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년간 통장일에 충실, 어느덧 산 증인이 돼버린 박노옥 회장.
천안시 이·통장 협의회가 구성된 지 4년째. 초대와 2대 회장을 맡고 있는 박노옥 협의회장은 통장직 35년의 도내 최고 경력을 자랑한다.
이·통장 수당건에 대한 그의 감회는 남다르다.
“예전에는 이장·반장조가 있어서 해당 주민들이 십시일반 걷어서 수당을 채워줬지. 70년대 후반까지 있던 걸로 기억하는데 아마 지금도 자연부락들 중에는 살아있는 데가 있다고 들었어.”
당시는 전·출입시 이장을 거쳐야 했고 적십자 회비도 직접 걷었다. 비료도 나눠주고 주민 애·경사는 자신의 일처럼 나섰다. 그러다 보니 이장이 옛날의 촌장처럼 지역주민의 존경을 한몸에 받으며 마을 단위는 이장 중심의 운영이 이뤄졌다.
“이제는 그저 단순 심부름꾼에 불과해. 남의 집 숟가락 숫자까지 센다던 시절은 지나갔지. 바뀐 세상에 맞추는 것도 살아가는 방식이지.”
박 회장은 앞으로 이·통장직도 대폭 줄이고 시험봐서 실력있는 사람이 맡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물론 지금보다는 훨씬 나은 대우를 전제로 말이다.
“요즘 이·통장은 서로 안 하려 해서 문제야. 그만큼 매력이 없다는 거지. 그러니까 나이 든 사람만 계속 하는 거야.”
박 회장은 지금이 이·통장 역할과 대우에 걸맞는 개선이 필요할 때라고 힘주어 말했다.