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시가 후원하고 한국예총 천안지회(회장 현남주)가 주관하는 천안예술제가 도솔공원 야회공연장서 3일간 열렸다. 개막식 날 시민의 눈으로 도솔광장의 축제를 관람했다. 문인협회 행사에 관심이 많다 보니 그쪽으로 보는 눈도 쏠리게 되는 건 어쩔 수 없나 보다.
8일(토) 오전 9시 전인데도 도솔공원 파크골프장엔 이미 많은 이들이 공을 치거나 걷고 있다.
바람은 상쾌한데 하늘은 푸르고 구름은 뭉게뭉게 떠 있다. 행사장 길을 따라 세운 천안문인협회 회원들의 시화로 간다. 행사에 참여할 이들이 햇살 내린 공원의 잔디밭을 걸어와 시를 감상하기도 하고 하얀 천막이 처진 야외공연장 돌의자에 앉기도 한다.
10시에 천안문인협회가 주관한 어린이 동화구연대회가 시작됐다. 유치원 어린이들이 책 한 권을 다 외운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닌데, 6살 아이들은 할머니 목소리도 능청맞게 내고 땅에 구르면서 몸으로 상황도 표현했다. 이들이 커서 만들어갈 우리문화를 상상하는 시간도 좋았다.
이어진 애송시 낭송대회는 참가자들의 낭송수준이 높아 수상자를 선정하는데 애를 먹었다는 심사위원의 말이 있었다. 참가자들은 낭송도 잘했지만 시에 맞게 의상도 멋지게 갖추었다. 유치환의 시 ‘행복’으로 대상을 받은 이은영, 마종기의 시 ‘우화의 강’으로 최우수상을 받은 황명희의 낭송은 듣는 이를 몰입하게 했다는 평이었다.
문학과 음악이 잘 어우러지면 참 향기롭다.
시 낭송 시작하기 전, 그리고 낭송 중간에 지토벤(지성철)의 피아노 연주가 있었다. ‘가을의 속삭임’ ‘엘리제를 위하여’ 등 어린이와 어른이 모두 좋아하는 곡을 연주하니 앵콜이 쏟아졌다.
또 테너 남형근의 ‘시간에 기대어’, ‘10월의 어느 멋진 날’ 등의 노래가 지토벤의 연주와 멋지게 어우러지니 축제에 참여한 이들은 몸을 흔들며 리듬을 타거나 박수로 화답했다.
코로나19 때문에 온라인으로 실시한 민촌백일장은 전국에서 참여했다. 이번엔 참가자들도 많았고 수준도 높았다며 정인숙 회장은 수상자들에게 감사의 말을 전했다. 내년부터는 현장에서 할 것이란다.
일반부 대상은 ‘길’을 쓴 이성은이 받았다. 천안문인협회 부스에서는 ‘천안시’, ‘예술제’란 주제로 삼행시를 짓는 행사와 함께 주변에는 시화전이 열렸다.
천안문인협회 행사에 이어 동호인 페스티벌 1부 ‘이제다시’가 이어졌다.
팬 사랑의 팬플루트, 은피리 플푸트중주단, 셋잇단음표의 통기타, 국향의 가요합창, 행타의 통기타, 댄스컴퍼니의 무용, 정선은의 성악으로 이어진 후 개막식과 축하공연으로 흥을 돋우었다.
박상돈 시장은 코로나19 이후에 대면으로 ‘천안예술제’를 열게 되어 기쁘다면서, 이제는 문화예술로 삶의 질을 이야기하는 시대니, 우리 천안이 문화예술의 본산이 되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특히 한국미술협회 주관 전국미술대전을 천안에서 하기로 협회측과 협약이 되었고, 천안 독립기념관에서 2026년 ‘한국k컬처 세계박람회’를 준비하고 있다며 천안의 문화예술 발전에 대한 비전을 제시했다.
개막식 후 이어진 2부 ‘특별한 선물’ 공연에서는 피카춥스의 통기타, 폴리포니의 아코디언, 천안 우쿨앙상블의 우쿨렐레, 아무르앙상블의 색소폰, 루멘앙상블의 오카리나, 하모프랜즈의 하모니카 연주가 이어졌다. 축제는 즐기는 이들의 것이라 했던가.
트로트 가수 홍단비의 노래가 시작되자 흥에 겨운 이들이 모두 나와 한바탕 춤판이 벌어졌다.
토요일 행사 마지막으로 국악협회에서 능소와 박현수의 이야기를 담은 ‘시집가는 날’ 공연이 있었다.
놀이패신바람의 전통혼례마당에선 능소와 박현수가 혼례를 올리고 시민에게 다가가 축하를 받았다. 다산하라고 신랑·신부에게 주는 밤과 대추를 관객에게도 주자 시민들의 얼굴엔 미소가 가득했다.
서도민요의 연평도 난봉가와 사설난봉가 신바람 나게 퍼지고, 강마을의 대금 가야금 합주는 우리음악의 멋진 가락을 들려주었다.
화원국악원의 화선무가 화려하게 춤사위를 열고, 경기민요의 장기타령과 뱃노래는 관객의 어깨를 들썩이게 했다. 타악 퍼포먼스그룹의 신나는 소나타도 관객의 열렬한 호응을 얻었다. 모든 축제를 다 보고 싶으나 토요일의 축제를 보는 것으로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