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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로니에냐구요? ‘일본칠엽수’지요

흡사 밤열매같은… 가시처럼 나있으면 유럽 마로니에, 없으면 일본 칠엽수    

등록일 2022년10월16일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천안 청수동의 세무서 앞을 지날 때였다. 아이들이 밤을 주웠다며 열매를 내밀었다.

밤과 비슷하니 지나가던 어른들도 뭐냐고 묻는다. ‘일본칠엽수’ 열매다. 일본이 원산지라 붙여진 이름이다. 아이는 요리조리 돌려보다가 먹어도 되느냐고 묻는다. 
 

아니다. 독성이 있어 그냥 먹으면 구토와 어지럼증이 생기고 심하면 사망까지 한다. 오죽하면 청설모나 다람쥐도 탐내지 않을까?

일본에서는 도토리처럼 물에 담가 쓴맛과 독성을 우려낸 후 묵을 쑤거나 떡을 만들어 먹는다고도 하고 한방에서 ‘사라자’라 하여 약으로 쓴다.

유럽의 마로니에(marronnier)는 말이 헐떡거릴 때 먹였다고 말 밤(Horse chestnut)이라 하는데 정맥류 질환이나 소염에 썼고, 열매를 말려서 벌레 퇴치용으로 옷장에 넣었다. 

우리에게 노래로 익숙한 마로니에는 유럽산이다. 프랑스나 독일에서 가로수로 많이 심는다.
 

▲ 일본칠엽수 열매의 겉표면은 매끈, 가시처럼 보여지는 건 유럽에서 자생하는 '마로니에'다. 서양칠엽수라고도 불린다.


우리나라에서 보는 칠엽수는 대부분 일본칠엽수로 일본에서 들어왔다. 마로니에와 구별하려면 열매의 껍질을 봐야 한다. 마로니에는 껍질에 가시가 있고 칠엽수는 가시가 없다.

덕수궁의 마로니에는 네덜란드 공사가 고종황제에게 선물한 묘목으로 한국1호 마로니에다.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에도 마로니에가 한 그루고 나머지는 칠엽수로 판명되었다.  
 

천안에도 칠엽수 가로수 길이 있다. 쌍용동 컨벤션센터 앞에서 두정동 쪽으로 가는 길과, 청수동 중부도시가스에서 세무서와 대전지방법원 천안지점 앞을 지나 광풍로와 맞닿는 곳이다.

신부동 신세계백화점 주차장에 있는 칠엽수는 천안에서 가장 수형이 아름답고 그늘이 깊다. 청수동 우미린 아파트 입구에 있는 칠엽수도 제법 크다. 칠엽수의 매력을 알았는지 우리나라 곳곳에서 눈에 띤다. 
 

예술가들의 영감을 자극하는지 마로니에에 대한 그림이나 글이 자주 보인다.

모리스 드니의 ‘뮤즈들’ 고흐의 ‘꽃이 핀 마로니에 나무’ 프랑스 철학자 사르트르는 ‘구토’라는 책에서 마로니에 나무의 뿌리를 보고 구토의 원인을 찾는다.

우리도 칠엽수 깊은 그늘서 차도 마시고 글도 쓰는 날이 곧 올 듯하다. 그러나 열매가 떨어져도 먹는 것은 삼갈 일이다.  

김다원 리포터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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