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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다원의 시 '실상사에 갔습니다'

등록일 2021년10월26일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노스님이 마당을 긁고 있었죠
새싹과 낙엽이 함께 쇠스랑에 끌려 나왔죠

뭘 하시나요?
먼지를 치우는 중입니다

허리를 잠깐 펴면서 숨을 길게 내쉬었죠
어느 곳엔 있어야 하고 어느 곳엔 없어야 하는 것들
그런데 끊임없이 생기는 것들

그것을 구분하는 것이 숙제인 듯 
너른 안마당에 황혼이 내릴 때까지
산자락에 옹기종기 모여 앉은 집들이 내려다 보죠 

지구의 마당을 쓰는 노스님 굽은 등엔 
낙엽하나 내렸어요

안개인지 어둠인지
자꾸만 눈앞이 뿌연해졌습니다

김다원 리포터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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