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낚시는 찌가 생명 ‘장인정신 3년’

등록일 2003년06월14일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부성동 천안공업대학 정문 맞은편의 낚시가게. 주변 가게들과 적당히 어울리며 외장상 특징없는 여느 가게와 다를 바 없어 보인다. 10평 남짓 규모에 주인이 손수 만들었다는 캐비넷은 군데군데 페인트칠이 벗겨진 채 오래 됐음직한 풍광을 연출하고 있다. “수제로 만든 낚시찌가 입소문을 타고 낚시광들의 입질에 오르내리고 있다”는 소식을 접하고 찾아간 곳. 그러나 한참 졸린 얼굴로 손님을 맞는 주인의 모습은 ‘별 게 있겠는가’하는 실망감도 살포시 드는 참. 툭 하고 찌에 대한 관심을 나타내자 술술 풀어내는 그의 태도가 ‘말동무’를 만난 듯 범상치 않다. “웬만한 낚시광은 찌만 봐도 ‘공’이 얼만큼 들어갔나 알 수 있어요. 찌란 것은 그냥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에요. 장인정신이 필요한 겁니다.” 낚시 초짜들과는 달리 수제 찌를 쓰는 이들은 이미 수준급이라는 정규봉씨(56·부성낚시). 어려서부터 낚시 재미에 시간가는 줄 모르더니 사업과 직장 생활때도 사흘만 안 가면 몸이 쑤실 정도의 중독성을 보였단다. 2000년 3월 다니던 직장을 정년퇴임하고 얼마 안 되는 돈으로 시작한 게 이곳 부성낚시다. “배운 게 이 뿐인데 어쩝니까. 주변 친구들은 미쳤다고 합디다. 시내도 아니고 이런 외진 곳에 생무지(황무지) 낚시가게가 뭐냐고요. 그래도 네 식구 입에 풀칠은 면하겠지 하는 자신감이 있었죠.” 가게를 열자 친구들 우려대로 어느 때는 하루종일 손님보기조차 어려웠다. 병치레중인 아내와 대학 다니는 아들. 그나마 네 식구를 살린 것은 직장생활하는 딸의 도움이 있어서였다. “외진 낚시가게를 찾게 하는 방법은 수제 찌의 우수성을 입증하는 것밖에 없었죠. 그동안 3천여개의 찌를 만들었어요. 수수깡, 갈대, 오동나무 등 갖은 재료를 다 사용해 보았고 결국 발사목이 우수하다는 걸 알았죠.” 깃털 만큼 가벼운 발사목 칭찬에 침이 마른다. 그의 찌에 대한 눈물겨운 노력이 빛을 보게 된 것은 지난해 점차 낚시꾼들의 입소문을 타고서부터다. 초보 꾼들은 그의 일장 강연을 듣고 가는 게 필수. 40년도 넘는 낚시 노하우가 20여분 사이에 줄줄이 쏟아진다. 정씨는 낚시꾼들에게는 세가지 맛이 있단다. 손맛이 첫째요, 입맛이 둘째요, 셋째가 바로 찌맛. 찌맛에 의문을 달자 “낚시를 드리울 때 찌가 밋밋하게 눕혀져서 들어가면 잼병입니다. 하늘과 땅을 직각으로 오똑 선 다음 입수하는 찌를 보는 것이 낚시의 또 다른 재미죠.” 장인정신이 담긴 수제 찌에는 모두 ‘부성’의 이름을 달았다는 그. 낚시인구도 점차 늘어 “전망은 무척 밖다”고 말한다. 가끔씩 부성동 인근 하우스낚시터에서 낚시하는 그를 보면 새로운 찌를 시험키 위해 들린 것으로 생각하라.
김학수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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