철에는 해병 병영체험이 인기잖아요. 천안도 태조산 청소년수련장이나 태학산 자연휴양림쪽에 극기훈련장을 설치하면 어떻겠는가 하는 생각이 있습니다. 시 협조만 있다면 우리 해병 전우회가 충분히 운영해 나갈 수 있거든요. 물론 여름과 겨울 한두 달만 집중 운영하면 될 거요. 시장님이 그런 생각을 갖고 있는지 모르겠어요.
▶향후 계획이 있다면-
그동안 일봉초등학교 앞에 있던 컨테이너 사무실을 충무로 다리 밑으로 옮겨 조립식 사무실을 마련키로 했습니다. 이후 시내 취약지구 순찰과 시 규모에 맞는 회원 확보에 주력할 생각이에요. 그리고 올 가을에는 관내 하천정비에 2백여명 규모의 도 연합회원을 불러 모을 생각입니다.
▶교통봉사로 많이 알려져 있는데 시민들에게 한말씀-
해병 전우회는 자발적으로 순수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 단체입니다. 개개인이 시민 구성원으로, 친목단체로만 있을 수 없어 지역봉사에 나서는 것임을 알아주시고 격려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일부 시민들이 ‘제네들, 또 나서네’ 할 땐 봉사활동에 회의적인 생각도 들거든요. 앞으로도 지역의 궂은 일에 해병 전우회가 앞장서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