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50대 남성 A씨는 평소 건강한 식습관을 유지하고 있었다. 그러나 몇 개월 전부터 음식물을 삼키기 힘든 증상이 생기더니 최근에는 가슴이 아프고 섭취했던 음식물이 넘어오는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역류성 식도염이라 판단해 병원을 찾은 A씨의 병명은 이름도 생소한 ‘식도이완불능증’이었다.
괄약근 이완 장애
입으로 들어간 음식물이 가장 먼저 통과하게 되는 식도의 하부에는 하부식도괄약근이라는 근육이 있다. 식도를 감싸고 있는 이 근육은 위의 음식물과 위산이 식도로 역류하는 것을 막아주고, 반대로 음식물이 식도하부에 도달하면 이완하여 음식이 위로 넘어갈 수 있게 하는 역할을 한다. 식도이완불능증은 하부식도괄약근이 압력이 증가하면서 충분히 이완되지 않아 음식물이 위로 내려가지 못하고 식도 내에 정체하는 질환이다.
정확한 원인 몰라
식도이완불능증 환자는 식도 근육의 운동을 조절하는 신경세포가 손상 또는 소실되어 있는데 그 현상을 유발하는 정확한 원인은 확실하지 않다. 원인이 확실히 밝혀지지 않은 경우를 일차성 혹은 특발성 식도이완불능증이라고 한다. 식도이완불능증 증상을 유발하는 몇 가지 질환이 있다. 이 경우를 이차성 혹은 가성 식도이완불능증이라고 하며, 원인 질환으로는 하부 식도를 침범하는 위암이나 식도암, 식도 평활근종, 사르코이드증과 같은 결체조직질환 등이 있다.
물도 삼키기 힘들어
의심 증상은 연하곤란이다. 보통 식도암의 경우 고형식에 연하곤란이 나타나지만 식도이완불능증은 고형식 뿐만 아니라 물과 같은 액체류에도 연하곤란이 있다. 그 외 타액이나 소화되지 않은 음식이 구강으로 역류하는 증상도 흔하다. 역류 증상은 특히 누운 자세에서 흔히 나타난다. 가슴 통증과 속쓰림 증상도 절반 정도의 환자에서 나타난다. 트림이 어렵다든지, 잦은 딸꾹질 등의 증상을 겪기도 한다. 이런 증상들은 음식 섭취와 연관되어 있어 증상 초기에 심한 체중 감소를 겪기도 한다. 하지만 대부분 천천히 진행되기 때문에 발병 초기에는 그냥 지내기도 하고 역류성식도염으로 치료받다가 호전이 없거나 증상이 심해진 뒤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다.
내시경과 조영술 실시
검사는 내시경 및 식도조영술을 시행한다. 내시경에서는 식도에 음식물 및 액체가 보이게 되고, 식도에서 위로 내시경 통과 시 비정상적인 저항이 느껴진다. 식도조영술은 바륨이라는 조영제를 삼키고 엑스레이 촬영을 하는 것으로 식도에서 위로 조영제가 잘 넘어가는지 확인하는 검사다. 식도조영술에서 식도이완불능증은 식도의 확장 및 조영제가 식도에서 위로 통과되지 않는 것이 확인되며, 식도와 위 접합부가 좁아져 새부리 형태를 보이는 특징이 있다. 앞선 검사에서 식도이완불능증이 확인되면 확진을 위해 식도내압검사를 시행한다. 센서로 식도의 압력을 직접 측정하는 검사다. 하부식도괄약근의 증가된 압력과 식도의 비정상적인 운동을 확인한다.
경구내시경근절개술 각광
경구내시경근절개술은 내시경을 이용해 식도괄약근 및 하부식도의 근육을 절개하는 시술이다. 하지만 절개해야 될 근육이 식도 바깥쪽에 존재하기 때문에 바로 절개를 시행하게 되면 천공과 같은 합병증이 발생한다. 따라서 합병증 예방을 위해 근육의 위층인 점막하층에 약 20cm정도의 터널을 만든다. 식도괄약근의 아래쪽 3cm부터 약 10~15cm 가량의 근절개를 시행하고, 터널 입구를 지혈용 클립을 이용해 봉합하는 방법이다.
재발률 낮고, 경련성 식도질환에도 효과
이전에 주로 시행하던 치료법은 풍선확장술과 수술적 근절개술이다. 풍선확장술은 풍선을 식도괄약근에 위치시킨 후 일정하게 압력을 줘서 식도괄약근 절개효과를 주는 방법이다. 비교적 간단하고 성공률이 수술적 방법과 큰 차이가 없지만, 증상 재발로 재시술 빈도가 높다는 단점이 있다. 경구내시경근절개술은 재발률이 낮아 주목을 받고 있다. 단기 성공률은 90% 이상, 장기적으로도 80% 이상에서 증상 완화 효과를 제공한다. 경구내시경근절개술은 식도이완불능증 환자뿐만 아니라 경련성 식도질환에서도 효과를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