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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장애인 살기 힘들다 취업·교육 등 외면, 남성장애인보다 열악

등록일 2003년07월19일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윤순씨(40·가명·아산시)는 키 140정도 시각장애인이다. 윤순씨는 건강도 좋지 않아 교육도 받을 수 없었고 부모는 윤순씨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농촌의 부유한 집안의 정신지체아들에게 시집을 보냈다. 아이를 낳자 시부모가 ‘네가 무슨 아이를 키울 수 있느냐’라는 말만 남기고 아이를 빼앗아 버렸다. 자기 아이를 자신이 한 번 제대로 안아보지도 못했다. 사실상 씨받이에 불과했던 것이다. ‘뭘 할 수 있겠느냐’는 여성장애인에 대한 시각으로 인해 그들이 커나가는 발판이 무색하게 되고 있다. 여성 장애인의 현실 비단 윤순씨의 경우뿐 아니라 많은 여성장애인이 비장애인처럼 인생을 살아가기란 멀고도 험난한 길이다. 특히 교육이나 건강상태가 좋지 않은 여성장애인들에게는 관심과 사랑이 필요하지만 그에 대한 지원은 미약한 편. 현재 재가 여성장애인 수는 전체 국민의 1.1%인 53만 5천명으로 추정되고 있다. 전체 재가 장애인 중 38.6%를 차지하고 있다. 이중 충남의 여성장애인등록인 수는 3천92명. 이 대부분의 여성장애인은 윤순씨 처럼 교육, 건강, 가정경제에서 어려운 형편을 겪고 있다. 여성장애인이 자립하는데 중요한 요인중의 하나는 교육. 그러나 그 실정은 매우 열악하다. 2000년도 장애인실태조사에 의하면 여성장애인의 68.5%가 무학 및 초등학교 학력으로 남성장애인의 41.8%, 전국 여성의 29.6%와 비교해 저학력 계층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대학이상의 학력을 가진 여성장애인은 4.2%로, 남성장애인(11.2%)의 37.5% 수준에 불과했다. 전체적으로 초등학교 이하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며, 그나마 학교를 전혀 다니지 않은 경우도 37.0%나 차지, 남성장애인보다도 훨씬 낮은 것은 물론 비장애 여성과도 현저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여성장애인들의 경우 초등학교 교육받을 기회가 가정적, 사회적으로 제약 돼 있다. 남성장애인과 달리 특수학교가 멀리 있을 경우 보내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다. 실례로 김모씨(33·용화동·지체장애)의 경우 “성폭력 등의 우려로 성장기동안 계속 집에서만 보내다 최근에서야 바깥구경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로 인해 김씨는 성장 후 취업이나 사회생활에 큰 제약을 받고 있다. 김씨는 비단 자신뿐 아니라 많은 여성 장애인들이 적절한 교육의 기회가 부여되지 않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여성장애인의 취업 교육을 못받았다는 것은 일을 할 수 없다는 것이다. 장애와 여성이라는 특성으로 인해 노동을 한다는 자체가 남성에 비해 더욱 어렵다. 신체 정신적 기능 중 일부의 손상에 의해 장애를 입게 됨으로써 취업뿐만 아니라 직장 적응과 유지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토로한다. 특히 사회적으로 취업 및 임금이나 정년 등에서 성차별 요소와 함께 장애에 대한 편견 등으로 인해 더욱 불리한 처지에 놓일 수밖에 없는 형편. 통계에 따르면 전체 인구의 경제활동 참가율은 61.4%인 반면, 장애인은 47.8%로서 장애인의 경제활동 참가율이 13.6% 포인트가 낮았다. 장애인의 참가율을 성별로 구분해 보면, 남성장애인은 59.4%, 여성장애인은 29.3%로 남성장애인에 비해서 30.1% 포인트나 낮으며, 약 1/2 정도의 낮은 경제활동참가율을 보이고 있다. 여성장애인은 대부분 무직이거나 주부 등 비경제활동인구로 분류되고 있다. 취업하고 있는 여성장애인의 취업직종은 대부분 농림어업이나 단순노무직 및 서비스 판매직에 종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취업 장애인들의 취업직종이 단순노무직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고 종사상의 지위에도 불안정한 고용 등의 문제로 열악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장애인의 직업재활을 위해 국가가 해야 할 일로서 장애인 차별 완화를 위한 인식개선 21.3%, 임금보조 21.0%, 그리고 직업적응훈련 등 직업능력개발 20.5%를 지적하고 있다. 한편 여성장애인의 12.4%는 취업 정보제공을 요구하고 있으며, 남성장애인의 12.4%는 의무고용제 준수 유도를 지적하고 있다. 그러나 정부와 지자체에서는 이런 보호 기능이 전무한 실정이다. 장애인수급이나 생활보호대상자로 지정하는 것이 전부인 셈이다. 차별 없애는 발판은 여성장애인은 장애유형, 연령, 교육수준, 결혼 여부, 가족과의 동거여부, 자녀여부 등 개인별 특성에 따라 이들이 풀어야 할 당면 문제가 다르고 요구하는 복지서비스의 내용에도 차이가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한 보호장치는 전무한 실정이다. 김종인 나사렛대 인간재활학과 교수는 “여성장애인의 차별을 금지한다는 명문화된 조항을 삽입하고, 정부 및 지방자치단체는 여성의 특성에 맞는 서비스를 제공해야함을 의무조항으로 명시해야 할 것이다. 또한 여성장애인문제에 대한 정책을 개발하고 집행하는 행정조직을 명확히 해야 한다”고 강하게 주장했다. 이를 위해 보건복지부 장애인정책과의 주요 업무에 여성장애인의 보호와 지원을 명시하고, 관련 부처 및 민간기관과의 긴밀한 협조체제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다시 한번 강조했다. 차별을 없애기 위해 윤혜란 복지를 열어가는 시민들의 모임 사무국장은 차별을 없애기 위해서는 첫째, 지역여성장애인의 실태조사를 기초단체별로 실시해야한다고 밝혔다. 기초단체별로 지역의 재가 여성장애인의 현황 및 실태를 정확히 파악하고 그들이 갖고 있는 복지욕구 등을 분석해 전책의 기초 자료로 삼아야 한다는 것. 둘째, 지역 특성에 부응하는 지역 재가 여성장애인 프로그램을 개발·시행하자는 제의다. 지역의 여성정책을 전담하는 기관에서 지역 특성을 고려한 여성 장애인의 프로그램을 연구·개발·보급하면 여성장애인들이 일할 수 있는 창구를 열수 있다는 것. 셋째, 지역 여성장애인 복지정책을 위한 시·군·구 의회의 ‘조례’ 제정 등 법·제도적 지원책도 가장 중요하다. 여성 장애인 가족지원센터 운영 등을 지역 특성에 맞게 제도화하는 등도 필요하고 여성장애인의 e-biz(인터넷 비지니스) 산업도 지역 특산품으로 특화시켜 교육과 함께 사업으로 자리잡도록 해야 한다는 것. 한국사회의 고정적인 남아선호사상은 아직도 여성장애인에게 존재하고 있으며 이들이 길을 열어가는데 장애요인이 되고 있어 제도개선이 시급하다.
주아영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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