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 지자체에서도 시행되고 있는 시티투어. 성공과 실패의 희비가 엇갈리는 속에 천안도 오는 8월 본격 운행을 앞두고 있어 관심이 높다.
천안 시티투어가 지난 12일(목) 가동됐다.
이날 성무용 시장과 시청 간부 공무원들이 첫 운행 점검했고, 6·7월 시범운영 후 8월경부터는 외지 관광객 대상으로 본격 운행될 전망이다.
시티투어는 이미 일부 지역에서도 경제 활성화 취지로 운행중에 있으나 각 지자체간 성공과 실패의 희비가 엇갈리며 논란의 여지를 남겨두고 있다. 역사문화가 풍부한 지역이 활성화를 이루는 반면 빈약한 문화 자원을 가진 지역은 그에 따른 빈곤함에 처해있는 상황. 천안지역도 볼거리가 적은 곳으로 꼽히고 있어 성공에의 부담감이 크다.
시, 선 정비보다 시행이 먼저
“완벽한 정비를 고집하기 보다 시행하면서 하나씩 보완, 정비를 통해 관광객 구미에 맞추는 것도 방안이지 않는가.”
임경환 문화체육담당관은 실무책임자로서 어려움을 토로한다. 시는 시민과 의회 모두 협조해 시티투어가 운영되길 바라지만 의회는 올해 본예산 심의 때 더 많은 연구검토 필요성을 제기하며 관련 예산을 전액 삭감한 바 있다.
시는 12일(목) 오후 2시 간부들로 구성된 투어 점검단을 운영했다. 시행 전 시범운행을 통해 문제점과 개선책을 좀 더 찾아보자는 것이다.
이날 천안역 광장에서 출발한 투어는 삼거리공원을 지나 상록리조트, 유관순 유적지, 조병옥 박사 생가, 독립기념관, 각원사를 둘러봤다.
순환코스에는 박문수 어사 사당과 광덕사가 빠져있다. 박어사 사당은 버스가 들어가지 못해 진입로 확장과 주차장 시설 확보후, 광덕사는 화장실과 주변정리후 코스에 추가될 예정이다. 이외 한명회묘, 이동녕생가지, 홍대용 생가지 등과 성환 배꽃구경, 입장 포도단지 등도 계절에 따른 코스 후보지다.
임 과장은 “먼저 갖춰진 곳부터 투어하는 방식으로 간다면 별다른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본다”며 이미 각 문화유적 코스에 걸맞는 예산이 책정돼 신속한 정비가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외지관광객 및 전입주민 대상될 듯
시티투어의 근본 목적은 외지 관광객 유치에 있으나 실상 관내 호기심을 끌만한 문화유적 자원이 미약, 관내 주민들 대상이 오히려 바람직하다는 시각도 제기되고 있다. 특히 외지인들 유입이 부쩍 느는 경향에 따라 전입주민이나 관내 외지 대학생 대상으로 전개, 이들의 ‘지역애’를 고취시키기 위한 방안으로 적합하다는 얘기.
관내 일반인 대상은 선거법에 저촉되나 전입 대상 정도라면 가능할 수 있다는 천안시 선거관리위원회 입장도 이를 뒷받침해주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방법은 당장의 시티투어 인원은 채울 수 있을지 모르나 정작 투어 기본 취지인 외지 관광객 유치에는 거리감이 있는 것.
시민 윤모씨(43·쌍용동)는 “천안 관내만을 대상으로 한 시티투어에 관심 가질 외지 관광객이 얼마나 될까 의문”이라며 “관내 차량운행과 안내원만의 혜택뿐인 시티투어는 관광자원이 풍부한 공주나 부여 등에서도 관광객 유치에 애를 먹었던 것을 감안, 실패가 뻔하지 않겠냐”고.
본예산에 관련예산을 심의, 전액 삭감한 총무환경위원회 안상국 위원장도 “대전같은 대도시도 실패하는 시티투어에 우리 시의 경우 연구노력이 너무 미흡하지 않냐는 부분에서 삭감했다”며 “조급히 시행하다 보면 실패 확률만 높아질 뿐”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시 문화체육담당관 기회갑씨는 인근 공주보다 열악한 것은 사실이라며 “하지만 천안지역에도 무료관광투어가 있다는 홍보만으로도 관내 관광 이미지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시티투어의 주사위는 던져졌다.
공주 시티투어 ‘풍부한 자원이 성패’
공주의 경우 성공적인 무료시티투어로 타 지자체의 모범이 되고 있다. 특히 판소리, 백제왕과 왕비 의상, 민속놀이, 탁본 등 문화체험 관광의 특성을 포함시켜 호응이 높다.
6월 예약은 이미 끝난 상태. 가족단위나 친목단체 등으로 몰려드는 외지관광객은 35인승을 꽉꽉 채우고도 부족하다. 하지만 길이 협소해 진입이 어려운 코스도 있다 보니 대형버스는 엄두도 못내고 대수를 늘리는 것도 인력난 등이 걸려 증차문제는 좀 더 활성화된 후로 미뤄두고 있다.
매주 일요일 오전 10시에 출발해 오후 5시에 일정을 마감한다. 대상은 ‘외지인’에 한정하고 있다. 공주시에 따르면 무료투어다 보니 시장의 선심성 선거행위와 결부, 선거법상 금하고 있는 등 많은 문제점을 도출하고 있다고.
“2001년 처음 시행때는 35인승 버스에 5·6명만을 탑승한 채 운행하기도 했죠. 그나마 공주시는 백제역사문화의 산실로 좋은 여건을 갖고 있어 도움이 됐어요. 정착하려면 적어도 1년은 걸릴 겁니다. 특히 역사유적 등 관광매력이 적은 곳은 더 그렇겠죠.”
공주시 문화관광과 진기연씨는 시행 초기 관광인원 확보가 제일 어려웠다고 말했다. 각 지자체 홈페이지나 언론 등에 홍보했고, 관광문의시 시티투어로 유도키도 했지만 항상 탑승난에 시달렸다. “1년이 지나며 처음 왔던 사람들의 입바람을 타고 번졌죠. 이제는 70% 이상이 다시 물고 들어오는 사람들”이란다.
무료관광이라해도 큰 기대는 없다. 버스요금과 안내원만 무료일 뿐, 식사와 입장비 등 일체 경비는 당사자 몫이다. 그래도 외지 관광객들은 버스비가 무료고, 외국어 구사도 가능한 친절안내원으로 여비도 절감되는 등 기분 좋은 관광이 되지 않겠냐며 적극 반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