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비꽃, 기생꽃, 능소화, 줄군락 등 갖가지 야생화가 지난 일주일간 시민회관 전시실을 수놓았다.
‘숲속길’, ‘여름풍경’, ‘낙엽 속에서’ 등도 전시실에 싱그로운 자연을 선사했으며 특히 ‘더불어 함께’는 옆에 누가 사는지 조차 모르는 요즘 사람들에게 현명한 삶을 가르쳐주는 것 같아 많은 이들의 발길을 머물게 했다.
수채화보다 더 수채화 같은 유화, 사진보다 더 사진 같은 그림을 그리는 작가. 매사에 꼼꼼하고 완벽을 추구하는 성향이 그대로 작품에 녹아있다.
천안 작가, 채금숙(52)씨의 첫 개인전.
풋풋한 그의 삶이 투명하고 맑은 작품속 야생화를 닮아 있다는 것은 아이러니일까.
첫 작품전이었지만 기대 이상의 찬사가 쏟아졌다.
“대자연의 생명력이 느껴지는 작품들” “사진같은 선명함” “바위틈 이끼에서도 작가의 따스함이 전해온다”는 평을 통해 한결같이 와닿는 느낌이 너무 좋았다는 반응이다.
미술평론가인 임재광씨도 “바위틈에 난 작은 풀잎이나 이름 모를 들꽃에 애정어린 관심을 기울이는 작가에게서 열정과 행복이 숨쉰다”고 표현한다.
12년간의 교편생활과 10여년의 여성회관 유화 강사로 살아온 삶. 항상 자기만족에 앞서 ‘부끄러운’ 겸손으로 일관해온 채 작가는 이번 개인전의 긍정 평가에 “이제는 좀 더 당당히 작가로서 살아가라”는 격려로 받아들인다.
“개인전을 갖고는 싶었지만 그동안 내 스스로에게 용기가 없었죠. 그렇다고 강박관념은 더더욱 없었어요. 그저 편안히 그림 그릴 수 있었던 시간들이 소중하고 행복했죠.”
가정을 우선시한 그에게 두 자녀는 훌륭히 성장했다. 더 이상 ‘돌보미’로 남아있을 필요가 없게 된 그에게 이제 남은 것은 더욱 열심히 제자를 가르치고 작품활동하는 것 뿐.
“앞으로 60살이 되기 전에 마지막 개인전을 갖고 싶어요. 그리고 마지막 전시회는 ‘야생화’를 주제로 열고 싶은 게 소망이에요”
작년 가을부터 사람들이 무관심해 하기 때문에 더욱 아름답다는 야생화 매력에 폭 빠진 그.
한때는 고향 천안의 명물, 광덕호두작가로 알려졌지만 야생화 사랑은 끝이 없다고. 앞으로 소재수집을 위해 남편과 야생화 찾아 삼만리 계획을 세우는 채 작가. 벌써부터 다음 개인전이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