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6.1지방선거 특징은 두가지로 나뉜다.
하나는 시·도의원 선거가 ‘그들만의 리그’로 조용하다는 것이다. 사람들을 만나고 악수하고 명함주는 것이 선거운동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선거운동원을 통해 ‘기호 몇번 누구’를 알리기가 전부라는 것이다. 이들에게는 정책발언할 자리도 마땅치 않다.
다른 하나는 시장·군수나 도지사, 교육감 선거에서 ‘의혹’을 제기하는 진흙탕 싸움이 만연한다는 것이다. 공격하는 정당이나 후보측은 ‘네거티브’가 아니라 하지만 하필 선거기간에 각종 불법의혹을 제기하거나 과거 해명이 되어왔던 전과사실을 들먹이며 흠집내기에 열을 올리고 있는 상황이다.
선거 또한 전쟁과 같다. ‘이겨야’ 하는 싸움이다. 상대정당 후보는 물론이고 같은 정당 내에서 벌어지는 경선과정마저도 상대를 헐뜯고 의혹으로 흠집내는 행태는 다르지 않다.
이번 선거는 ‘전과 몇범’이라는 현수막이 거리마다 나부끼고 있다. 예전 민주화운동중에 발생한 것이라든가 시위 또는 선거법 위반으로 ‘벌금 얼마’로 전과가 붙은 것은 나름 이해가 가능하고, 선거공보물도 소명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어놨다. 정말 파렴치한 행위로 인한 전과라든가 상습전과 등은 상습(고액)체납액이나 병역의무의 문제 등과 함께 해당 후보의 도덕적이고 윤리적인 문제를 들여다볼 수 있는 유권자의 알권리가 된다. 하지만 무조건 ‘전과 몇범’이라는 식의 현수막 걸이 등은 바람직한 선거문화를 이기고 지는 그들만의 전쟁터로 내몬다. 나라와 국민을 위한 봉사자를 뽑는 선거가 축제가 아닌 전쟁이 돼버리는 것이다.
충남교육감 선거는 두 후보의 전과가 거리현수막에 나부낀다. 이병학 후보는 ‘뇌물죄’로 문제가 되었다. 2003년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 관한 법률위반으로 징역2년6개월을 받았다. 이 후보는 “그간 많이 반성하며 살았다”고 했다.
일부 후보자가 김지철 후보 대상으로는 ‘전과3범’ 현수막을 내걸고 있다. 지난 23일 참아오던 김 후보측은 “김지철 후보가 독재에 맞서 싸우는 동안 당신들은 무엇을 했느냐”고 일갈했다. ‘1989년 제자들’이라는 명의로 성명서를 내고 “민주화 운동과정에서 불가피하게 발생한 사안에 ‘전과자’라고 몰아붙이는데 분노한다”고 밝혔다. 3건중 2건은 국가공무원법 위반과 집회·시위에 관한 법률위반으로, 민주화 활동과정에서 이루어진 일로 “2007년 전부로부터 받은 민주화운동관련자 증서(5209호)에는 대한민국의 민주헌정 질서확립에 기여하고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회복·신장시켰다는 내용이 쓰여있다”고 해명했다. 나머지 한건은 골목길 주행중 주차차량의 옆면을 경미하게 접촉했으나 어둡고 차내 음악소리로 접촉사고를 인지하지 못한 사고후미조치로 2011년 벌금100만원을 받은 사실이다. 제자들은 “이런 것들로 후보를 전과자로 조롱하고 민주화운동을 폄훼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김 후보는 선거공보물에 전과기록을 담고서 2번의 충남교육감에 당선됐으며, 이번이 3선도전이다.
충남도지사 선거 또한 양승조 후보는 ‘성추행 문제’를, 김태흠 후보는 ‘농지법 위반문제’가 뜨거운 감자다.
양 후보측은 성추행건에 대해 ‘터무니없는 정치공작’이라고 반발했다. 어깨를 치고 술을 따르라 했다는데 그런 적도 없으며, 4년이나 흐른 사건을 지금 시점에서 고소했다는 것은 비열한 정치공작이라고 했다.
반면 김태흠 후보측은 농지법 위반문제와 관련해 “네거티브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김 후보측은 “보령시청에서도 농지법 및 건축법 위반이 아니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는데도 경찰고발 운운하는데 실소를 금치 못한다”고 했다.
논란은 교육감 선거나 도지사 선거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천안시장 선거에도 박상돈 후보는 거리현수막 등을 통해 ‘전과자’로 낙인찍고 있다.
박 후보의 전과기록은 2003년 비보호 좌회전 구역에서 오토바이와 충돌한 것으로 벌금 150만원, 공직선거법 위반은 제19대 총선(2012년)에서 의정보고서에 부정확하게 표기된 것이 문제가 돼 벌금 250만원을 받은 것을 말한다. 이같은 해명은 선거공보물에도 들어있으며, 지난 보궐선거 등에서도 소명되고 시장에 당선됐었다. 박 후보는 지난 4월20일 시정홍보를 SNS 문자발송으로 보낸 것이 불법 사전선거운동이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있기도 하다. 사전 천안선관위를 통해 문제가 없음을 통보받고 보낸 것이었다지만 의혹이 제기되고 고발돼 수사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선관위 관계자도 “수사중에 있는 문제라 선관위 차원의 입장을 내놓기가 어렵다”고 했다.
후보의 행태가 문제가 있다면 진위를 가리자는 것이 문제될 게 없다. 하지만 선거일 막바지에 아님말고식 ‘의혹’을 제기해 유권자를 혼란하게 만드는 행태는 ‘네거티브’로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