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스님이 마당을 긁고 있었죠 새싹과 낙엽이 함께 쇠스랑에 끌려 나왔죠
뭘 하시나요? 먼지를 치우는 중입니다
허리를 잠깐 펴면서 숨을 길게 내쉬었죠 어느 곳엔 있어야 하고 어느 곳엔 없어야 하는 것들 그런데 끊임없이 생기는 것들
그것을 구분하는 것이 숙제인 듯 너른 안마당에 황혼이 내릴 때까지 산자락에 옹기종기 모여 앉은 집들이 내려다 보죠
지구의 마당을 쓰는 노스님 굽은 등엔 낙엽하나 내렸어요
안개인지 어둠인지 자꾸만 눈앞이 뿌연해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