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솟대작가 안영기를 아시나요?

천안 수신에서 아리랑 공방 운영… 변형된 솟대작품으로 동남구청 로비에서 전시 

등록일 2022년06월22일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우리나라 풍습에서 특이하다는 것이라면 도깨비, 장승, 탈, 서낭당, 이런 것들이 있다. 여기에 장승보다도 더 오래 됐다는 ‘솟대’가 있다. 솟은 막대를 뜻하는 솟대는 긴 막대 끝에 새가 앉아있는 형상으로, 영동지역 방언으로는 ‘진또배기’로 알려져 있다. 하늘과 소통하며 풍농과 풍어를 기원했던 솟대, 또한 마을의 안녕과 수호에도 장승과 더불어 한 몫 했다. 천안에는 북면에 솟대마을이 있다. 
 

천안 수신사람, 안영기(74) 솟대작가가 천안 동남구청 로비에서 솟대전시를 갖고 있다.

천안문화재단 문화예술창작지원사업으로 20일부터 24일까지 5일간 전시하고 있다. 작품전시에 흡족한 김영옥 동남구청장은 매년 하자는 제안에 ‘힘들다’고 손사래 치는 작가지만 이렇듯 알아주는 분들로 전시로 인한 고됨이 피로회복제처럼 풀린다. 
 

작품은 자체로도 보기 좋고 아름답지만 그가 붙인 작품의 이름과 의도가 절묘해 관람객들에게 더욱 깊은 관람의 풍미를 더해준다. 
 

둥그런 원 형태속의 솟대의 작품명은 ‘긍정의 힘’. “한번 말하고, 두번 들어주고, 세번 끄덕여준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선택된 나무의 썩은 부분을 세밀하게 파내고, 깨끗이 닦고, 기름으로 삶아야 비로소 솟대작품으로 변모할 기본자격을 갖추게 된다는 안 작가는 다시 작품설명으로 이어간다.
 

부부금슬을 논하는 ‘계영배’는 “모든 지나쳐서는 안된다”며 70%에 만족하는 부부의 삶을 권한다. 이를 부연설명하기라도 하는 듯 황소나 사자같은 형태 위에 수많은 오리솟대들을 배치하고 ‘과유불급’이라는 이름을 지었다.  
 

아카시아 나무의 뿌리부분을 거꾸로 작품화한 ‘역동성의 멋’도 인기가 많다고 귀띔하고, 작품 ‘그래도라는 섬’에 대해서는 “그런 섬은 어디에도 없지만 ‘그래도 당신이 있잖아’ 하는 뜻”이란다. 

그러고 보면 안영기 작가의 작품들이 대부분 ‘긍정’의 의미를 담고 있다.

힘든 삶 조차 지나간다는 의미의 ‘미드라쉬’를 붙여내는 작가의 의도는 그에게 의도하는 바가 있음을 전해준다. 삶을 감사하게 살아가라는 것, 힘들어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힘내라는 것.

그래 솟대가 바로 그런 의미였기에 작가는 더욱 간절한 희망과 소망을 담아내고자 애쓰고 있는 것이었구나. 
 

그는 한 곳을 지긋이 바라보며 작품에 대한 애증을 발산한다. ‘인생내공’이라는 작품인데, “저 작품을 만드는데 너무 힘들었어요. 게다가 다치기도 했답니다” 한다. 그렇게 탄생한 작품까지도 긍정으로 품안다니…, 솟대를 통해 작가 스스로 큰 선물을 받은 것은 아닐까 싶다. 
 

▲ 안영기 작가의 솟대디자인 특허.. 오리 형태


솟대이야기를 좀 더 하자면, 솟대는 청동기시대부터 만주나 몽골, 시베리아, 한반도, 일본 등 북동아시아 지역에서 행해왔다. 형태를 기준으로 솟대·짐대·돛대·설대·새대·장승대 등으로 구분된다. 

지역에 따라 동제를 지내면서 ‘짐대백이’, 또는 ‘진또배기’라 부르기도 한다. 강원도 지방을 중심으로 솟대를 말하는 ‘짐대’에 새가 박혀있다는 ‘짐대박이’ 발음이 변화해 ‘진또배기’가 됐다 한다. 

강릉 강문동에 있는 ‘강릉강문동짐대백이(진또배기)’가 전승돼 오는데 4.5미터 높이의 소나무에 35센티미터의 둘레의 장대 끝에는 나무오리 세 마리가 앉아있는 형상이다.  

솟대 위에 얹는 새로는 까마귀, 기러기, 갈매기, 따오기, 까치 등인데 보통은 오리라고 인식한다. 오리는 하늘을 날면서 또한 물 안팎을 자유롭게 다니며 철새라서 대이동을 하는데 고대인들은 오리가 저승의 세계로 떠났다고 여겼다. 그러니 하늘과 물속을 소통하고 저승의 전령사로 이미지를 얻는 오리가 적격일 수밖에. 

안 작가는 오리와 함께 솟대의 새로써 기러기를 예찬하기도 한다. “기러기는 금슬이 좋고 장수하며 목숨을 다해 자식을 지키는 속성이 있다”고 했다. 
 

한편 안영기 솟대작가는 천안 수신면에서 태어나 고등학교까지 천안에서 학교를 다녔으며, 평생 교편생활을 했다.

미술분야 꾸미기를 좋아하다 미술교과서와 교사용지도서 집필위원으로도 활약했고 꾸미기와 관련한 책도 냈다. 그러다 우리나라 100대 민족문화상징물에 포함된 솟대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솟대 디자인 특허도 갖고있는 ‘솟대작가’로 이름을 알리게 됐다.

경기도에서 초등학교 교장으로 퇴임한 후 3년 전 병천에 내려와 살게 됐고, 수신면에서 ‘아리랑 공방’을 운영하고 있다. 


문의: 010-7104-9502 <천안 수신 아리랑공방>

김학수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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