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시가 ‘천안12경’을 재정비하기로 했다.
22일 시청 중회의실에서 ‘천안대표관광자원 재선정 용역착수보고회’를 개최했다. 2009년 천안12경 지정 이후 13년이 지났다.
천안은 대표관광자원의 재검토 필요성이 대두됐다고 이유를 밝혔다. 또한 ‘최근의 관광트렌드’를 반영한 자원재정비 차원이라고 했다. 이번 재선정 용역에서 기준이 되는 것은 천안의 대표성, 상징성, 경관, 문화·역사의 우수성, 보존가치, 대중성과 활용성 등이다.
박상돈 시장은 “대표 볼거리를 재정비해 천안의 대표관광자원을 확보하고, 이를 활용해 천안의 고유브랜드로 창출하는 등 천안관광사업 활성화에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시가 재정비를 결정했지만, 겨우 13년만에 ‘최신 트렌드’ 운운하며 재조정한다는 것은 그만큼 처음의 선정결과가 부실했음을 말해주는 것이기도 하다. 기존 자료 등을 폐기하고 새로 조정하는데 드는 비용과 그간 홍보했던 인지도 문제 등, 부실함의 결과는 막대한 물적·심적 낭비로 귀결된다.
처음부터 잘못꿰어진 ‘천안12경’
2009년 2월 백석문화대학에 막대한 용역비를 들였지만 ‘천안8경’의 결과는 다분히 실망적이었다. 최종용역 막판에는 꼭 8경에 국한할 일이 무엇이냐며 갑자기 4경이 추가되기도 했다.
시가 선정한 ‘천안12경’은 천안삼거리, 독립기념관, 유관순열사사적지, 아라리오광장, 병천순대거리, 태조산각원사, 광덕산설경, 천안종합휴양관광지, 왕지봉배꽃, 입장거봉포도마을, 흥타령축제, 천호지야경이다.
당시 용역연구는 ‘형식적’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모두 187쪽 분량의 자료에서 실제 천안과 관련된 연구자료는 관광지 기본현황과 설문조사 뿐이었다. 기본현황내용도 맞지 않는 것들이 눈에 띄고, 일부는 오·탈자도 보이는 등 용역에 따른 깊이있는 연구는 찾기 힘들었다.
설문조사는 천안거주민 388명을 대상으로 했으며, 2008년 여름 대학 학부생 20명을 조사원으로 활용했는데 설문조사 대상이 주로 지역대학에 다니는 외지학생이었다. 이는 관광객의 방문형태에서 학업이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 이를 방증하고 있었다.
가장 중요시되는 정책제언은 8쪽으로 작성돼 있었으며, 각 8경 후보지마다 겉핥기식 활성화방안을 언급하고 있었다. 예로 ‘병천순대거리’는 상품의 다양화 노력, 음식문화축제 개최, 식당로고 일원화, 대표조각상 설치를 언급하고 있었다.
8경 외에 최종보고회에서 즉석토론을 거쳐 4경이 추가됐다. 용역기관이 후보지로 제시한 21개곳에서 입장거봉포도마을과 왕지봉배꽃을 추가선정했으며, 후보지에는 언급조차 되지 않았던 흥타령춤축제와 천호지야경이 새로 뽑혔다.
본지도 당시 용역을 ‘아쉬운 용역결과’로 만들어진 ‘아쉬운 천안12경’으로 분석했다. 볼거리를 뜻하는 12경이 대사찰이나 사적지, 축제, 농산물, 제대로 조성되지도 않은 휴양지 등 모든 것을 버무려 놓았으니 “머지않아 재조정은 필수”라는 말을 하는 이도 더러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