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화/37·거산분교 학부모회장
천안시 두정동에서 40분거리인 아산시 송악면 송남초등학교 거산분교로 두 아이를 등교시키고 있는 박경화씨.
최신 기자재를 도입하고 있는 신설초등학교를 바로 옆에 두고 거산분교로 굳이 아이를 보내는 까닭이 뭘까. 박경화씨는 아이들이 즐겁고 행복하고 스스로 공부를 터득하는 것이 학교의 기능인데 아이들이 그것을 배울 수 있다면 먼 거리라도 마다하지 않는다고.
비단 박경화씨뿐만 아니라 거산분교로 아이를 보내는 학부모들은 그런 참 교육을 맛보고 있다고 그는 단언한다.
▶작은학교가 공교육의 도전이란 말을 듣고 있는데
-절대 그렇지 않다. 거산분교의 교육은 공교육내에서 교육의 기치를 더 찾아보고 좀더 보강해서 진실된 공교육을 찾아보자는 것이다. 다만 공교육을 작은 단위에서 시작하고 학생, 학부모, 교사가 삼위일체 된 교육주체를 찾아 모범을 보이면서 공교육을 정화시켜 나가자는 것이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교육청 및 정부기관의 관심과 노력이 절실한 것이다.
▶작은학교를 통해 얻은 것은 무엇인가
-공교육 내에서 대안찾기의 가능성을 확인했다. 무엇보다 학생들이 학교생활에 만족하고 있다. 내 아이만 하더라도 창조적이고 생명을 아끼는 마음을 배워가는 것을 부모가 확인하니 너무 기쁘다. 예전에는 학부모 모임을 싫어했는데 잦은 학부모 모임으로 아이들 교육과정을 확인하면서 학교를 이해하고 주체적인 참여가 공교육을 더욱 공고히 해 나간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 교사들의 노력이 아이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작은학교 교육을 통해 배웠다.
▶본교 승격 왜 중요한가
-통폐합 위기에 몰렸던 송남초등학교 거산분교는 학부모, 교사들이 주축으로 지난 2001년부터 준비를 거듭하면서 이듬해 천안, 아산 거주지역의 학생들이 전입해 통폐합 위기를 벗어나 전원형 작은학교로 거듭났다. 현재는 전교생이 1백20여명으로 본교 승격인원이 되고 있으나 아산교육청은 작은 학교가 일시적인 현상일 수 있다는 것과 이곳 초등학생 유입이 계속 줄 것으로 예상 돼 본교 승격을 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곳이 통폐합을 앞두고 있던 학교라 시설이 열악하고 교사의 업무과중, 학생들의 불편이 이어지고 있다. 본교 승격은 이런 불편함을 다소 해결해 준다. 또한 작은학교를 통해 이뤄져 왔던 교육이 보다 확장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질 것이다.
▶최근 아산교육장의 발언을 문제삼고 있어 귀추가 주목되는데
-최영락 아산교육장이 교육위원 감사현장에서 거산학교를 “교실인지, 난장판인지”라는 말을 해 공교육 토대 아래 교육의 기치를 세우려고 했던 거산분교의 학부모, 학생, 교사들의 바람을 져버려 학부모들이 최 교육장의 사과와 거산분교의 본교 승격을 해달라는 요청을 하고 있다.
현재는 1인 시위를 계속하고 있다. 이것은 최교육장이 거산분교의 교육에 대해 작은학교에 대한 잘못된 시각과 교과과정에 대한 이해가 없었던 것이 원인이라고 본다. 이 발언으로 인해 거산분교가 본교로 승격하려는 의지를 꺾고 공교육을 더욱 공고히 하자는 학부모, 교사, 학생들의 의지를 꺾은 것이어서 사과와 본교 승격을 받아내고자 하는 것이다.
아이를 거산분교로 보내면서 아이들이 스스로의 학습성을 기르고 사회를 따듯하게 바라보는 동심을 보았다.
교육을 잘못 받았다면 이런 일이 가능할까. 최 교육장의 발언은 아이들의 이런 교육을 이해하지 못한데서 비롯됐기 때문에 사과를 받아내고 작은학교의 교육이 일부인들의 교육이 아닌 앞으로 많은 학교들의 선진적 교육방침이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