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부르는
굵은 빗방울 속 골목
우산들의 축제
열정이 분수처럼 솟아
층층이 도는 캉캉 춤 우산
초콜렛보다 더 달콤한
구름키스 우산
깊은 산 속 보랏빛
도라지꽃 우산
모두 나와
수줍게 걸어보는 아침
비 핑계로
울고 싶은 이들
오색의 파티로
출렁이고 싶은 이들
우산 가면 쓰고
펄렁 펄렁 떠간다
-시가 오는 시간/ 김다원
빌딩 창가에 서서 사거리를 내려다보면 오가는 차와 사람이 한눈에 든다. 직진하는 차와 골목에서 나오는 차가 아슬아슬한 순간도 보이고, 우산 속에서 비를 피하며 꿈을 꾸는 이들도 보인다. 각각의 색 우산 속에서 분주한 발걸음은 어디론가 향하고, 멈추는 곳에서 어깨에 묻은 빗물을 터는 그들이 따뜻한 차 한 잔에도 행복한 미소를 지었으면 하는 날이다.
시인 김다원(64)은 역사를 전공한 교사출신으로, ‘허난설헌 문학상’과 ‘천안시 문화공로상’을 받았다. 지금은 천안수필문학회 회장이자 충남문인협회 이사, ‘수필과 비평’ 충남지부장을 맡고 있다. 시인으로서의 그는 첫시집 ‘다원의 아침’에 이어 ‘천안삼거리’, ‘보내지 않은 이별’을 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