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건설업체의 분양을 도와주고 있는 김중건(32?가명)씨는 천안에 내려 온지 1년6개월밖에 되지 않았다.
그러나 1년6개월 동안 그가 천안에서 겪은 얘기를 글로 쓰자면 “소설책 한 권쯤 될 것”이라고 말한다.
그는 분양권 전매를 담당하는 부동산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 일당으로 받지 않고 분양권을 사고 파는 것을 중계해 주면서 수수료를 받는 형식.
1년 전만 해도 소위 ‘떴다 방’이 기승을 부리면서 김씨도 여기에 한 몫 했다. 그는 친척과 친구들 중 청약 순위가 되건 안 되건 분양만 했다 하면 이름을 들이밀었다.
그들은 김씨의 수완 좋은 입심 덕에 “복권당첨 되는 기분으로 한번 덤벼보자”며 인감이며, 청약통장을 맡긴 것.
김씨는 “되는 경우도 있고 안 되는 경우도 있었지만 정말 거래가 잘 성립될 때는 30~40만원 정도 이익을 봤을 정도니까 좋은 때였죠”라며 “그 좋았던 때는 5월 말일부로 끝이 났다”고 말한다.
분양권 전매 금지 이후 호황을 누리던 분양업자들이 속속 모습을 감추고 있는 것.
지난달 29일(목) 천안전역이 토지투기지역으로 지정된 이후 강보합세를 보여왔던 아파트값 상승분위기가 한풀 꺾이며 급속히 위축되고 있다.
매물도 거의 사라져 5월 말까지만 해도 매물이 나왔지만 이달 들어 실거래가로 부과되는 양도세 부담의 영향으로 매물이 거의 자취를 감췄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외지인들의 거래가 활발하던 쌍용, 불당, 백석동 일원의 아파트 거래도 뚝 끊겨 매물이 자취를 감췄으며 백석동 일부 아파트에서만 등락이 오가고 있다.
그나마 백석동 일대는 매매가가 28평?32평이 400만원씩 올랐지만 김중건씨가 중개하는 두정동, 신방지역은 거래도 없고 등락이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분양권 매매와 아파트매매가 좋았던 시절은 이제 한때에 지나지 않는다”며 “그래도 천안은 아직 행정타운건설 등 희망이 있어 떠나지 못하고 있다”며 자신이 담당하는 상가분양 전단지를 열심히 뿌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