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산5리 주민건강 위협하는 환경오염 문제 환경부는 책임있는 조사와 해결책을 마련하라]
천안시 수신면 장산5리에 화학약품을 사용하는 공장 두 곳이 들어선 뒤 주민들에게 특정 암이 많이 발생하였고, 현재 마을주민 37명 중 암투병환자가 12명에 이르고 최근 4명이 사망했다. 이에 마을주민들은 2020년 3월30일 국민권익위원회에 마을 주변 화학약품을 사용하는 공장에서 배출되는 악취와 분진 등으로 인한 질병 발생간 연관성 조사를 청원하였고 같은 해 8월7일 제29차 환경보건위원회는 주민청원의 수용을 결정, 현재 ‘천안 장산리 일부 지역 환경오염 및 주민건강 실태조사’가 연구용역으로 진행 중이다.
하지만 주민들은 2021년 6월 1·2차 조사결과 중간보고회 결과에 대해 불신하며 “지역 환경조사 방법 등 주민 기대에 못 미쳐 1차, 2차 결과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의견이다. 주민들이 가장 크게 문제라고 지적하는 부분은 측정방법과 측정기간의 문제이다.
마을 내 몇 군데 안 되는 곳에 측정기를 설치해 놓고 고작 3번 측정한 데이터를 이용해 결과를 단정지으려 하고, 주민들이 오염원이라고 의심하고 지적한 공장 내부의 조사 및 측정은 이루어지지 않고 공장으로부터 받은 데이터로만 비교하여 결과를 낸다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의견이다. 심지어 두 공장 중 한 공장은 경기침체 따른 생산량 감소를 이유로 수개월째 가동이 중단된 상태에서 이루어진 조사여서 신뢰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환경오염에 따른 질병의 호소는 하루아침에 생기는 문제가 아니다. 담배를 피우는 사람은 암에 걸릴 확률이 높다는 것은 초등학생도 아는 사실이다. 담배를 단기간 피운다고 갑자기 암 등 질병에 걸린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다. 장기적으로 작은 위험에 계속적이고 반복적으로 노출되어 발암확률이 높아지는 것이다.
장산5리 주민들의 1·2차 조사결과를 보면 여러 유해물질이 기준치 이하로 나왔다고 하지만 주민들은 수십년째 유해물질들에 노출되어 병들고 죽어가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지방 소도시로 소각로·공장·매립장이 들어서며 원인 모를 병에 걸리고 목숨을 잃었다는 사람들. 암으로 수십명이 사망한 곳도 있다. 이런 시설을 허가해 주고 관리해야 할 지자체와 정부는 이와 비슷한 일이 생길 때마다 너무나 조용하다. 이러한 시설들의 관리를 소홀히 하여 생기는 문제가 어느 순간, 누군가의 삶의 터전을 ‘저주받은 곳’으로 만들고 있다.
만약 서울이나 경기도 등 수도권 한복판에서 이런 일이 벌어졌다면 어땠을까?
지난 10년 전국적으로 주민들이 ‘인근 시설로 환경이 오염돼 질병에 걸렸다’며 환경부에 건강영향조사를 청원한 곳은 8곳에 이른다. 천안시 수신면 장산5리가 이 8곳중 한군데이다.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마을공동체가 파괴되지 않고 유지될 수 있게 의례적인 조사에 그치지 말고 발생원 부분의 명확한 규명과 공장에서 배출되는 유해물질인 악취 및 분진평가 등 환경조사를 통한 마을의 오염노출 수준과 영양권을 파악하고, 주민들의 건강영향 평가를 통하여 주변 오염원으로 인한 환경오염 노출과 주민 건강영향간의 연관성을 정밀하게 파악하여야 한다. 또한 조사결과를 종합적으로 분석하여 지역사회와 소통하고 환경보건적인 측면에서 개선방안을 도출하고 마련할 것을 강력하게 촉구한다.
또한
1. 환경부는 앞으로 남은 3차 주민건강 실태조사와 관련하여 조사방법 개선과 함께 주민들의 신뢰를 받고있는 민간영역의 전문가와 지역시민단체를 조사에 참여시켜 조사의 신뢰도를 높이고 주민들이 납득할 수 있도록 조치할 것을 촉구한다.
2. 주민들이 오염원이라고 의심하고 지적하고 있는 두 곳의 공장 모두 가동여부를 떠나 현재와 과거에 사용되고 사용하고 있는 화학물질을 모두 전수조사하고 유해성을 검증하여 주민들로 하여금 한 점의 의혹도 남지 않는 조사가 되기를 촉구한다.
3. 사람에게 유해한 물질의 대부분은 잠복기라는 것이 존재한다. 하여 주민들의 건강과 관련된 인과관계 조사가 철저하고 체계적으로 진행되어야 하고 고통 속에서 힘들어하는 주민들을 잘 어루만져줄 수 있는 해결책을 마련할 것을 촉구한다.
4. 마지막으로 전라북도 남원시 이백면 내기마을이나 전북 익산 함라면 장점마을과 같은 환경오염으로 인한 불행한 사태를 막기 위해 지금이라도 거점별로 상시운영되고 전문성을 가지고 있는 독립적인 역학조사 기관을 구성하고 운영할 것을 촉구한다.
2021년 9월2일(목) 사단법인 천안아산환경운동연합
상임의장 신언석, 공동의장 이광영·차수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