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너 닫기
뉴스등록
맨위로

새로운 천안시의회, 이젠 부끄러움을 알자 

등록일 2022년07월04일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천안시의회 국민의힘 표 한개가 핵폭탄급 위력을 갖게 됐다. 그리고 실제 쓰여질 뻔했다. 

이번 제9대 의회는 국민의힘 14명과 더불어민주당 13명으로 구성돼 있다. 더불어민주당에서 표 1개가 넘어가는 거야 별 거 아니겠지만, 국민의힘에서 1표가 넘어오면 ‘권력’이 바뀐다는 걸 의미한다. 4일 ‘의장선출’과 5일 ‘의장단선출’부터 국힘 1표(김행금 의원)가 심하게 흔들렸다. 

먼저 의장선출건을 보자. 

국민의힘 최다선의원은 4선의 정도희 의원이다. 그 다음으로 김행금 의원이 유일한 3선이다. 정도희 의원이 전반기 의장을 맡는다면, 자연스럽게 후반기 의장은 김행금 의원이 되기 쉽다. 9대 의회도 그렇게 흘러가나 했다. 하지만 김행금 의원이 정도희 의원을 믿지 못했다. 8대의회때 국민의힘으로 떨어진 부의장 자리를 놓고 전반기 정도희, 후반기 김행금으로 약속한 바 있다. 하지만 정도희 의원이 전·후반기 모두 차지했다. 김행금 의원은 이를 배신이라 했고, 이후 불신했다. 정도희 의원은 김 의원이 당시 소송에 휘말려 있는 상태로 동료의원들이 요청해 어쩔 수 없었다는 취지로 해명했지만 김행금 의원의 눈에는 ‘욕심’으로만 비쳐졌다. 

그러니 똑같은 상황이 발생한 9대 ‘의장’자리를 놓고 “전반기는 내가 하겠다”고 주장한 거다. 정 의원과 동료의원들은 반발했다. 김행금 의원을 곱지 않게 보는 시선에선 “그가 의장자격이나 있는 거냐”며 자질론에 대한 불신도 내비쳤다. 

불리하게 돌아가는 상황에서 김행금 의원은 ‘칼’을 꺼냈다. 3선의원의 저력일까, 무모한 성향일까. 탈당하고 민주당쪽 편을 들 수 있다는 의도를 내보이며 ‘탈당계’를 제출했다. 

투표까지는 2~3일의 공백기. 민주당은 이들로부터 발생한 어부지리를 노렸고, 국민의힘은 최대한 봉합해 불상사를 막아야 했다. 4일 의장단 선출은 국민의힘 13명과 김행금 의원이 참여했고, 더불어민주당 의원 13명 모두는 불참했다. 국민의힘 의원들과 김행금 의원이 최종 담판을 본 것이다. 아마도 후반기 의장직에 대한 확고·불변한 약속을 받아낸 듯하다. 

만약 김행금 의원이 무소속이 되거나 민주당에 소속돼 민주당편을 들었다면 어찌될까. 

다수당과 소수당이 바뀌고 의장과 주요 상임위원장 자리는 민주당것이 됐을 거다. 게다가 4년 낸내 다수당의 힘을 선보이게 될 것이었다. 대신 김행금 의원은 국민의힘 등으로부터 ‘변절자’나 ‘배신자’로 낙인찍히겠고, 언젠가는 쓸모없어진 자신이 더이상 정치인으로 설 자리가 없어질 것이다. 그렇지 않아 다행이라면 다행이다. 
 


 

한 자리를 더 받아낼 수 있었다? 

천안시의회 상임위원회 자리는 모두 5개다. 의회운영위원회, 경제산업위원회, 행정안전위원회, 복지문화위원회, 건설교통위원회가 그것이다. 특히 운영위원장 자리는 야당으로써 의장과 다수당을 견제할 자리로 통한다. 막말로 ‘운영위원장이 꼼수부리면 아무것도 안된다’고 한다. 

관례대로라면 다수당이 3석, 소수당이 2석으로 나누면 불만 없다. 위원장 자리도 다수당이 선택한다. 즉 주요상임위 3석을 차지할 권리가 부여된다. 절차대로라면 다수결로 선출되는 자리이니, 다수당이 다 같자면 가질 수도 있는 자리다. 소수당으로써는 한두석이라도 받는 것이 어딘가 하는 입장에서 수용한다. 보이지 않는 협치고 관행이다. 

그런데 이번에는 변수가 발생했다. 김행금 의원이 탈당계를 내면서 다수당에 금이 간 것이다. 때는 이때다 하고 더불어민주당은 ‘3석’을 요구하게 된다. 김행금 의원과 국민의힘 의원들 사이 다툼이 커질수록 민주당은 ‘어부지리’를 노릴 수 있게 되었다. 

민주당 의원들은 잠깐이나마 꿈을 꾸었을 것이다. 김행금 의원으로부터의 변수가 민주당을 얼마나 유리한 방향으로 이끌 것인지에 대해서 말이다. 하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4일 민주당 의원들은 기자회견을 통해 “국민의힘이 다수당을 내세워 상임위원장 자리를 독식하려 한다”고 했지만, 국민의힘 의원들은 “5석의 상임위원장 자리에서 민주당이 3석을 요구한다”고 반박했다. 이제 헛된 꿈이 되었고, 다시 원래대로 돌아가야 한다. 국민의힘이 선택한 3석과 민주당이 차지할 2석에 대해 협의하고 원만히 타협해야 한다. 

상임위원회 자리가 정해지는 5일은 갈등이 정리된 그런 자리가 될 것이다. 

그리고 의원들은 알 것이다. 새로운 9대의회, 게다가 사무직원들도 시로부터 독립한 첫 의회이며, 전문인력도 대거 도입됐다. 첫 출발은 동료의원들과 ‘화목’하고, ‘협치’라는 이름으로 아름답게 출발한 것일까. 따지고 보면 별 거 아닌 문제일 수도 있는데 의원들 스스로 판을 키운 셈이다. 기자회견까지 열고 과하게 상대를 공격하면서 말이다. 부끄러움을 안다면, 다음은 반드시 좋은 방향으로 한걸음 걸어갈 수 있을 것이다. 부디 부끄럽기를 바란다. 
 

편집부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관련뉴스 - 관련뉴스가 없습니다.
유료기사 결제하기 무통장 입금자명 입금예정일자
입금할 금액은 입니다. (입금하실 입금자명 + 입금예정일자를 입력하세요)

가장 많이 본 뉴스

종합 뉴스 라이프 우리동네 향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