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교육의 수장이 대안교육으로 마련된 작은학교에 대해 비하발언을 했다며 학부모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지난달 6월20일 실시된 2003년도 교육위원회 아산교육청 행정사무감사에서 최영락 아산교육장이 거산분교(교장 성문경)에 대해 비하발언을 했다며 송남초등학교 거산분교 비상대책위회(거산분교비대위·위원장 박경화)가 교육장의 공개사과와 본교 승격을 요구하며 지난 9일(수) 아산교육청 앞에서 시위를 가졌다.
거산분교비대위에 따르면 지난달 20일 교육위원회 감사에서 고성환 교육위원이 “송남초등학교 거산분교의 본교 승격에 대한 민원이 많다”는 질의에 최 교육장은 “외지위장 전입 학생들이 졸업 때까지 다닌다는 전제로 학생수 추이를 보면 매년 감소하며 송남중학교로 진학해야 하는데 배정만 받은 채 천안으로 빠져나간다. 거산분교 학군내에 아파트 등이 들어서 학생수가 늘어나기 전에는 독립학교 승격이 힘들다”고 밝혔다.
이와 동시에 최 교육장은 “교과수업을 등한시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수업시간인지, 노는 시간인지 구분이 안 되며 교실인지, 난장판인지 구분을 못할 정도다”고 답변한 것이 물의가 된 것.
학부모들은 이에 대해 최 교육장의 발언은 공교육을 기본으로 전원형 작은 학교를 만들자는 학부모, 교사, 학생들의 바람을 무색케 하고 교권을 침해한 것이라며 강력하게 항의하고 나섰다.
이에 학부모들은 지난 9일(수) 아산교육청 앞에서 시위를 갖고 낮 12시 30분경 아산교육장 집무실로 들어가 사과와 함께 본교 승격을 요청했다.
박경화 거산비대위원장은 “공교육을 새롭게 세우려는 학부모, 교사, 학생들의 바람으로 작은학교를 지켜왔는데 교육장은 이를 도와주지는 못할망정, 비하발언으로 작은학교에 대한 교육을 무시하고 있다”며 “본교 승격으로 학생들의 진로를 공고히 하자는 학부모의 바람까지도 철저히 묵살하고 있다”고 성토했다.
이날 최영락 아산교육장은 “본교 승격이 어렵다고 밝히는 과정에서 현실적으로 어려운 점을 설명한 것이지 학교 자체를 비하한 것은 아니다”며 “거산분교장과 교사들에게는 유감의 뜻을 밝힐 의사가 있지만 학부모와는 관계없다”고 밝혔다.
단순한 비하발언인가
이같은 전원형작은학교에 대한 비하발언을 두고 몇 가지 숨은 의견들이 표출되고 있다.
학부모 입장측에서는 공개사과를 받는 것 외에 더욱 시급한 것으로 본교승격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전원형 작은학교가 본교로 승격되지 않다 보니 이곳을 이용하는 학생들의 불편이 커 교육에 지장을 주고 있다는 것이 본교승격의 주요 이유다.
또 다른 의견은 최영락 교육장의 비하발언은 곧 대안교육에 대한 이질감의 표시가 아니냐 하는 의문이다. 현재까지 공교육을 진행해온 교육장이 전원형 작은학교에 대한 필요성 및 교육에 대한 불쾌감이 답변으로 이어진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이로 인해 본교승격을 희망하는 많은 학부모들을 뒤로 하고 최 교육장이 마음 속에 감춰두었던 대안교육에 대한 불쾌감을 표현한 것이라는 추측이다.
본 기자가 전원형작은학교에 대해 이질감을 나타낸 것이 아니냐고 묻자, 최 교육장은 이에 대해 “학교에 가면 좀 소란스럽고 애들이 청소도 잘 안 한다. 교육청에서 오는 여러 가지 대회에도 참여하지 않고 있다. 좋다, 나쁘다를 떠나 교육은 질서와 청결이 기본인데 이런 원칙은 따라 주었으면 한다”며 “거산분교의 특수성 때문에 학부모가 원하는 교사, 교장을 임명했고 교육방식에도 참견하지 않았다”며 학부모의 생각을 일축했다.
거산분교를 본교로 승격할 수 없느냐는 것에 대해 아산교육청은 거산분교는 현실상 본교 승격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아산교육청에 따르면 거산분교의 경우 1백20명의 학생중 90%가 넘게 천안, 아산시내의 학생들로 구성돼 있고 2010년에는 거산리 자체내 졸업생은 6명으로 보여진다고. 또 현재 정원은 본교승격에 하자가 없으나 전원형 작은학교를 지향하는 교육풍토가 지속성이 확실치 않고 학생수가 더 유입될 수 있다는 보장이 없어 본교 승격이 어렵다고 밝혔다.
비하발언이 사실이냐는 질문에 대해서 최 교육장은 “전체적인 말을 신문이 다 쓰지 않고 일부만 담다 보니 이로 인해 오해가 생긴 것 같다”고 해명했다.
거산분교비대위는 이에 대해 최 교육장 비하발언과 관련한 1인 시위를 매일 펼칠 예정이고 거산분교가 전원형 작은학교로 거듭날 때까지 교사, 학부모, 학생이 혼연일체돼 행동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