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명길/태조산공원관리사업소
입장면사무소에서 지난 4월 태조산 공원관리사업소로 근무지를 옮긴 배명길(36). 토목·건축업무를 맡다 산림속에 파묻혀 근무하게 된 그. 구성동에서 출·퇴근하다 보니 교통편도 수월. “업무요. 예전보다는 훨 낫죠”란 말이 절로 나온다.
배씨가 맡은 업무는 물·눈썰매장. 오는 15일부터 8월24일까지 40여일 동안 개장하는 물썰매장 운영준비에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물썰매장 운영의 현실과 미래를 짊어지다 보니 고민도 많아졌다. 27억원의 초기 투자비가 사용된 반면 이용자나 수익성은 훨씬 못미치는 상황. 지난 98년 첫 개장한 물썰매장의 이용자수는 매년 8천명에서 1만명 정도로 겨울철 2만여명이 몰리는 눈썰매장의 인기에는 훨씬 못미친다.
“너비 50m, 길이 1백30m의 초대형 규모를 갖췄지만 문제는 놀 거리가 부족하다는 거에요. 하룻거리를 제공해주지 못하니까 외지로 나가는 것이라 봅니다. 현재는 가족단위로 찾아와 어른은 나무그늘 밑에서 쉬고, 아이들은 물썰매장을 즐기는데 이 정도로는 매력이 적어요.”
이용자가 적다 보니 수익은 마이너스로 움직인다. 더구나 개인이 운영하는 것과는 2천원 정도가 저렴한 선에서 이용되다 보니 여름철 물썰매장은 수익사업으로는 전혀 도움되지 않는 형편.
이같은 적자운영은 한때 시의회에서도 뭔가 대책이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힐난으로 이어졌다. “골프장이 어떻겠냐는 얘기도 나왔지만 또다시 많은 초기 투자비가 들어가야 하는 등 어려움이 따릅니다. 전환에 대한 고민은 많지만 아직 마땅한 걸 찾지 못했습니다.”
배씨는 요즘 2백평의 풀장을 정비하고 있다. 유아 수준인 50㎝로 물높이를 맞추다 보니 초등학생들이 이용하기에는 부적합한 것. 이에 풀장을 50㎝와 1m 높이로 양분해 이용편의를 가져가는 게 좋겠다는 생각으로 추진하고 있다.
“올해요. 좀 더 많은 시민들이 가까운 태조산을 찾아 물놀이를 즐겼으면 좋겠어요. 아이들만 탈 게 아니라 막상 타보면 어른들이 더 재미있어 해요.”
썰매장 업무를 맡은 지 이제 두 달여. 아직 업무 이해에 매달려 있지만 배명길씨는 ‘이용자 및 수익성 높이기’와 ‘타시설로의 전환’ 사이에서 담당자의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