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문화예술포럼(대표 오세곤)이 제14회 정기공연으로 브레히트 원작, 오세곤 연출의 <술로먼의 재판>을 8월18일부터 이틀간 아산시 평생학습관 공연장 무대에 올린다.
근대 연극사에 서사극이라는 분명하고도 커다란 족적을 남긴 베르톨트 브레히트의 <코카서스의 백묵원>을 번안·재구성한 이 작품은 “뭐든 그것을 이롭게 하는 쪽에 속해야 한다”는 원작의 메시지를 그대로 살리면서도 우리 정서에 맞게 배경과 인물을 과감하게 바꾸었다.
우선 2차 대전이 끝난 후 전쟁 중 폐허가 된 어떤 계곡을 놓고 소유권 다툼을 벌이는 내용의 프롤로그는 통일 후 비무장지대를 놓고 벌어지는 탐욕스런 개발 경쟁으로 바뀌었고, 중국의 고사와 지혜의 왕 솔로몬의 재판을 결합한 것으로 보이는 중심 내용은 그대로 하되 인물명은 우리 어감으로 성격이 잘 드러나도록 했다.
예를 들어 버림받은 권력자의 아이를 차마 외면 못 해 온갖 고초를 겪는 그루셰는 온누리아로 바꾸어 온 세상을 품는다는 뜻으로 읽히게 했고, 늘 술에 취해 엉터리 판결을 하는 것 같지만 사실은 늘 약자들 편인 재판관 아쯔닥은 술로먼(솔로몬이 아닌)으로 하여 술에 취해 판단력이 마비되었을 것이라는 역설적 예단을 드러내게 하였다. 온누리아에 대한 사랑을 지키는 약혼자 시몬은 사다르몬으로 하였는데 이는 우리의 아사달 고사를 염두에 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브레히트의 작품은 1980년대 말까지도 공연이 금지되다가 88 올림픽을 계기로 풀린 특별한 역사를 갖고 있다. 그가 공산권인 동독의 작가였기 때문이라지만, 연극 관련 서적에서 끊임없이 거론되는 세계적 작가의 작품을 불과 30여 년 전까지 공연할 수 없었다.
이 작품의 번역 및 번안·재구성·연출을 맡은 오세곤(순천향대 명예교수) 대표는 “결국 연극을 완성하는 것은 관객이므로 많은 시민들이 공연장을 찾아주기를 희망한다”며 “무엇보다도 아산에서 상시적으로 공연을 관람하는 문화가 뿌리내리는 것이 중요한데 그런 의미에서 이번에 오세현 아산시장이 특별출연하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오세현 시장은 아산문화예술포럼의 초청으로 이번 공연에 깜짝 게스트로 출연할 예정이다.
아산문화예술포럼은 2005년 아산에서 활동하는 전문예술인과 단체들이 뜻을 모아 결성한 단체다. 이번 공연은 사회적 거리두기와 코로나19 방역수칙을 준수해 진행된다. 티켓은 인터넷 포털사이트에서 예매할 수 있다.
문의 : 아산문화예술포럼 ☎355-949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