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기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진실화해위원회·위원장 정근식)가 지난 5월 한국전쟁 전후 종교인 학살사건에 대한 직권조사를 결정했다.
진실화해위원회는 이 사건이 역사적으로 중요하며 진실규명사건에 해당한다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근거가 있다고 내다봤다. 이들은 한국전쟁 전후 기독교 탄압사건에 대한 심층적인 연구·조사가 필요하다고 판단, 관련 연구용역을 실시했다. 이를 통해 전후 1100여명에 이르는 기독교인이 광범위한 지역에서 적대세력에 의해 희생됐다고 조사됐다.
희생규모가 많은데 비해 진실규명은 미흡한 실정이다. 예로 기독교 희생사건 가운데 가장 피해가 큰 전남 영광 염산면의 염산교회(77명)와 야월교회(65명)의 집단희생사건도 1기 진실화해위원회에서는 조사되지 않았다.
이번 2기에서 한국전쟁 전후 기독교 탄압 관련 접수된 사건은 38건(38명)이나 전체희생자는 1100명을 넘어설 것으로 추정했다. 이에 직권조사를 통해 개별사건에 대한 구체적인 피해사실 규명과 더불어 역사적이며 전체적인 맥락에서 종교인 학살피해의 원인과 성격을 규명할 예정이다.
종교인 학살사건 직권조사 결정이유
한국전쟁때 민간인 피해와 함께 기독교인들이 입은 많은 피해 역시 인민군의 퇴각과정에서 일어났다. 기독교인 집단희생은 1950년 9월 말 전후로 집중적으로 이뤄졌으며 여러 지역에서 광범위하게 발생했다.
집단희생자가 많이 발생한 교회는 대표적으로 충남 논산의 ‘병촌교회’, 전북 완주의 ‘마재교회·단지동교회·학동교회’, 전북 군산의 ‘원당교회·해성교회·지경교회’, 전북 김제의 ‘만경교회’, 전남 영광의 ‘염산교회·야월교회’, 경남 울산의 ‘월평교회’, 강원 철원의 ‘장흥교회·철원교회’ 등을 들 수 있다. 이외에도 많은 교회가 피해를 입었고 개인적으로 피해를 입은 기독교인들도 적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들이 희생된 이유는 적대세력이 기독교를 공산화에 반대되는 반동으로 규정했기 때문이다. 기독교인들은 각종 우익단체에서 활동하며 인민군이나 좌익들과 대립했다. 또한 예배당 사용문제를 놓고도 기독교와 인민위원회 사이에 갈등이 있었고, 기독교는 미국선교사와 밀접한 관계로 인해 친미세력으로 간주되기도 했다. 여기에 천주교 피해도 개신교와 비슷했다.
피살(개신교 849명·천주고 54명), 옥사·병사(천주교 33명), 피랍(개신교 177명·천주교 30명), 기타(천주교 2명)로 인한 희생자는 1145명으로 조사됐다.
2021년 진실화해위원회에서 발간한 연구용역결과보고서에 의하면 한국전쟁 전후 기독교는 인민군, 지방좌익, 빨치산 등 적대세력에 의해 광범위한 지역에서 탄압받고 희생됐다.
전쟁시기에 종교인에 대한 광범위한 학살은 적법한 절차를 거치지 않고 방어권도 주지 않은 채 개인의 생명권이 박탈된 반인권적 사건으로 진실규명이 필요한 중차대한 문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