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 참. 어디 이들 의원들만의 문제겠습니까.”
서로가 서로를 불신하는 의원들 세태에 어이없다 못해 말을 잃는다. 의원들은 두 의원의 비리를 2주 전부터 알았다고 말한다. ‘그런데 왜 의회 차원에서 가만 있는가’를 묻자 “누가 나서겠는가”를 되묻는다.
하나같이 비리를 안고 사는 의원들에게 동료 의원의 비리에 칼을 들이댄다는 게 있을 수 있느냐는 말이다. 이 때문에 알고도 모른 척, 사건이 발생하면 언제 조용해지나 인내하며 기다리는 수밖에.
비리 의원들은 속으로 생각한다. ‘선거때 쓴 돈이 얼만데, 4년 임기를 그냥 보내.’ 이들은 선거때 돈받고 음식 받아먹은 사람들이 다 해당 주민들이고 보면 당선돼 돈 좀 긁어 모으는게 그리 흠될 일은 아니라는 자기변명에 익숙해 있는 것이다.
알고 보면 시의원들의 특권 의식은 대단한 것이다. 겉으로는 ‘무슨 의원’이냐며 겸손해 해도 대접받기 좋아하고 높은 자리 원하는 이들에게 기대할 것은 진정 무엇인가.
전에 도박하다 걸린 의원도 있었고 유부녀 밀담이 지역사회에 화두가 된 적도 있었다. 원조교제 얘기도 들렸고 의원들과 함께 있다 보면 업체 간부와 밀담을 나누는 얘기도 간혹 들렸다. “내가 힘써볼게”라든가 상대편에서 “도와주십시오” “말씀 좀 잘해 주십시오” 등의 대화도 오갔다.
그래서인지 의회를 출입하다 보면 의원들이 좋아하는 것이 ‘밀실’임을 금방 알게 된다. 무슨 비밀이 많은지. 혹 그들의 얘기들이 야합·담합으로 이어져 건전한 공인풍토를 해하는 건 아닌지 지켜보는 이들이 오히려 두려워진다.
이런 의원들이 시의회를 지켜나갈 수 있을까. 이런 의원들이 시행정을 견제·비판할 수 있을까. 이제 6000억원도 넘는 시 예산이 고양이에게 맡겨진 것은 아닐까 정말 두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