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나사렛대교수
선천적 뇌성마비로 태어났지만 세계적인 물리학자가 된 스티븐 호킹 박사. 이런 사람이 왜 우리나라에는 없을까. 장애인이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든다면 가능할까. 장애인학교를 만들면 가능할까. 둘 다 가능성은 있지만 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은 김종인(나사렛대 인간재활학과) 교수는 ‘정보’라고 지적했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에게 똑같은 ‘정보’가 주어진다면 장애인들에게도 비장애인들과 같은 ‘기회’가 주어진다는 것.
장애인정보화 보급에 앞장선 공로를 인정받아 김종인 교수는 제16회 정보문화의 달 기념식에서 근정포장을 받았다. 정보보급에 혁혁한 공로가 없으면 받기도 어려운 상이다. 하지만 그는 상을 받은 것이 중요한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큰 상을 받았는데 소감은
-`책임이 막중하다. 장애인에게 정보보급은 이제 시작이고 이 상을 계기로 출발점에 섰다고 본다. 장애인에게 좋은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것은 컴퓨터다. 이를 통해 인터넷과 각종 자료를 볼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기 때문이다.
▶장애인의 정보화 보급 왜 필요한가
-`이동권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이 정보화 보급이다. 이동해서 정보를 얻는 것보다 컴퓨터를 통해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학교나 도서관을 가지 않더라도 집안에서 편하게 공부할 수 있고 자기제어를 할 수 있게 된다. 그러나 비장애인에게 쉽게 주어지는 정보가 장애인에게 똑같이 주어지지 않는다.
그 예로 청각 장애인의 경우 수화만 배우면 된다고 생각하지만 정보화 이후 청각 장애인들은 더 큰 고통을 겪고 있다. 정보통신용어에 대한 개념이 비장애인만큼 쉽지 않기 때문에 정보통신에 대한 수화는 별도로 배워야 한다. 전문용어도 다시 수화로 배워야 한다.
시각장애인도 음성안내와 점자키보드와 화면이 나오는 컴퓨터가 있지만 보급은 안 되고 있다.
현재 비장애인 10인 중 7사람이 컴퓨터를 보유하고 있지만 장애인은 10인 중 2명만이 컴퓨터를 보급 받는 실정이다. 보급도 문제지만 청각, 시각장애인에게 맞는 컴퓨터는 1대당 500만원을 호가한다. 그림의 떡인 셈이다. 그러다 보니 장애인들은 정보에 소외되고 기회는 자연적으로 적어진다.
▶똑같은 정보조건이 갖춰진다면 장애인에게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인가
-`그렇다. 정보의 조건이 똑같이 장애인에게 적용된다면 스티븐 호킹 박사 같은 사람이 한국에도 생길 수 있다고 본다. 외국의 경우 시각장애인이 정신과 의사인 경우가 많다. 나사렛대 교수로 재임하면서 장애학생들의 활동을 통해 이미 그 가능성을 엿보았다.
최근에 나사렛대는 자립통합학습생활관을 개축준비 중이다. 장애인과 비장애인 두사람이 한 기숙사에서 생활하고 정보교환과 재활의지를 다지는 것이다. 무엇보다 장애인이 스스로 자립할 수 있도록 독립 공간을 주자는 것이다.
또 졸업이후에는 장애인 스스로 벤처기업을 운영할 수 있을 정도의 실력을 갖출 수 있게 하려고 한다. 이같이 충분한 조건을 주면 장애가 장애물이 되지 않는다. 정보는 비장애인과의 차이의 벽을 뛰어 넘는다고 본다.
▶인간재활이란 무엇이라 보는가
-`인간재활은 원 상태로 회복시키는 것을 말한다. 여러 가지 재활이 있겠지만 장애인재활은 직업 재활이라 본다. 인간 누구나 태어날 때부터 무엇인가 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태어났고 그 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것이 직업이라고 본다. 자기의 일을 통해 자기의 영성을 개발하고 인간회복도 될 수 있다. 누구에게나 할 일은 있고 장애인들이 사실은 더 큰 일을 하고 있다. 정보화 교육을 통해 그들의 재능과 인권회복, 인간재활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