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 77주년이 얼마 지나지 않은 지난 8월18일 김태흠 충남도지사, 이용록 홍성군수, 한동헌 천안부시장은 야코 켄이치 칸토덴카(關東電化) 화인프로덕츠 한국공업 대표 등과 투자협약을 체결했다. 천안시가 50년간 총 3만3000여 제곱미터의 부지를 무상으로 제공하는 내용이 포함된 협약이다.
이명수(국민의힘) 의원이 2011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칸토덴카공업은 일본 전쟁범죄기업이다. 이 회사는 일본제국주의 시기에 조선인을 강제동원하고 군수품 납품을 통해 성장하며 전쟁범죄에 적극 가담한 기업이었다. 이 의원은 전쟁범죄에 적극적으로 가담한 기업에 대해서는 입찰을 제한하고, 제한할 수 없을 경우 사회적 책임을 다하도록 권고하고 촉구하는 노력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2019년 우리 대법원은 강제동원 피해자 배상판결을 내렸다. 이 판결로 일본정부는 수출규제 등의 보복조치에 나섰고 이에 우리 국민은 독립운동은 못했지만 일본제품에 대한 불매 운동을 하겠다 선언하며 반성없는 일본의 태도에 분노한 바 있다. 하지만 일본정부는 강제 동원 피해자에 대한 사과나 배상을 하지 않고 현재까지 우리 대법원 판단을 뭉개고 있다. 일본정부의 사과와 배상이 선행되어야 올바른 한일관계가 형성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윤석열 정부는 어이없게도 광복절에 일본은 함께 힘을 합쳐야 하는 이웃이라 말하며 해결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이런 국내외적 상황에서 전범기업 칸토덴카 화인프로덕츠 한국공업 증축 유치는 도민들에게 큰 충격을 안겨 주고 있다.
일본 전범기업 유치는 비단 이번만이 아니다. 충남도는 과거 안희정 도지사와 양승조 도지사 시절에도 일본 전범기업을 유치하여 물의를 일으킨 바 있다. 지난 2015년 안희정 전 충남지사는 일본 정공주식회사와 투자협약을 체결했다. 일본정공은 2차 세계대전 중 일본군에 군수품을 공급한 군수회사이자 전범기업이다. 그리고 2021년 양승조 전 충남지사는 충남도청에서 일본 다이킨 공업과 투자협약을 체결했다. 다이킨 공업 역시 전범기업이며 수많은 조선인을 강제동원한 기록이 있다. 이 두 회사는 현재 천안과 당진에서 공장을 가동중에 있다.
일본정부는 강제동원 피해자에 대한 사과와 배상은커녕, 광복절을 열흘 여 앞둔 지난 4일 ‘연금 탈퇴수당’이라며 피해자에게 ‘931원’을 지급했다.
여전히 그 어떤 반성도 없이 피해자들을 욕보이고 있는 일본정부와 전범기업을 두고 ‘과거에 얽매이기보다 경제적 성과를 얻는게 중요하다’라 이야기하는 충남도의 인식은 민족의 자존감을 팔아먹는 일임을 명심해야 한다.
충남도의회는 지난 2019년 일본정부의 수출규제 조치가 시작되자 일본 전범기업 제품의 공공구매를 제한하는 조례를 입법예고했고, 교육위원회는 ‘충남도/교육청 일본 전범기업제품 공공구매 제한조례’를 심의·의결하기도 했으나 석연치 않은 이유로 본회의에 상정되지 않았다. 아베정권의 무도한 보복성 경제 전쟁에 대해 국민들은 불매운동으로 맞서고 있을때 의회에서는 전범기업에 대한 법적제재를 가할 수 있는 조례가 무산되고, 도는 전범기업을 유치하고 행정적 편의를 봐주었던 것이다.
충남도의회는 이제라도 전범기업에 대한 지역유치와 지원을 제한하는 조례를 제정하거나 충분히 감시할 수 있는 기능을 마련해야 한다. 우리는 전범기업을 비롯한 문제업체에 대한 무분별한 유치를 중단하고 민족 자존심을 훼손하지 말도록 강력촉구한다. 돈으로 살 수 없는 소중한 민족혼과 숭고한 독립 정신을 떠올리기 바란다.
충남시민사회단체 연대회의/ 남북상생통일충남연대 당진참여자치시민연대 당진환경운동연합 민족문제연구소충남지부 민주노동조합총연맹세종충남본부 보령시민참여연대 복지세상을열어가는시민모임 서산태안환경운동연합 서산풀뿌리시민연대 아산YMCA 아산시민연대 아산이주노동자센터 예산참여자치시민연대 예산홍성환경운동연합 전국농민회충남도연맹 천안KYC 천안YMCA 천안녹색소비자연대 천안아산경제정의실첨시민연합 천안아산환경운동연합 천안여성의전화 천안여성회 청양시민연대 충남동학농민혁명단체협의회 충남민주화운동계승사업회 충남청소년인권문화네트워크 충남친환경농업협회 태안참여자치시민연대 평등교육실현을위한천안학부모회 홍성YMCA 홍성문화연대
<참조>
시는 8월18일 오후 충남도청 대회의실에서 신동헌 천안시부시장을 비롯한 김태흠 충남도지사, 기업대표 등이 참석한 가운데 칸토덴카화인프로덕츠한국 주식회사와 투자협약(MOU)을 체결했다.
일본 칸토덴카 공업의 자회사인 칸토덴카화인프로덕츠한국(대표 야코 켄이치)은 반도체 제조용 특수가스를 생산하는 기업으로, 국내시장 투자를 지속해서 늘려가고 있다. 이번 협약으로 천안제5산단 외투지역 확장부지 2만5098㎡에 3000만불(한화 360억원)을 투자해 공장을 증설하고 50명을 신규고용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