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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암이라는데 … 지금 ‘몇 기’인가요?

등록일 2022년10월28일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송금종 교수/순천향대천안병원 외과

“제가 동네병원에서 위내시경 조직검사를 했는데 위암이라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저는 몇 기인가요?”, “저희 아버님이 위암이라는 얘기를 듣고 내시경 검사 사진이랑 혈액검사, CT 결과지를 가지고 왔습니다. 완치가 가능한가요? 몇 기이신거죠?”

모두가 궁금해하는 ‘병기’

외래에서 진료를 하다보면 환자나 보호자들이 가장 많이 묻는 것 중 하나가 바로 ‘병기’에 대한 질문이다. 위암을 처음 진단받은 환자나 보호자의 입장에서는 현재 위암의 진행정도나 심각성이 어느 정도인지가 가장 궁금하고 중요한 사항일 것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환자들은 자신이 원하는 정확한 병기에 대한 대답을 바로 얻지 못한다. 왜 그럴까? 

여러 검사로도 ‘추정치’만

그것은 바로 위암의 병기결정 방법에 있다. 위암의 병기는 크게 3가지에 의해서 결정이 된다. 위벽의 침범 깊이, 주변 임파선의 전이 정도, 그리고 다른 장기로의 전이여부가 위암의 병기를 결정하는 요소인 것이다. 이러한 사항들을 확인하기 위해 수술 전 위내시경, 위초음파내시경, 복부 및 흉부 CT, PET-CT 등 이름도 생소한 여러가지 검사들을 진행하게 된다. 
그러나 이런 검사들이 모두 진행된 후에도 여러분의 담당 교수들은 정확한 병기를 알려주지 않는다. 바로 이러한 검사들은 치료방법 결정을 위한 검사이기 때문이다. 이 검사에 근거하여 수술 등 치료방법을 정하게 되며, 이때 '임상적으로 몇 기 정도로 추정된다'라는 정도의 판정만 가능하다.

최종 병기는 ‘수술 후’에

환자들이 알기 원하는 최종 병기는 임상 병기에 근거하여 진행된 수술을 통해 떼어낸 위조직과 임파선을 병리학적으로 확인한 후에 나오게 된다. 따라서 보통 수술 이후 첫 병원 방문 때에야 정확한 내 병기를 알 수 있다. 
위암으로 진단받은 환자들이 많은 검사 후 첫 외과 진료에서 병기를 물어본 뒤 ‘지금은 바로 알 수 없다’는 답변을 들으면 대개 의심의 눈초리를 보낸다. ‘이렇게 많은 검사를 했는데 왜 알지 못하냐’는 것이다. 환자들의 마음도 이해가 가기에 병기 설정에 관한 사항을 자세히 설명한다. 그렇게 수술 후 최종 병기가 나온다는 것을 들은 뒤에야 대부분의 환자들이 수긍하게 된다.

“의심의 눈초리는 거두세요”

그러나 끝까지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못하는 환자들도 있다. 그럴 때면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이렇게 얘기를 하곤 한다. “대한민국, 전 세계 어디를 가셔도 저와 같은 설명을 해 드릴 겁니다. 지금 정확한 병기를 알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수술 후 조직검사 결과가 나오면 환자분의 최종 병기와 그에 따른 향후 치료방향에 대해서 자세히 설명하고 상담을 해드리게 된다. 이 짧은 글이 환자들이 위암의 병기결정에 대한 궁금증을 어느 정도 해소시키고, 위암 환자와 의사 간의 신뢰 형성에 도움이 되기를 소망해 본다.

송금종 교수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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